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실용’ 강조한 패션
‘환상적인 꿈의 의상보다는 패션에 실용주의를 불어넣은 미우치아 프라다’
싸구려로 취급되던 나일론을 이용한 가방과 심플하고 지극히 평범하여 밋밋하기까지 한 디자인들, 하지만 이러한 그녀만의 독특한 패션 철학으로 고급스럽고 사치스런 ‘소수만을 위한 패션’이라는 ‘명품 브랜드 선입견’을 조각냈다.
1950년 밀란에서 태어난 미우치아 프라다는 다른 패션 디자이너와는 달리 정치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까지 받은 철학적 인물로, 여성운동가로서의 활동과 마임 배우로의 활동 등 경력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그녀의 할아버지 마리오 프라다가 1913년 설립한 가죽제품 전문 브랜드 PRADA를 물려 받으면서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이 시작되었다.
그녀가 대표적 PRADA상품으로 인식되는 ‘나일론 가방’을 디자인하면서부터 PRADA라는 브랜드의 명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때 크게 유행했던 검정색 나일론 가방을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나일론 가방은 안감으로 낙하산용 방수천을 이용한 것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심플한 멋이 강조된 미우치아의 재창조적인 아이템이다.
그러나 디자인 당시 가죽의 고급스런 가방을 추구하던 디자인에서 나일론 가방 디자인은 혁신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당시 대중들에겐 너무 값어치 없어 보이고 디자인 또한 심플하여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뜻을 굽힐 줄 모르는 그녀의 고집스런 추진으로 성공이 불확실한 이 제품을 계속 생산하였고, 그 결과 시즌이나 스타일에 관계없이 애용할 수 있는 이상적 소재의 가방으로 변화하였다. 마침내 1978년에는 많은 패션관계자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제품으로 1990년대 들어 차츰차츰 이 나일론 백의 보유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결국 90년대에는 최고 유행 아이템으로 선정되어 PRADA가 브랜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미우치아는 여성복뿐만 아니라 남성복, 신발, 향수, 스포츠 의류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이탈리아 최고 패션 디자이너의 자리를 굳혔다.
특히, 1992년 설립한 미우미우(MUIMUI)는 그녀의 어릴적 닉네임을 붙인 것으로, PRADA 보다는 조금 저렴하고 좀더 스타일리쉬한 브랜드로 현재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중 하나다.
또한 그녀는 가방, 신발, 주얼리 등 액세서리 쪽의 디자인 비중을 높여 세계 액세서리 트랜드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로 주목되며 1993년 CFDA (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 International Award)로부터 최고 디자이너상을 받아 수석 의상 디자이너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한편 그녀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그녀의 남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Patrizio Bertelli와 함께 다른 디자이너 Fendi, Helmut Lang, Jil Sander등을 영입하여 프라다 그룹을 설립하여 패션 비즈니스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세계 60여 개의 매장을 직영으로 관리하는 등 그녀의 꼼꼼함은 비즈니스 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체인샵 H&M을 위한 유명디자이너들, 칼 라거펠트, 스텔라 멕카트니의 디자인 참여에 이어 미우치아 프라다도 참여할 의견을 보이고 있어 도전적이지만 파격적이지 않은, 늘 새롭고 스타일리쉬하지만 어느새 친숙한 패션을 이끄는 그녀의 패션철학을 더욱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유명 건축가 렘 쿨라스(Rem Koolhaas)를 영입하여 2001-2003년에 걸쳐 오픈한 뉴욕, 샌프란씨스코, 로스엔젤레스의 프라다샵은 그녀의 패션철학을 옮긴, 심플하지만 공간적이고 현대적인 웅장한 매장들로 패션과 건축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어 또 한번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차은정
영국 Surrey Art Uni,
Fashion Promotion 재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