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드로 공항과 인천공항 간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에 탑승하면 삼성과 질레트(Gillette)에서 제공하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두 프로그램 공히 약 30분 정도 상영된다. 프로그램의 서두와 결말 부분 그리고 중간중간에 이들 스폰서 기업의 브랜드 및 로고가 심심찮게(?) 등장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해당 프로그램이 어느 기업의 후원(스폰서쉽)으로 제공되는가를 알 수 있게끔 해 준다.
이러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프로그램 스폰서쉽이라고 일컫는데 이 부문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질레트는 약 15년 이전부터 대한항공 기내에서 이런 프로그램 스폰서쉽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면도기의 세계 최고 브랜드인 질레트가 스포츠 프로그램의 스폰서로 자리매김한 것은 매우 적절한 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통해 질레트는 소비자들에게 은근하고도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다.
▲오른쪽
Samsung Trans World Sport: 삼성에서 후원하여 제작된 스포츠쇼 프로그램. 최신의 각종 스포츠 조류 및 뉴스를 생생하게 전해 준다.
▲왼쪽
Toyota World of Wildlife: 토요타가 후원하여 제작한 대자연의 흥미진진한 모습들을 파노라마식으로 엮은 프로그램.
한편 삼성의 경우는 약 5년 전부터 그 당시 올림픽 공식 스폰서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하나로 트랜스 월드(Trans World)라는 스포츠쇼 프로그램의 스폰서로 등장하였다.그림 1참조. 이 역시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시의적절한 그리고 연계성 있는 결정이라고 하겠다.
이렇듯 어떤 특정 TV 또는 비디오 프로그램을 후원할 경우 해당 스폰서와 해당 프로그램 콘텐츠(contents) 간 강력한 연상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가능해 진다. 그런 면에서 스포츠는 매우 인기있는 콘텐츠이다.
그림 2 는 지금은 중단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지만 1~2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대한항공 기내에서 시청할 수 있었던 토요타(Toyota)의 후원 프로그램으로 제목이
였다. 즉 프로그램 콘텐츠는 대자연에서 동식물들이 펼치는 희귀하고 흥미로운 장면들을 모은 것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필자로서는 토요타라는 자동차 브랜드와 ‘동물의 왕국’ 스타일의 콘텐츠간의 연계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즉 마케팅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토요타가 세계적인 브랜드라는 점과 이 프로그램 자체가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위에 살펴본 프로그램 스폰서쉽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영역은 아직 그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막대한 금액을 들이면서도 전세계적 차원 및 각 지역 그리고 국가 차원의 마케팅 활동이 유기적인 협력 관계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서는 자칫 돈잔치만으로 끝날 수 있는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자체에 대한 스폰서쉽에 비하여 프로그램 스폰서쉽은 경비 대비 효과가 매우 큰 편이다.
신현택 / 액티컴(www.acticom.net) 유럽(주)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