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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91 크리스마스 파티
코리안위클리  2017/12/13, 07:34:20   
▲ 한국에서는 대개 앉아서 회식을 하니까 누가 옆에 있는지가 정해져 있는데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돌아 다니면서 자꾸 이야기를 하니까 수줍음이 많거나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은 많이 불편하다.

제목처럼 이미 연말이다. 한국에서 이 즈음은 달력 빼곡히 이런 저런 모임의 망년회로 채워져 있고 아마 몰라도 매일 계속되는 음주와 과식으로 체중 조절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영국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저물어 가는 한해에 대한 애환보다는 긴 휴식기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안도감과 맞물리면서 잔치의 성격이 강한 것 같다. 물론 여기서도 음주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권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자기가 알아서 마시는 분위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 크리스마스 파티 때에는 오랜만에 사람들이 자기 가족들 얘기를 비롯해서 약간의 사생활(?)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직장생활에서의 경직된 분위기가 조금은 풀어지고 서로가 가까워지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직장 동료끼리의 거리가 영국에서보다 훨씬 가깝고 같이 저녁시간이나 밤시간에 어울리는 시간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는 회식이나 술자리가 더 자주 있는 반면 영국에서는 직원들이 떠나가는 송별회나 크리스마스를 제외하면 적어도 병원에서는 일부러 회식을 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의사 생활을 하다가 영국에서 병원 근무를 할 때 가장 고역인 것이 이런 파티였다. 왜냐하면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과 달라서 익숙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도 완전히 적응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식사비 계산이었다. 한국에서는 병원에서 의국비라는 명목으로 중앙에서 내려오는 돈이 있어서 파티에 오는 직원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 아니면 으레 과장쯤 되는 높은신 분(?)이 식사비를 챙겨주시기 때문에 적어도 일반 직원들은 얻어 먹으러 오는 것이지 자기돈 내고 밥먹고 술마시러 오는 것은 아니다. 즉 회식이나 망년회라는 것도 윗 사람들이 일년간 열심히 일한 부하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격려차 밥사주는 것이지 스스로 비용을 대면서 파티를 하러 오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얻어 먹으러 오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주는 사람의 체면과 위신을 세워줘야 하는 책임이 있고 자동적으로 윗 사람을 어느 정도는 ‘모셔줘야’ 하는 문화가 생겨난다.
그렇지만 영국에서는 병원의 제일 말단 직원도 가장 연봉이 높은 컨설턴트와 같이 돈을 내고 서로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은 높이에서 대화를 한다. 물론 병원마다 약간씩 문화차이는 있어서 컨설턴트가 자기들 비서를 조금 챙겨준다든지 선물을 준비한다든지 등등의 관습은 있지만 대부분 기본 콘셉은 ‘더치페이’이다. 처음엔 이런 문화가 익숙치 않아서 다른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신기한 것은 그 사람들도 특별히 바라지 않으니까 오히려 나중에는 편하게 되었다. 다만 이제는 한국에 가서 식사를 하면 손님 대접을 한다고 자꾸 얻어 먹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사주는 사람의 눈치를 자꾸 보게 되는 것 같고 폐를 끼치는 마음이 생겨서 점점 불편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음주 문화다. 크리스마스 파티는 보통 펍에서 하는데 대개 펑션룸이라는 독실을 빌려 하게 된다. 술은 바에 가서 각자가 맥주를 사와서 개인의 기호나 주량대로 즐길 수 있고 때로는 와인 같은 것을 몇 병 테이블에 놔두고 서로 따라주면서 마신다. 한국처럼 술을 권하는 것은 찾아 보기 힘들고 잔이 비게 될 쯤에 옆사람이나 앞사람이 와인을 보충해서 채워 주면 조금씩 마시게 된다. 예상하시다시피 잔 돌리기(?) 이런 것은 전혀 없고 폭탄주처럼 위스키를 맥주에 섞어서 마시는 사람은 아직 한번도 본적은 없다. 물론 필자는 병원에서 하는 파티만 다녔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직장에서는 어는 정도로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이 된다.
그런데 한가지 영국에서 불편한 것은 한국에서는 대개 앉아서 회식을 하니까 누가 옆에 있는지가 정해져 있는데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돌아 다니면서 자꾸 이야기를 하니까 수줍음이 많거나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은 많이 불편하다. 어떨 때는 사람들이 자꾸 이야기에 참가시키기도 해서 가만히 말을 안하고 있기도 뭐해서 영어가 딸리는 사람은 자꾸 웃고 있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재수없이 사투리가 심한 북쪽 사람옆에 앉으면 영어 리스닝만 해도 술이 자꾸 깬다.
세 번째는 시크릿 산타라는 것인데 선물을 누가 준비했는지 모르게 잘 포장해서 서로 집어서 뜯어 보고 재미를 느끼는 일종의 게임성격이 강한 문화이다. 놀라운 것은 가끔 야한 물건이나 유치한 물건도 안에 있어서 뜯어보고 마치 미스터 빈에서 봄직한 퍼포먼스를 즉석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에는 감정 절제를 많이 하는 영국 사람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면을 보게 되는데 뭐 한국 사람도 회식에 가서 가끔씩 “야자 게임”을 하면서 강력한 계급 체계를 부정하는 장난을 하니까 어쨌든 이런 파티나 회식이 있는 이유는 평소에 못해보고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을 공유하기 위해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런 직장내에서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자신의 가정사라든지 깊은 사생활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영국에서 직장이란 ‘일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하는가’ 라는데 촛점이 맞춰져 있지 ‘직원들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해줄까’ 는 고민해 주지는 않는다. 물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영국의 문화는 직원들끼리 사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반드시 작업의 효율을 늘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프로토콜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을 방해하고 부정부패가 생긴다고 여기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과거의 한국에서는 직장은 ‘집’이나 ‘가정’처럼 직원들을 잘 챙기고 서로 서로 도와줘야 한다는 문화가 팽배했었다. 그러다보니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이 서로를 챙기는데 도움이 되었고 직원들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보다 많아 지기도 했고 회사나 병원을 집보다는 더 우선시하기도 했다. 1990년말에 IMF가 오고나서 일의 효율성이 무엇보다도 중요시되는 경향이 들어오면서 이런 문화도 분명히 많이 변했겠지만 많은 부분은 남아있으리라 본다.
한국에서는 설날이나 추석 때 일부러 직장에서 파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직장에서 여기처럼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본다면? 만약에 그런 파티를 하더라도 영국에서 처럼 더치페이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영원히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존재해야 되지 않을까?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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