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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72 ‘기적’(miracle)을 바라시는 가요?
코리안위클리  2017/03/01, 05:46:15   
▲어쩌면 인간 심리라는 것이 힘든 상황에 빠졌을 때 좀 더 마술같은 해결책을 바라는 것처럼 자녀들의 장애가 심할수록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고 이것이 부모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주어서 객관적인 판단력을 흐리게 할 확률이 많다.

필자가 일하는 아동 청소년 발달 장애 센터에 오는 수많은 보호자들 에게 이렇게 물어본다면 아마도 모든 부모가 웃으면서 ‘아닙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안에 숨은 뜻은 어쩌면 ‘전 그렇게 바보는 아닙니다. 어리석지 않습니다. 미친 사람은 아닙니다’ 등등의 의미가 숨어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아들이 ‘더이상 말썽만 안피웠으면 좋겠다’라는지 ‘말귀를 좀 알아 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순박한’ 바램밖에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또한 자신들이 바라는 것이 어쩌면 기적을 기다리는 것 만큼이나 미미한 확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할 가능성이 많다.
발달장애 센터에서 일할 때 보통 심리기관과 다른 것은 이런 바램들을 가져오는 보호자들이 아주 많다는 것이고 또한 자신들의 비현실적 기대를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 심리라는 것이 힘든 상황에 빠졌을 때 좀 더 마술같은 해결책을 바라는 것처럼 자녀들의 장애가 심할수록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고 이것이 부모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주어서 객관적인 판단력을 흐리게 할 확률이 많다.
하지만 이 객관적이라는 것이 실은 아주 주관적일 수도 있어서 나에게 비현실적인 상황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실현 가능한 일처럼 여겨진다는 것도 항상 의사가 인지하고 있어야 할 사실 중의 하나이다.
얼마전 온 루마니아 이민자인 엄마도 자신의 아들이 심한 자폐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도무지 난폭한 행동이 조절이 안된다면 약물 조절을 위해 권위자를 찾아 나섰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 아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가정에서 부모나 형제들이 이런 행동에 보상을 주는 패턴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고 이러한 관계적인 부분에서의 변화 없이는 이 아들의 공격적인 행동은 도무지 변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이 아들은 이미 나이가 17살이 다 되었는데도 엄마 아빠랑 같은 방에서 자고 있었고 떨어져 잔다고 하면 밤새 울고 떼를 쓰는 데다가 가뜩이나 심장도 안좋은데(많은 중증 지적 장애 환자들은 신체적 기형이나 문제가 많다) 혹시나 큰 일이 날까봐 부모가 노심초사하여 아들이 울지도 못하게 오냐 오냐 하면서 키워 왔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몸도 커지면서 어렸을 때 부모들이 문제 없이 해주었던 것들 중에 이젠 아무리 노력해도 못하는 것이 생기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아들은 필사적으로 자신이 어려운 것은 회피 하고 모든 것을 엄마가 다 해달라고 요구하고 조금이라도 안 들어주면 엄마를 때리고 폭행한다. 밖에 나가는 것을 무서워 해서 엄마가 늘 차에 실어서 데리고 나가야 하고 왜 구청에서 도우미를 요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들이 낯선 사람을 보면 무서워 하고 나가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소용도 없다는 대답이 나왔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 부모가 다 큰 아들을 애기 취급하고 모든 응석을 다 받아 주고 있어서 이러한 부모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어떤 약물을 쓴다 하더라도 이러한 행동에 변화가 생기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부모의 시각은 애가 무서워 하는 것은 불안해서 그렇기 때문에 불안을 낮추어 주는 약물을 쓰면 외부환경에 대한 불안이 줄어 들어서 이런 증상들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환자는 약물치료를 3년째 받는 중인데 아직 효과가 없는 것을 보면 약물로는 안될 가능성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니 그것은 아직 애한테 맞는 약물을 못찾아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다른 방에 재우지 못하는 이유는 아들이 더 놀랄 가능성이 많고 밤에 다른 사람들도 잠을 못 자기 때문에 별다른 방법이 없고 오히려 필자에게 아들의 분리 불안을 낯출 수 있는 약물을 처방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렇듯이 거의 모든 부모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범위에서는 최선이라고 믿는 방법으로 양육을 한다. 하지만 왜 이렇게 어떤 부모들은 좀 더 자녀들에게 관대하고 또 어떤 부모들은 엄하게 할까? 그것은 모든 부모들이 자신이 어렸을 때 훈육 받은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부모에게 아들을 분리하는 것이 너무나 큰 충격을 주어서 아들이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될까봐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이 부모들이 자신들의 분리 불안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또한 자신의 아들에 대한 죄책감과 미움 때문에 아들이 아주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고 일분 일초라도 자신들이 눈을 떼면 아들이 해를 당할 것처럼 생각한다.
이런 부모들은 아들을 미워하고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가 자신들의 마음 한 구석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물론 힘들어 하고 이 모든 위협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또한 ‘언젠가’는 기적같은 약을 찾아서 아들의 불안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자신의 손을 잡고 아들이 쇼핑센터도 가고 체육관도 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는 ‘최고병’이 있어서 자신들이 점찍어 놓은 세계적인 병원 아니면 다른 병원, 다른 의사는 돌팔이라고 믿는다. 이것은 심각한 심리적 분리 현상으로서 쉽게 피해적인 사고에 빠져 들기 쉽고 이분법적 논리를 가지고 현상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최고라고 믿는 의사를 만나면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이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자폐증이라는 것을 믿지 않고 자폐증이라 하더라도 중학교 때 왕따를 당해서 아들이 이렇게 되었다고 믿고 있다. ‘그때 그 학교에서 왕따만 없었더라도’ ‘그때 조금만 더 왕따를 알았더라도’ ‘학교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주었더라도’ ‘그때 병원에서 조금만 더 빨리 손을 써 주었더라도’ 아들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발달 장애 이고 태어나서부터 이런 저런 의사 소통장애를 갖고 있고 등등을 이야기 해도 믿지 않는다.
이런 태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부모가 현재 자신과 살고 있는 아들을 진정한 아들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데 있다. 지금은 ‘병든 아들’이고 ‘병나기 전 완벽한 아들’을 계속해서 찾고 있기 때문에 아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부모에게 받아들여 지지 않고 부모가 아들을 그 모습 그대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는 관심이 없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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