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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72 노르웨이는 어떻게 동계올림픽 최강국이 되었나? (1)
코리안위클리  2018/02/28, 08:52:27   
▲ 노르웨이만큼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는 없다. 매년 겨울이 되면 수 많은 사람들이 TV로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보거나 대회를 직접 관전하며 열띤 응원전을 벌인다. 사진에서 2번을 달고 선두로 질주하는 선수는 노르웨이의 마리트 뵈르겐이며, 그녀는 남녀 선수 통틀어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선수이다. 뵈르겐이 기록한 메달은 평창대회 5개를 포함해 무려 15개이다. (사진 출처: USA Today)

노르웨이가 2018 평창올림픽에서 39개의 메달(금:14 은:14 동:11)을 획득하며 31개의 메달을 차지한 독일을 제치고, 전체 메달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평창대회 이전 노르웨이가 단일 올림픽에서 기록한 최다 메달은 자국에서 열린 1994년 릴레함메르와 2014년 소치에서 수확한 26개였다. 하지만 평창에서 노르웨이는 자신의 기존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39개의 메달을 기록했고, 이는 한 국가가 단일 대회에서 기록한 최다 메달이다 (필자 주: 기존 기록은 미국이 2010년 벤쿠버에서 기록한 37개이다). 인구가 520만에 불과한 노르웨이는 어떻게 동계올림픽에서 최강자가 될 수 있었을까? 동계올림픽 최강국 노르웨이의 비밀 지금부터 알아보자.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한 국가도 평창대회 이전까지 총 329개의 메달을 기록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가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는 말에 의구심을 갖는 분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동계대회에서 사실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나라는 377개를 기록한 독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의 이러한 기록은 동독, 서독, 동서독 단일팀과 통일 독일이 획득한 총 메달 수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들을 각각 다르게 구분한다. 따라서 IOC의 국가 코드(country code) 기준으로 메달을 가장 많이 획득한 국가는 노르웨이가 맞다. 러시아도 비슷한 경우에 해당된다. 과거 소비에트연방 시절을 합치면 러시아도 평창대회 전까지 총 337개의 메달을 획득해 노르웨이에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하지만 IOC는 역시 각기 다른 국가 코드를 소련과 러시아에 부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르웨이의 성공을 그들이 가진 풍부한 눈과 얼음 등에서 찾는다. 맞는 말이다. 그들이 가진 천해의 자연환경은 노르웨이가 동계올림픽 스포츠 최강국이 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그렇다면 왜 그들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스웨덴이나 핀란드는 노르웨이만큼 동계올림픽에서 성공하지 못했나 하는 점이다 (필자 주: 평창대회 전까지 스웨덴과 핀란드는 각각 144개와 161개의 메달을 기록해, 노르웨이가 획득한 총 메달수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캐나다나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역시 좋은 자연환경과 어느 나라도 감히 따라 올 수 없는 국력에 노르웨이보다 60배나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으나, 그들이 평창대회 전까지 획득한 메달은 290개로 노르웨이보다 39개가 적다. 특히 캐나다는 겨울 스포츠에 최적화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동계올림픽에서 두 자리 수 메달을 획득한 것은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 부터이다. 2014년 대회까지 캐나다가 획득한 총 메달 수는 170개에 불과하다. 그에 반해 노르웨이는 1924년 초대 동계올림픽부터 지금까지 거의 언제나 메달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겨울 스포츠 하기에 좋은 날씨만으로는 노르웨이의 올림픽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 노르웨이 스케이팅 팀은 평창에서 2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메달 4개를 획득하며 부활의 서곡을 알렸다. 20년 동안 이어진 부진 속에 노르웨이 스케이팅 팀은 스폰서가 없어지고 예산이 대대적으로 깎였다 한다. 하지만 평창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스케이팅은 자국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 같은 최고 인기 스포츠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의 주인공은 남자 500미터에서 0.01초 차이로 차민규 선수를 꺾고 우승한 호바르 로렌첸이다. (사진 출처: 스카이 스포츠)

▲ 노르웨이 스케이팅 팀은 평창에서 2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메달 4개를 획득하며 부활의 서곡을 알렸다. 20년 동안 이어진 부진 속에 노르웨이 스케이팅 팀은 스폰서가 없어지고 예산이 대대적으로 깎였다 한다. 하지만 평창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스케이팅은 자국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 같은 최고 인기 스포츠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의 주인공은 남자 500미터에서 0.01초 차이로 차민규 선수를 꺾고 우승한 호바르 로렌첸이다. (사진 출처: 스카이 스포츠)


1. 자연환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 날씨는 동계스포츠에 필요조건인 관계로, 노르웨이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누구나 알듯이 노르웨이에는 많은 눈이 내린다. 잠깐, 그냥 눈이 아니다. 노르웨이에는 솜털같이 부드러운 최상급 품질의 눈이 내린다. 노르웨이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Norwegians are born with skis on their feet (노르웨이인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태어나서 걸음마를 뗄 때에 스키도 같이 배운다. 스키는 노르웨이에서 단순히 스포츠가 아니다. 스키는 그들 생활의 일부이고 문화이다. 그들은 스키를 타고 어디든지 간다. 이웃국가 스웨덴의 스톡홀름만 해도 스키로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을 찾아 보기 힘들다. 하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은 수도 오슬로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스키를 타고 학교와 직장을 가고, 가방을 들고 다니듯이 스키를 가지고 다닌다.

사실 한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스키는 알파인 스키다. 그에 반해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힘들고 지루하며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보며 ‘탈진이나 기진맥진’을 생각할 때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를 삶의 일부이자 자연과의 교감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노르웨이는 동계올림픽 스키 종목 중에서 특히 그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르웨이가 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의 약 33%가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나왔고, 이외에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종목), 노르딕 복합(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스키 점프를 함께 치르는 경기)과 스키 점프에서도 이들은 세계 최강이다.

스키 외에도 전통적으로 노르웨이에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었던 동계올림픽 종목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스케이팅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강이나 호수가 얼면 신발에 동물 뼈를 달고 미끄러지듯이 그 위를 지나 목적지에 가곤 했다. 사람들이 흔히 노르웨이는 스케이팅에 별로 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이 종목에서 네덜란드(105개)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획득한 국가가 바로 노르웨이(80개)다. 하지만 1998년 나가노올림픽 이후 노르웨이는 스케이팅에서 거의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이러한 선입견을 준 것뿐이다.

노르웨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은 그들을 하계대회보다 동계올림픽에서 훨씬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하는 조금은 특별한 나라로 만들었다. 동계올림픽 성적이 하계대회보다 좋은 나라는 노르웨이 외에도 오스트리아와 리히텐쉬타인이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노르웨이를 위한 종목이라면 오스트리아는 알파인 스키에서 독보적으로 다른 나라를 앞선다. 아울러 4만이 채 안 되는 인구를 가진 리히텐쉬타인은 동계올림픽에서만 10개의 메달을 알파인 스키에서 획득했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http://post.naver.com/jayatsoas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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