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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109 적폐 청산
코리안위클리  2018/10/31, 09:04:21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자주 미디어에 나오는 말이기는 하지만 영국에 사는 필자로서는 정확한 의미가 잘 잡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추측하기로는 이전까지 기득권 층의 영향으로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옛날의 잘못된 관행으로 썩어들어간 부분을 도려내고 개혁하고자 하는 시도를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이것이 맞다면 아마도 그 청산이 이루어지는 범위는 사회 전방위에 걸쳐서 엄청나게 넓을 것 같다. 어쩌면 새로운 정부의 5년은 커녕 수십 년에 도 다 해내지 못할 스케일의 사회 운동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 하나는 과연 이러한 개혁이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가 끝나자마자 남로당과 연관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그리고 친일파와 애국주의자들의 갈등과 투쟁은 놀랍게도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주제이다. 오늘날 이것은 좌파와 우파라는 일종의 민주당과 노동당의 투쟁인 것처럼 가면을 두르고는 있지만 어쩌면 조선시대부터 아니면 그 이전부터 역사적으로 불붙어 왔던 갈등이 지속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몇 가지 중요한 점을 해부해 보면 그 중의 하나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투쟁이 아닌가 한다. 이것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계속되는 갈등 중의 하나인데 사회 전반적으로 가진 자보다는 못가진 자가 많고 그 못가진 자는 계속적으로 못가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쩌면 사회 구조상 영원히 변화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고 이러한 갈등 때문에 공산주의가 한때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20세기 말에 소련의 몰락과 더불어 이런 사상들의 인기가 시들해지긴 했지만 그 뿌리에 있는 동기들은 여전히 사회전반에 걸쳐서 여러가지 이름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영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투 운동이 번져서 여러 명사가 곤혹을 치르거나 은퇴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그렌펠 타워 화재 사건을 계기로 못가진 자들이 얼마나 힘들고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고 있는지에 대해 신문 같은 미디어에 소개하기도 했다. 한가지 한국과 다른 점은 쏠림이 확실이 덜하다는 느낌이 있다. 이것이 사회구조와 관계가 있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겠지만 한국에서 ‘한’이라는지 ‘억울함’ 이라는 정서가 가지는 파괴력은 영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힘을 가지고 대중을 몰아간다.
이것이 얼마나 한국의 역사적 정서와 맞닿아 있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한국인이 ‘한’이 많다는 것은 한국인이라면 다 어렸을 적부터 듣고 자라온 것이다. ‘한’이 있지만 복수가 안되면 자신의 몸을 내어놓아서라도 ‘한풀이’를 하는 여러 무용이나 굿판들이 있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엄청난 정서가 소화가 안될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다.
한국의 이러한 정서는 지정학적으로 주변에 열강들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자연히 ‘억울한 일’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만약에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는 것은 생존이 달린 문제였기 때문에 두고 두고 마음에만 담아 오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즉 ‘때’를 노리다가 기회가 되면 그 때 터뜨리는 것이다. 일종의 ‘복수극’ 같은 면을 담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의 근대 정치사도 이러한 일면이 있다. 정권을 잡은 여당은 야당시절에 받았던 억압을 마치 분풀이라도 하듯이 이전에 있었던 모든 일들이 잘못된 것들이고 지금부터는 그것을 바로 잡아 세우는 것에 전력투구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제 너무나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물론 과거의 잘못된 점들을 청산하고 고친다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마치 과거에 있었던 모든 것들이 잘못됐다고 치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성숙의 과정은 관용과 화합을 거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잘못된 과거에서도 배울 점이 있고 자기가 잘하고 있다고 느끼는 현재에서도 실수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발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한쪽이 맞고 한쪽이 틀리다는 흑백논리가 너무 앞설 때에는 발전보다는 파괴가 일어나기 싶다.
예를 들면 지금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을 보았을 때 마치 거기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지성인의 자격이 없고 조금이라도 여성들에게 허튼짓(?)을 한 사람들은 범죄자처럼 매도한다. 이런 운동이 사회적 자성을 일으키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데 일조는 할 수 있겠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많은 사회 운동가들은 우리가 사회에서 여성분의 미투 운동을 체계적으로 확립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줄 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쩌면 인간 사회에서 근본적인 문제인 가진 자와 못가진 자 그리고 그것을 부러워하고 뺏으려 하고 누리려 하는 온갖 갈등들이 묻어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제약회사와 연결된 의사들을 잡아낸다고 암만 야단 법석을 부려 봐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듯이 미투나 적폐운동도 마찬가지다. 제약회사에서 리베이트 받는 의사들을 잡아들인다고 사회적 계몽을 해서 의료 시스템이 깨끗해진 것처럼 선전할 지 몰라도 이미 의료보험을 시행하고 있는 정부도 그리고 속해있는 의사들도 우리가 믿고 싶은 것처럼 그렇게 깨끗하고 투명한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모두 다 잘 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현재에서 일을 결정하고 행하는 나도 곧 그러한 과거에 속할 가능성이 아주 많다는 불안이 항상 있을 것이다. 자신의 결정이 누군가에게 이해되고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지만이 현실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최근에 미디어에 보면 자주 나오는 말인 ‘적폐 청산’은 이런 점에서는 아주 위험스럽고 파괴적인 단어로 받아 들여진다. 이미 과거에 받은 상처 때문에 너무나 힘든 우리들은 더 이상 ‘과거 청산’ 보다는 ‘과거 끌어 안기’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화합과 조화보다는 이념 대립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된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러한 피해 의식으로 있는 것은 항상 전지 전능한 신적인 존재를 갈망하게 되고 그것은 사이비 종교 단체를 창궐하게 하거나 국민들이 아주 마술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는 대통령을 소망하게 한다. 물론 그러한 소망은 오래 갈 수 없으며 엄청난 실망과 동시에 자신들의 기대를 배반한 존재를 말살시키려 들며 그러면서도 자신의 기대를 짊어 질 수 있는 또다른 존재를 찾아 다니게 된다. 정치가들은 이러한 심리적인 기대를 어느 정도 이용하기도 하고 또 들어주기 위해서 있기도 하지만 거기에 따른 위험 부담은 물론 그 심각한 후유증까지 모두 다 국민들이 떠안아야 될 운명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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