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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60 영국 올림픽 스포츠의 성공 비결
코리안위클리  2016/12/20, 22:10:41   
▲ 2012년 런던대회에서 영국수영팀은 목표로 한 메달 획득에 실패해 지원금이 17% 삭감됐다. 그러나 2016리우대회에서 금메달 한 개를 포함해 6개의 메달을 수확해 목표인 5개를 뛰어넘은 수영팀은 2020년 대회를 대비해 인상된 지원금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의 주인공은 리우올림픽 100미터 평형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아담 피티이다.

영국에 사시는 한인 분들은 올림픽 기간이 다가오면 영국과 대한민국의 성적을 비교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필자도 영국만은 꼭 이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메달성적을 보곤 한다. 대한민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본격적으로 수확하기 시작한 대회는 1984년 LA올림픽이고 그 후로 영국과의 메달경쟁에서 우위를 상당히 오랫동안 보여왔다. 필자는 2000년 시드니대회에서 영국이 대한민국을 16년 만에 이긴 것은 개최지가 영국의 안방과 같은 호주였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예상대로 2004년 아테네에서는 대한민국이 다시 영국을 이겼으니 말이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대회를 계기로 영국은 더 이상 대한민국이 메달성적에서 이길 수 없는 나라로 변해버렸다. 도대체 지난 십 몇 년 동안 영국 올림픽 스포츠에 (필자 주: 물론 하계올림픽 성적만 이에 해당한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영국은 금메달 27개를 포함해 총 67개의 메달로 중국을 제치고 종합순위 2위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국이 획득한 메달 67개는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런던대회보다 2개가 늘어난 숫자이다. 이로서 영국은 전 대회 개최국이 다음 대회에서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한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이에 전세계의 언론은 이러한 영국의 엄청난 성공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의 일간 경제지 레제코(Les Echos)는 도핑 파문으로 올림픽 참가에 제제를 받은 러시아의 몰락 덕분에 영국이 어부지리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필자 주: 구 소련 해체 이후 1996년 대회부터 국명 러시아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이 나라는 20년 만에 리우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영국한테 2위 자리를 내준 중국의 언론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은 영국의 성공에 크게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인 반면 자국어로 발행되는 신문은 대회결과에 불평을 표시하였다. 예를 들면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과거의 중국은 금메달에 집착했으나 현재는 메달획득보다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영국의 이러한 성공은 일시적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중국인의 80% 이상이 리우대회에서 자국팀이 심판으로부터 편파판정을 받았다는 것에 동의했다 한다. 

▲ 최근 20년 동안 엘리트 스포츠에 유입된 지원금과 영국이 획득한 올림픽 메달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표. 1996년 이전에는 엘리트 스포츠에 지원되는 자금은 미미했으나 그 후 복권수익을 바탕으로 지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영국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 최근 20년 동안 엘리트 스포츠에 유입된 지원금과 영국이 획득한 올림픽 메달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표. 1996년 이전에는 엘리트 스포츠에 지원되는 자금은 미미했으나 그 후 복권수익을 바탕으로 지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영국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영국은 특히 리우대회에서 사이클 종목에서만 6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총 12개의 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러한 영국 사이클팀에 찬사와 질시가 이어졌다. 특히 올림픽에 앞서 열린 대회의 성적과 비교하며 호주, 독일 등에서 영국 사이클팀의 성적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다. 이에 스포츠장관인 트래쉬 크라우치는 이러한 나라를 비난하면서 영국 사이클팀의 출중한 실력을 폄하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울러 사이클팀 코치는 자신들은 언제나 올림픽에 맞추어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리우에서의 놀라운 성적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최근 올림픽에서 영국의 성공은 꾸준한 투자시스템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영국은 1996년 아틀란타대회에서 금메달 1개를 포함해 총 15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성적으로 36위를 기록한다. 이는 영국의 하계올림픽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많은 이에게 충격을 주었다. 1996년 대회를 대비한 영국정부의 지원금은 단 £5백만였으며 많은 선수들에 대해 지원금 자체가 없었다. 아틀란타올림픽 이후 당시 보수당정권의 존 메이저(John Major) 총리는 정부기관의 수익만으로는 영국스포츠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지원이 요원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에 1994년에 이미 창설된 국영복권(National Lottery)의 수익을 이용하게 된다. 복권 수익의 25%는 공익사업에 지급되며 이 중에 16.6%를 스포츠에 제공했었으나 2010년 후에 이러한 비중이 20%로 올라 더욱 더 많은 수익금이 스포츠에 투자되고 있다. 이러한 지원금은 선수, 스포츠 과학과 시설, 그리고 경기단체 등으로 흘러 들어간다.

▲ 영국체조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지원금이 많이 삭감됐다. 그 후 영국체조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조사하고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다시 시작한다. 2012런던대회에서 목표 초과 달성으로 지원금이 무려 36%가 증가한 체조팀은 2016년 리우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한 7개의 메달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다. 사진의 주인공은 리우대회에서 영국 체조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한 맥스 위트록이다.

▲ 영국체조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지원금이 많이 삭감됐다. 그 후 영국체조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조사하고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다시 시작한다. 2012런던대회에서 목표 초과 달성으로 지원금이 무려 36%가 증가한 체조팀은 2016년 리우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한 7개의 메달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다. 사진의 주인공은 리우대회에서 영국 체조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한 맥스 위트록이다.

 
엘리트 선수에게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년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지원금의 전부는 복권수익에서 충당된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와 패럴림픽 금메달 리스트는 연간 최대 £28,000를 지원 받는다. 또한 올림픽에서 8위안에 든 선수는 최대 £21,500를 받을 수 있으며, 4년 안에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이 가능한 선수들은 연간 최대 £15,000를 지원 받는다.

1997년에 출범한 UK Sport(필자 주: 예산의 1/3는 정부로부터 그리고 나머지는 국영복권으로부터 지원받는다)는 엘리트 스포츠의 성공을 목표로 올림픽이나 패럴림픽에 펀딩을 지원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UK Sport는 모든 스포츠 단체에 공평하게 지원금을 배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단체는 자신들의 상세한 전략과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림픽에서 목표로 하는지 밝혀야 하고 UK Sport는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어느 단체에 어느 정도의 지원을 할 것인지 결정한다. 따라서 UK Sport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철저히 메달 획득이 가능한 종목만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메달 목표에 실패한 종목은 지원금의 일부나 혹은 전체가 삭감되기도 한다. 일간지 가디언은 영국의 이러한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잔혹하나 효과적 (Brutal but effective)”이라고 묘사했다. 영국의 엘리트 스포츠 지원은 이웃 유럽 국가들의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독일은 2012런던올림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주된 이유로 엘리트 선수 지원금 시스템의 문제를 꼽는다. 투명하지 못한 지원 결정과 충분하지 못한 지원금으로 인해 독일 내에서는 영국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은 1996년 올림픽의 참담한 실패 이후 5개 대회 연속으로 메달수가 증가하며 이제는 명실상부한 올림픽 스포츠 초강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 내에서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일부 종목에만 투자하는 불균형으로 인해 다른 스포츠 종목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엘리트 스포츠에 투자되는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비해 생활체육 예산은 줄어들고 있어 이 또한 우려를 사고 있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외래교수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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