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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60 마음 이론
코리안위클리  2016/09/07, 06:20:33   
▲ ‘마음 이론’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자신의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옆 사람의 오해를 자꾸 곡해하는 경우가 있다.

마음이론(theory of mind)은 심리학과에서 먼저 연구가 시작된 분야이다. 역사적으로는 자폐증 아동이 보이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규명하는데 현저한 공로를 세웠는데 그 정의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일반적인 용어로 설명하자면 ‘마음 헤아리기’정도라고 할까. 인간이 사회활동 즉 타인과의 관계를 맺기 위해서 기초가 되는 능력중의 하나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 즉 자신의 생각과 욕구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말로 하면 굉장히 단순한 능력 같아 보이지만 이러한 능력이 없을 경우에 보이는 피해 상황은 말도 못하게 심각하다. 즉 자신이 좋아하면 다른 사람도 좋아하니까 자신이 먼저 가지면 그 사람은 싫어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처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자신과 남의 구별이 되지 않아서 자기 마음대로 세상을 보고 좋은 것은 다 자기 탓 안좋은 것은 모두 남 탓으로 돌리니까 친구들은 없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며 그러면서도 왜 그런지에 대한 이해가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점에 주목해서 최근에는 더 이상 자폐증의 연구에만 이러한 마음이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성격장애 같은 심각한 정신과 질환에서 이 마음이론을 가져다가 증상 등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환자중에 기분 조절 특히 분노 조절이 잘 안되는 환자들은 대개의 경우에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 장애가 있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기분을 명료화하지 못하고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서 마치 화를 느끼는 것이 파국을 의미하는 것 같이 엄청난 재난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자신의 기분을 자신이 간직하지 못하고 옆사람에게 자꾸 떠넘기게 되니까 그 사람이 자신보고 화를 낸다고 생각하여 피해적인 사고를 한다든지 오히려 신경질을 낸다든지의 문제를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마음 이론’의 장애가 있으면 사물을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며 세상을 자기 중심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안되는 일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남 탓을 하며 또한 비현실적인 자신의 소망을 이루어지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임상적으로는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 일절 부인하고 자신이 타인에 대해서 느끼고 있는 생각 혹은 감정을 분리해서 같은 사람에 대해서도 자기에게 좋게 대해 주는 그 사람의 한 부분과 나쁘게 대해 주는 또 다른 한 부분이 마치 다른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같은 사람을 보고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빴다 좋았다 하며 안면 몰수한 사람처럼 행동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팀에서 열심히 치료받고 있는 16살 소녀 제인은 최근 들어 다시 자살 충동이 심해지면서 자해와 충동적 행동을 자주 하다가, 급기야 지난 주에는 진료 중에 그냥 박차고 나가버린다. 같이 있던 부모는 애를 잡으러 가고 결국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다. 촉발을 일으킨 사건은 학교에 숙제를 가져갔는데 담임 선생님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제인은 담임 선생님이 자신에 대해서 정당한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면서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고 항상 그렇게 자신을 불공평하게 대해 왔다고 엄청나게 화를 냈다. 당시에도 학교를 박차고 나오려 하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말려서 겨우 참고 있다가 방과 후 자기 방에서 면도칼로 손목을 그어서 부모님이 병원에 데리고 왔는데 병원에 와서도 충동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주 내내 자살한다면서 야단 법석을 떨다가 매일 응급실로 출근을 한다.
결국에 오늘 응급실로 불려간 직원이 입원을 해야겠다면서 상급 전문의인 필자에게 전화를 한다. 보고를 받은 나는 입원하면 더 상태가 안좋아질 것을 알기 때문에 몹시 꺼려졌지만 집에 가면 죽는 수 밖에 없다면서 협박(?)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원을 결정한다. 그 이야기를 제인의 치료사에게 하니까 ‘속았다’면서 제인은 자살하지 않을거고 그 위협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왜냐하면 자기가 보기에는 제인은 말로만 죽는다고 할 뿐이지 심각한 자살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때 컨설턴트의 역할은 중요한데 왜 같은 환자에 대해서 이렇게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지에 대한 컨설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어느 한 사람은 맞고 어는 한 사람은 틀렸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어쩌면 두 사람 다 맞을 수가 있다. 왜냐하면 앞에서 셜멍한 대로 환자가 자신을 부분 부분 조각으로 나누어서 그 조그만 부분만을 각각의 치료사에게 보여 주었기 때문에 좋은 부분을 본 치료사는 환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고 나쁜 부분을 본 치료사는 환자의 상태가 아주 안좋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 치료사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난 우리 팀원 모두 응급환자를 볼 능력이 있으며 그 직원이 나에게 입원이 필요하다고 보고를 한다면 충분한 고려를 했을 것으로 믿는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제인은 그 직원에게는 자신의 치료사에게 보인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을 거라고 했다.
실제로 제인은 지난주에 날 보았을 때도 몹시 비협조적이었고 걱정을 주는 행동을 많이 했었고 윗층에 있었던 치료사가 급히 내려와서 10분 정도 환자를 진정시키고 보낸 전력이 있다. 이런 것이 아주 전형적인 분리(splitting)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제인은 경계선 인격장애가 강하게 의심되는 환자로서 핵심 병리중에는 이러한 인격의 분열이 있고 여러가지 해리 증상과 함께 환청 환시, 비 간질성 경련이 많은 환자이다.
이렇게 제인처럼 심각한 병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에 마음이론이 결여 되어 자신의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옆 사람의 오해를 자꾸 곡해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자신의 예상이 틀릴 수도 있다든지 그리고 옆사람이 나에게 대해서 하는 부분이 오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능력이 있다면 이런 행동 문제들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하지만 어떤 이는 이 세상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자신의 욕심이나 야망이 너무 많아서 그 사람의 마음에 상처 입히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실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자신이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능력을 마비시키고 마치 다른 사람을 전혀 개의치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이런 사람이 마음 이론이 없는 자폐증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지 않을까?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싸이코패스라고 한다는데 어느 정도 철면피가 되어야 이렇게 심각한 정신병리를 가졌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이렇게 마치 양심도 없이 행동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때로는 놀란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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