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유발 물질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③ 비염과 천식의 치료
어떤 환자들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나타날 경우 치료하면 되는 것이지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데 구태여 왜 귀찮게 매일 약물을 투여하느냐” 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심한 알레르기성 비염 발작을 경험해 본 환자들은 왜 증상이 없는데도 치료를 해야 하는지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심한 알레르기성 비염 발작 시에는 환자의 고통이 심하고, 금방 증상이 악화될 것 같은 불안한 생각도 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치료에도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모두에게 이런 예방적 치료를 하지는 않지만, 심한 알레르기성 비염 발작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에게는 이런 치료 방법을 추천하는 것이다.
예방적 치료를 권장하는 보다 중요한 이유는 ‘콧속 점막의 염증’ 상태를 줄이는 데 있다. 과거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콧속 점막이 팽창하여 콧속이 좁아지는 현상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으나, 지금은 코 점막에 염증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 콧속이 시시때때로 좁아지고, 여기에 종종 재채기 발작이 가세하거나 염증이 달아올라서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알게 되었다.
콧속 염증 상태가 있는 것을 그대로 놓아두면 염증이 쌓여서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낳게 된다. 이와 같이 개념이 바뀜에 따라 치료 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즉 증상이 현재 나타나지 않더라도 알레르기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서, 또한 콧속 점막의 염증 상태를 완화시켜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예방적 치료를 한다.
앞에서 말한 후유증이란 알레르기 비염이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아 만성 부비동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코 속에 물혹이 생기게도 한다.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은 ‘하나의 기도, 하나의 질병’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는데, 계절성 비염환자의 10~15%에서 천식을 동반하고 있고, 특히 중증의 비염인 경우엔 25~40%의 환자에서 천식을 가지고 있더라는 것이다. 반대로 천식환자에서 비염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75~80%에 이르니 하나의 질병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꾸준히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함으로써 환자에게 증상의 고통과 공포를 덜어주고, 또 다른 질환으로 이행이 되지 않게 해서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알레르기 질환의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알레르기 질환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피하는 것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쉽게 낫는 병이 아니므로 맞서 싸우려 들지 말고 ‘줄행랑’ 치는 게 최고라는 것인데, 이를 ‘회피요법’이라 한다.
회피요법의 핵심은 어떤 물질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병원에선 피부단자검사를 한다. 검사 결과, 예를 들어 집먼지 진드기와 개털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판명되면, 환자는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는 카펫이나 천으로 된 소파를 치우고, 집먼지진드기 방지 침구를 사용하고, 집먼지진드기 살충제를 사용하게 하고,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이 원인인 환자에서는 애완동물을 집에서 기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우선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창문을 잘 닫아 외부에서 꽃가루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야 하며, 공기청정기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환자들의 코나 기관지는 아주 예민해서 찬 공기, 매연, 담배연기, 가스냄새, 운동, 스트레스 및 감기 등에 의해 증상이 심해지는데, 이들 악화요인들로부터 멀리 있는 것이 알레르기질환 생활관리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