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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78 분리 불안?
코리안위클리  2017/06/07, 05:03:39   
▲엄마가 분리에 대해서 잘 정리가 안되는 경우에는 자녀의 분리를 도와주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것은 현재 살고 있는 가정의 형태애서도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정신과에서 진단하는 병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사고 기능의 장애가 주된 문제인 정신증과 기분이 문제가 되는 조울증 및 우울증 그리고 불안이 메인이 되는 불안 장애이다.
분리불안증이란 병은 이 불안 장애의 카테고리안에 있는 질환의 하나로서 어떠한 경우에 진단명을 붙일 수 있는지 미국이나 유럽의 진단 체계 목록에 조목조목 상세한 기술이 되어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분리 불안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나온대로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안하다고 말로 표현하지 않고 행동으로 표시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교과서대로 그렇게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 혼자 유학생활을 하다가 시험점수도 잘 나오지 않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거나 외로운 생각이 들어서 술을 매일 마시는 경우 이 사람을 불안 장애라고 해야 될지 아니면 향수병이라고 해야 될지 아니면 급성 알콜중독이라고 해야 될지 섣불리 판단하거나 진단하기가 어렵다.
또한 나이에 따라서도 불안 장애라고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한 증상을 보이는 지도 애매한 경우가 많다. 가령 2살짜리 아이가 엄마가 모임이 있어서 아빠가 아이를 보고 있는데 엄마를 보고 싶다고 우는 경우는 불안 장애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상범주에 속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어느 정도 아이가 불안해하고 울어야 불안 장애라고 할 수 있는지 기준을 정하는 것은 주관적일 수도 있고 아니면 엄마 아빠의 대응양식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장애가 될 수도 정상이 될 수도 있겠다.
예를 들면 박사 유학을 하고 있는 남편을 따라 갓난 애기를 데리고 가족과 같이 온 새댁의 경우 낯선 땅에 와서 무척이나 외롭고 친정이 그리워 질 수 있다. 그때 애기가 엄마가 조금이라고 떨어질 때 자꾸만 운다면 엄마가 애기에게 과도한 감정이입이 되어서 애기가 조금만 울어도 분리 불안이 너무 심한 상태라고 오인할 수도 있고 애기가 이상하다고 병원에 가봐야 되는 것이 아닌가 라고 걱정할 수도 있다.
또한 사실 분리 불안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일생을 걸쳐서 경험을 했었고 또 경험을 하고 있고 그리고 경험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른 문제로 연결되는 하나의 증상이나 경험으로 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자체가 병이라고 규정지을 것인지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소아 청소년을 보는 경우에 부모가 이런 분리 불안이 심한 아동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경우는 사실 어른이 분리 불안이 주된 문제라고 가지고 오는 것보다는 흔한 편이다. 왜냐하면 어른의 경우에 예를 들어서 아내가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분리 불안이 생기기 보다는 홧병이 생기거나 우울증이 생기지 남편이 나를 혼자 내버려 두어서 불안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은 잘 없다. 오히려 남편이 술에 취해서 귀가 하다가 차에 치여서 사고가 났나? 하고 걱정하는 사람은 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이 남편에 대해서 분노가 생겼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 생긴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제가 강조하려는 점은 분리되어서 불안하다는 것은 어린 아동에게는 보편적으로 잘 적용되는 말이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는 사회적이나 문화적으로 잘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식으로 설명되거나 경험되는 경우가 많다.
아동의 경우에도 분리 불안에 대한 얘기는 아동이 정상적 발달상에서 부모랑 떨어지는 것이 예상되는 시기인데 잘 되지 않을 때 자주 거론된다. 가장 많은 경우가 처음 유치원을 시작할 때나 학교를 갈 때이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런 분리는 사실 부모나 아동이 거의 처음으로 큰 행사를 치르는 때이다. 엄마도 긴장을 많이 하고 아동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첫날?을 치르게 되는데 지금까지 쌓아 놓았던 상호 신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엄마하고의 경험이 충분히 만족 스럽고 안전하다면 아동이 무사히 이 고비를 잘 넘기고 엄마하고 떨어져서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하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 오게 된다. 그래서 아동이 엄마랑 잘 안떨어지고 이 시기에 학교에 안가려고 하는 경우에는 부모 특히 엄마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마치 아동이 분리에 대해서 불안한 것이 엄마의 잘못인 것처럼 생각해서 뭔가 미안해지고 면목이 서지 않고 자신감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잘못했나를 집중적으로 생각하는데 그 과정이 오히려 엄마를 더 불안하게 하고 자신감을 감소시켜서 점점 더 악순환이 강해지기도 한다.
또한 이 시기를 어떻게 어떻게 넘긴다 하더라도 나중에 중학교를 갈 때나 청소년기가 될 때 또 학교를 안가겠다고 떼를 쓴다든지 부수적 형태로서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든가 아니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었다든가 해서 문제가 생기는데 원인을 살펴보면 어렸을 때부터 분리에 문제가 많았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아이가 부모랑 잘 떨어졌었다고 이야기하더라도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그러한 불안을 감추고 괜찮은 척 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의 불안이 너무 심할 때 불안을 차단해서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해리 상태에 있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가 너무 괜찮았다고만 한다면 그것도 또한 조금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너무 둔감하거나 다른 것에 너무 정신이 팔려 있을때 아니면 엄마 아빠가 둘 다 일을 하고 다른 사람이 애를 본 경우에는 집에 귀가 했을 때 아이가 저녁에 떼를 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만 생각 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낮에 아이를 못 봐준 것이 미안해서 아이가 안길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안쓰럽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낮에 못 해 준 것을 보충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아이에게 너무나 분리할 기회를 안 주게 되면 나중에 정작 분리를 해야될 순간이 왔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부모들이 대개는 인터넷이나 부모교육을 받고 지식으로는 많이 알고 계시는데 실제로 진료를 하다보면 몰라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기보다는 못해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엄마가 분리에 대해서 잘 정리가 안되는 경우에는 자녀의 분리를 도와주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것은 꼭 엄마의 과거사가 문제가 된다기 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가정의 형태애서도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엄마도 하나의 개인으로서 분리에 대해서 슬픔과 어려움은 당연히 있을 수 있고 그래서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주말부부나 가정 불화로 인해서 이런 분리에 대해서 힘들어 지게 되는 경우에는 자신의 아이에게 건강한 분리를 도와주는 것이 힘들게 된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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