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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88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코리안위클리  2017/11/01, 09:38:09   
▲ 청소년들 중에서 기분 나쁘다고 남을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거나 자해하는 경우들이 ‘생각’을 못하거나 하지 않아 생기는 결과들이다.

제목을 다소 자극적으로 달아 보았는데 사실 살아가면서 다들 한번씩 들어본 적이 있는 얘기일 것이다. 영국에서는 모르겠지만 특히 한국에서 옛날에 학교에서나 군대에서 선생님이나 하사관들이 훈육을 하거나 ‘군기’를 잡을 때 자주 하는 얘기다. 그냥 분위기 잡는 얘기겠거니 하고 넘어 갈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기억으로는 옛날 ‘치킨런’이라는 만화영화에서 닭들이 탈출을 하려고 하는데 여러가지 의견들이 분분하고 싸우고 있을때 주인공 격인 케릭터가 자기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Think!’라고 패닉에 빠져있는 군중들에게 한 메시지가 아직도 생생하다. 단적인 예로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격한 상태에 있을 때는 생각을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럴수록 얼마나 생각이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우리 옛날 속담에도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사람의 정신건강에 관련된 여러가지 상담과 진료를 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대부분의 경우에 환자 개인 아니면 각 집단이 얼마나 제대로 생각을 해서 좀 더 현명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어드바이스해 주는 것은 거의 매일 항상 요구되는 일이다. 예를 들어서 6세 아동이 심한 자폐와 지능장애로 집에서 말을 안듣고 애기 동생을 때리고 집밖으로 도망가려 하고 엄마가 막으면 발로 차고 문을 부수고 심한 경우엔 물어 뜯는다든지 아니면 머리를 벽에 박는다든지 그야말로 부모들이 패닉상태에 빠져 있는 경우에는 그 부모들과 상담을 한다는 것은 영화의 그 치킨처럼 어떻게 ‘Think!’라고 해 줄 수 있는가가 큰 관건이 된다.
물론 걱정과 비탄에 빠져 있는 부모들에게 그 영화처럼 ‘생각 좀 해보세요!’라고 폼 잡았다가는 당장 컴플레인을 받거나 이 의사가 우리를 전혀 이해 못해 준다는 적대적인 관계로 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경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절대 쉬운 과정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자녀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특히 발달 장애 부모들의 경우에는 우울증과 절망감 그리고 분노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혹 부모들이 와서 우리는 극복했다고 얘기를 해도 진료하는 과정에서 그분들이 가졌을만한 복잡한 감정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하고 또 그러한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자녀들 문제는 자녀들이 크면서 그리고 부모가 늙으면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항상 만들어 내고 그러한 변화에 따라서 도움이라는 것이 자꾸 변화하기 때문에 끊임 없이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만나야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심리 신경 발달 측면에서 살펴보면 주변 상황에 대한 유아적인 모드의 반응을 어떻게 좀 더 성숙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까 라는 질문과도 연관이 된다. 유아가 태어나서 배가 고프면 패닉 상태에 빠지고 ‘엄마가 어디 갔을까’ ‘왜 배가 아플까 아니면 고플까?’라는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즉각적인 반응으로서 고함을 지르고 울고 발길질을 하고 당장 죽을 것 같은 경험을 하고 그러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 이러한 상태는 자신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을 바로 행동으로서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만 있을 뿐이고 ‘왜?’ 라는 질문은 하지 못하는 상태다. 문제는 이러한 상태에만 머물고 있으면 항상 이런 패닉과 즉각적인 해소만 반복될 뿐이고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심리 상태로 옮겨 가기는 불가능해 진다. 원래 정상적인 발달이라면 자라면서 이러한 깨달음 (한국말로는 ‘시근’이 든다라는 말이 있다)이 생기면서 ‘참을성’이 생기고 ‘눈치’라는 것도 생기는데 어떤 사람은 이런 발달이 더디거나 전혀 안생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정신과에 오는 많은 상태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러한 발달이 생기지 않거나 아니면 이런 기능을 배웠다 하더라도 사용을 거부하거나 혹은 퇴행되는 경우이다. 많이 볼 수 있는 예로서 청소년들 중에서 기분이 나쁘다고 남을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거나 아니면 자해하는 경우들이 이런 ‘생각’을 못하거나 하지 않아 생기는 결과들이다. 이런 경우 옛날부터 남 생각을 전혀 못하는 자폐아도 있을 것이고 그 전까지는 착하고 말 잘듣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가 사춘기가 접어들면서 갑자기 돌변했다고 호소하는 보호자도 있다.
실제로 임상에서 많이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은 태어날 때 이러한 발달이 잘 일어나지 못하는 장애가 눈에 띄지 않게 조금만 있는 경우인데 양육 환경에 의해서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발현되었을 때이다. 부모들이 잘 못 들으면 마치 자신들이 잘못해서 자녀가 행동이 나빠졌다고 비난 받는다고 여길 수도 있고 그런 경우는 선생님들이 훈육을 잘 못했다고 강변을 하고 아니면 할머니가 키워서 버릇이 없어져서 그렇다는 등등 마치 상담이 어떤 범인을 잡는 것 같은 현상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즉 ‘생각’을 하기 보다는 ‘행동 action’을 바로 하는 경우이다.(배가 아플 때 울고 발길질을 하는 애기를 연상해 보라). 특히 아동 환아가 ‘생각’ 기능을 잘 쓰지 않는 경우는 진료를 받으러 오는 부모들 자신도 그 아동을 키우는 과정에서 이렇게 ‘누가 잘못했지’라는 식으로 자꾸 생각을 하기 보다는 판단을 하면서 양육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이런 식의 상담이 특히 어렵다. 이상하게 어떤 보호자와는 만나면 진료가 되기 보다는 자꾸 싸움이 되고 ‘누가 실력이 없네’, ‘의사나 병원을 바꾸네’ 등의 ‘잡음’들이 자꾸 생긴다.
이러한 방해들이 자꾸 많아 지고 진료상황이 어려워 질 때 바로 ‘생각’을 가져오는 것이 또한 컨설턴트의 역할이다. 흥분한 사람들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주변을 둘러 보고 어떤 일들이 생겼고 앞으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천천히 상의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내에서 자녀들이 집에서 또한 학교에서 ‘사고’를 치고 돌아 다니는 경우에는 부모들도 어쩌면 불 끄느라 정신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을 못할 수도 많다. 경험을 해보면 또한 이런 현상은 마치 전염병 처럼 옆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당신도 애가 있는냐?” “당신애가 이런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이런 상황에서 전염?을 당하지 않고 생각 기능을 유지 하는 것이란 쉽지 않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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