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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73 노르웨이는 어떻게 동계올림픽 최강국이 되었나? (2)
코리안위클리  2018/03/28, 06:00:23   
▲ 3번의 올림픽을 거쳐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한 노르웨이 컬링 남자 대표팀이 (좌) 2014년 소치와 (우) 2018년 평창에서 경기하는 모습.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핑크색 하의는 발렌타이 데이 기념 바지이다. 평창대회에 무려 12개의 화려한 바지를 준비한 노르웨이 팀은 매 경기 다른 하의를 입었다.

노르웨이는 어떻게 동계올림픽에서 최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성공의 비결을 찾는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자연환경이 좋아도 그것을 다듬고 쓸모 있게 만들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노르웨이를 동계올림픽 최고 강자로 만든 그들만의 스포츠 시스템 지금부터 알아보자.

노르웨이의 스포츠 시스템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이 나라의 기본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노르웨이는 국민들의 사회적, 경제적 복지를 보호하고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복지 국가(welfare state; 필자 주: 기회 균등, 평등한 부의 분배와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공적 책임 원칙에 바탕을 둔다)모델을 지향한다. 따라서 평등주의는 노르웨이에서 중요한 원칙이고, 이를 반영하듯이 회사의 말단 직원과 사장과의 월급차이는 놀라울 정도로 작다. 아울러 무상 의료제도, 높은 취업률과 무상 대학교육, 긴 휴가 등으로 인해 노르웨이 사람들은 편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사람들간에 경쟁도 심하지 않다. 따라서 삶에 큰 걱정이 없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포츠를 명예나 부를 얻는 도구로 보지 않는다. 이들은 자아 실현과 발전을 위해 스포츠에 참여한다.

노르웨이의 스포츠 모델은 ‘스포츠의 즐거움을 모든 사람들에게(Joy of Sport - for All)’로 설명될 수 있다. 평등주의를 중요시 하는 노르웨이에서 스포츠는 소수의 선택 받은 사람이나 엘리트 선수들에게 집중되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 스포츠는 모든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선수로 참여하는 것을 포함해 노르웨이 사람들은 심판, 코치, 자원봉사자, 부모, 지지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포츠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어린이 스포츠에도 접근하고 있다. 노르웨이 시스템은 자국의 어린이들에게 스포츠를 강요하지 않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스포츠에 참여하게 만드는 가장 큰 동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어린이들이 스포츠를 친구들과 함께 하며 느끼는 재미이다. 노르웨이 시스템은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친구들하고 즐겁게 놀고 사회성을 개발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이 시스템은 13세 이전의 어린이들 경기에서 점수나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린이 스포츠의 목표는 평가나 순위 경쟁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고, 이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필요한 성숙한 인간을 배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적이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편안하게 스포츠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이들이 진심으로 이러한 활동을 즐기게 되는 발판이 마련된다. 노르웨이 시스템은 이러한 재미를 아이들이 커서 성인 선수가 되어서도 계속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즐기는 사람은 이기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이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이기기 위해 선수들이 어렸을 때 이기는 것을 강조하지 않고, 스포츠를 진정으로 즐기게 된 선수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된다.

노르웨이 시스템은 어린이 선수들의 순위를 매기는 대신에 11,793개의 지역 스포츠 클럽에 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복권 기금의 64%가 스포츠에 지원되는데 이 기금은 주로 어린이(6~12살)와 유스(13~19살) 그룹에 집중되고 있으며, 그 결과 약 93%의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정기적으로 스포츠 클럽에서 운동하고 있다. 이렇듯 국민 대다수가 스포츠에 참여한 결과 노르웨이는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의 인재 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노르웨이 시스템은 이 중에 뛰어난 선수를 선발해 엘리트 스포츠 센터인 올림피아토펜(Olympiatoppen)에 데려가 최신의 스포츠 과학 기술로 이들을 조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만든다. 노르웨이가 올림픽에서 획득한 모든 메달은 지역 클럽에서 시작한 선수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렇게 국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풀뿌리 스포츠가 바로 노르웨이 엘리트 스포츠의 성공을 만들었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투자도 물론 중요하다. 노르웨이는 엘리트 스포츠 센터인 올림피아토펜에 1990년에는 겨우 240만 달러를 지원했으나 그 액수를 점차 늘려가 2001년에는 1,230만 달러, 그리고 현재는 지원금 액수가 2,42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대대적인 투자로 최근에 열린 하계올림픽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영국과 달리 노르웨이는 엘리트 스포츠에 그렇게 큰 돈을 쓰지 않는다. 영국이 엘리트 스포츠에 투자하는 연간 예산이 1억3천8백만 파운드인데 비해 노르웨이는 영국의 1/10인 1천3백7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 영국이 단지 조정과 카누에 쓰는 돈이 노르웨이 엘리트 스포츠의 총 예산과 같은 것이다. 아울러 노르웨이 시스템은 메달 획득 당시 잠깐 느끼는 기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없는 종목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생활 스포츠와 거리가 있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스켈레톤이나 봅슬레이 같은 종목에 노르웨이는 돈을 쓰지 않는다. 또한 영국은 엘리트 선수들에게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년 생활비 명복으로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엘리트 선수들은 지원받는 보조금만으로는 살 수 없어 목수, 배관공, 선생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노르웨이 선수들은 스폰서쉽 계약을 통해 이를 해결하기도 한다. 이러한 예를 하나 알아보자. 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컬링은 골프와 같이 전통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로 선수들은 주로 검은색이나 짙은 색깔의 바지를 입는다. 하지만 노르웨이 컬링 남자 대표팀은 이러한 바지가 너무 지루하다며 2010 밴쿠버 올림픽에 노르웨이 국기 색깔이 들어간 화려한 디자인의 하의를 입고 나타난다. 요란한 바지로 단숨에 세간의 주목을 받은 컬링 팀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라우드마우스(Loudmouth)사로부터 후원계약을 이끌어내고, 2014년과 2018년 올림픽에도 화려한 바지를 입고 등장한다. 선수들은 이렇게 스폰서쉽을 유치해 비용을 해결했고, 후원사인 라우드마우스도 매출이 40% 증가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노르웨이 선수들은 동료애를 발휘해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정상급 기량을 가져 수입이 더 많은 선수가 그렇지 않은 동료를 위해 좀 더 많은 액수를 훈련 비용에 내는 식이다. 또한 선수들은 비싼 숙소를 가지 않으며, 여러 선수들이 한 방을 공유하며 비용을 절감하기도 한다. 노르웨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중에 하나이지만 그들은 돈이 성공을 가져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주의적 방식을 믿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함께 하는 것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노르웨이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상금이나 보너스를 지불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러한 돈이 사람을 부적절하게 만든다고 믿고 있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http://post.naver.com/jayatsoas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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