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화려해야만 하는 또다른 이유
패션쇼는 각각의 디자이너들이 앞선 트렌드를 선보이는 곳이다.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이나 자신의 브랜드를 위해 쇼를 하지만, 몇몇 유명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브랜드뿐 아니라 여러 브랜드에 속해 디자인을 창출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칼 라커펠드(Karl Lagerfeld)는 클로에(Chloe), 펜디(Fendi), 샤넬(Chanel), 그리고 중저가 브랜드인 H&M을 위해서도 디자인을 했다. 기존의 브랜드가 그들만의 독특한 디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명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의뢰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디자이너를 정하여 그들만의 브랜드 특징을 유지하면서 상업적으로도 이용하려는 속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패션쇼는 창조적인 자리임에도 불구하고(물론 각각의 브랜드나 디자이너에 따라 달라 보이겠지만) 결국 한두가지의 유행하는 트렌드로 정의되어 쇼가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비슷한 트렌드 가운데 바이어들에게 주목을 끌려면 화려하고 멋진 쇼로 눈에 띄어야 한다. 이것이 패션쇼가 일반인에게는 눈요기로만 끝난다는 것으로 인식되는 이유일 것이다.
지난해 가을에 소개되었던 2005 봄-여름 컬렉션에서 몇몇 주목받은 쇼를 살펴보면, 멕퀸(Alexander McQueen)과 갈리아노(John Galliano)는 환상적이고도 테마가 있는 쇼로 그들을 기다리는 이들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우선, 멕퀸의 쇼는 무대를 체스 판으로 디자인하고, 모델과 분장, 의상을 잘 조합해 체스조각을 연상케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또 한번 극찬을 받았다. 또한 디올(Christian Dior)에서의 갈리아노 쇼를 보면, 봄·여름 의상인 만큼 화려함을 강조하기 위해, 밝고 강렬한 컬러의 메이크업과 다양한 컬러를 사용한 디자인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하였다.
미국 디자이너 DKNY의 쇼는 모델이 아닌 마네킹을 실제 펍(Pub)에 전시해 특이하고 감각적인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요즘 상승세에 있는 디자이너 헬머랭(Helmut Lang)은 객석을 가운데 배치하고 모델들이 그 주위를 둥글게 워킹을 함으로써 관객들이 디자인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쇼를 이끌었다.
차은정
영국 Surrey Art Uni,
Fashion Promotion 재학 중
cha897@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