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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86 머리가 나쁜 아이?
코리안위클리  2017/10/18, 05:58:29   
▲ 지적 장애 아동, 청소년의 경우 부모가 어떻게 치료에 협력하는지가 향후에 일어나는 아동의 행동 발달과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제목처럼 ‘머리 나쁜 아이’라고 하면 인지기능 즉 지적 기능이 떨어진 아동을 이야기 한다. 대체적으로 IQ라고 불리는 숫자로 판단을 하는데 IQ 100을 중간으로 놓고 보면 2% 미만의 인구가 IQ 70에 해당하고 아주 심한 지적 장애 (intellectual disability)는 IQ 50 이하로 인구의 0.5% 정도를 차지한다.
심한 지적 장애는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유전질환이나 출산시 외상 혹은 대사질환 등등의 신체장애를 동반한 지적 장애도 많다. 지적 장애가 있으면 의사소통과 사회기술이 떨어지고 독립적 생활이 어렵고 학교나 직장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가 힘들다. 한국에서는 보통 발달장애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은데 영국에서도 어린 나이에 소아과에서 진단을 받은 경우 Global Learning Delay라고 부른다.
이런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정신과 질병을 일으킬 확률이 몇배나 증가해서 일반 인구의 서너 배 이상 불안장애, 우울증, 강박증 등등의 정신과 증상이나 질환이 발생한다. 아동의 경우에 특히 많이 보이는 동반 장애는 ADHD (주의 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ASD (아스퍼거나 자폐스펙트럼 장애)로서 일반 아동 보다는 월등히 많이 관찰된다.
하지만 IQ가 낮다는 이유로 이런 장애들은 진단을 받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치게 된다. 흔히 보는 예로서 학교 선생님이나 일반의들도 아동이 행동이 부산하고 이리 저리 말 참견을 많이 하는 것을 그냥 머리가 나빠서 , 뭘 몰라서 그렇다고 결론 짓지만 의외로 ADHD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그런데 이런 지적 장애가 아주 심하지 않은 경우에 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공부를 못해서라기 보다는 행동문제가 있어서 의뢰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를 가기 싫어할 수도 있고 말로 안되면 자꾸 옆의 급우를 때리거나 학교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서 마치 지적 장애가 문제라기 보다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학교 선생님이나 주위에서도 ‘당신 아이가 머리가 나쁘다’라고 말하기는 참으로 힘들고 빙빙 돌려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주 눈치가 빠르지 않는 경우는 놓치기가 십상이다.
또한 아주 똑똑한 부모라도 자신의 자녀가 지적인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정을 하거나 ‘학교가 애하고 안맞아서’ 아니면 ‘부모가 바빠서 신경을 못써줘서 그렇다’는 식으로 자기 위안을 하는 경우가 허다 하다.
그렇게 실제적인 원인을 찾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보다는 억지로 밀어부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더 커진다. 예를 들어서 학부모가 학교에 가서 선생님들이 교육을 제대로 못 시켜서 학업성적도 안좋을 뿐더러 버릇 없는 행동을 한다고 불평을 하고 진정서를 내고 하는 과정중에는 사실은 우리 아이가 지적 장애가 있어서 학교 다니기를 싫어하고 다른 급우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따돌림 당하고 그래서 학교가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종종 아동 자신들도 스스로의 지적 장애를 보상하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한다거나 많이 웃는다거나 귀여운 행동을 많이 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집안에서 가족이나 부모들이 아동의 지적인 능력에 대해서 정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정상이라고만 우기려고 한다면 아동 자신들도 스스로의 능력과 한계에 대해서 받아들이기를 싫어하고 다른 사람 탓이라고만 생각을 해서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부모가 아동의 지적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향후에 일어나는 아동의 행동 발달과 지대한 관련이 있다. 이런 지적장애 아동이 병원을 찾는 경우의 대부분은 문제 행동(challenging behaviour)으로 오게 된다. 현재 행동문제를 교정하는 방법으로는 행동분석 접근을 해서 부정적인 행동을 줄이고 긍적적인 행동을 증가하는 방법을 쓰게 되는데 아동, 청소년의 경우에는 부모가 어떻게 협조를 하고 치료에 협력하는지가 필수적이다.
클리닉에서 행동문제로 오는 부모들을 보면 많은 경우 맞으면서 살고 있는 분들이 많다. 즉 아동이 엄마나 아빠를 때리더라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아동이 처음에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도록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예를 들어서 핸드폰을 가지고 싶은데 핸드폰 시간이 아니라고 해서 안주면 아동이 머리를 벽에다 박는다든지 엄마를 때린다든지 동생을 걷어 찬다든지 등등의 행동을 보이면 엄마가 얼른 핸드폰을 가져다 준다. 이런 경우 아무리 행동 치료를 하려 해도 헛일이고 오히려 약물 치료를 해달라는 부모가 많다.
부모 마음속에는 아동이 지능도 낮고 말귀도 못알아 듣고 말도 못하도 하니까 죄책감도 있고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해서 어떻게 하든지 사고 안나게 돌보려고 하다보면 하나씩 두개씩 양보를 하게 되고 그 기회를 틈타서 아동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하게 된다. 물론 그 댓가는 아동이 협상의 기술로서 폭력을 휘두르고 자신이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더욱 더 받아 들이기가 어렵게 된다. 하지만 정신과 질환이 부수적으로 발생 했을 때는 조금 경우가 다른다. 예를 들어서 몸에 병이 있어서 수술을 했는데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부모랑 떨어져 있게 되는 경우 분리 불안이 급격히 증가해서 퇴원하고 나서 밖에 안나가려 하고 부모가 보이지 않으면 너무 불안해 하고 학교를 가기 싫어하게 되는 경우에 아동의 불안을 치료하지 않고 버릇이 나빠진다고 등교를 강요하게 된다면 아동의 불안이 더 심해지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병인지 아니면 부정적으로 적응된 행동 방식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고 어떨 때는 뻔히 알면서도 아동의 요구를 안들어 주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집안에 어린 동생이 있거나 집이 너무 작거나 하면 때론 요구를 들어 주기 않으면 너무나 위험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주 충동행동이 심한 아동은 행동 요법이 잘 먹혀들지가 않는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약물치료와 병행해서 행동 수정을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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