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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5
코리안위클리  2006/08/17, 02:16:09   
21세기의 새로운 낭만을 꿈꾸는 밀레니엄 브리지
최첨단 구조기술과 하이테크 건축의 만남



물을 건너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리(Bridge)’는 그 이상의 목적과 얘기들, 그리고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쟁을 경험한 우리들에게 다리는 낭만보다는 생사의 갈림길이었고,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의 다리는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온 한국식 근대화의 허구를 신랄하게 드러낸 상징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영화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 배신, 자살 등을 위한 배경으로 흔히 등장하는 장소 역시 다리인 것을 보면 다리는 단순한 물리적 장치를 넘어서 수많은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예를 들어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 주연의 영화 <애수(원제: Waterloo Bridge)>에서 여주인공 비비안 리가 달려오는 트럭에 몸을 던져 비극적인 생을 마감하는 장소는 바로 런던의 워터루 브리지이다. 이런 연유로 많은 사람들이 영화 <애수>하면 떠올리는 애틋한 모습이 워터루 브리지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퐁네프의 연인들(원제: The Lovers of the Bridge)>에서 애절한 사랑을 나누는 불우한 주인공 남녀가 만나는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는 프랑스 세느강변의 가장 오래된 다리인 퐁네프 다리이다. 어디 이뿐인가. 왕년의 대배우인 메릴 스트립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해 황혼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열풍을 불러일으킨바 있는 <메디슨 카우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의 배경이 된 지붕 덮인 다리는 미국 오하이오주 메디슨 카운티 강변의 조그만 다리이다.
현재 센트럴 런던에서 템즈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총 21개이다. 그 중에서 타워브리지, 워터루 브리지, 런던 브리지 등 많은 다리들이 이미 나름의 명성을 얻었지만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지난 2000년,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완공된 밀레니엄 브리지(Millennium Bridge)가 단연 최고이다.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와 세계적인 구조회사인 아럽(Arup)의 합작품인 밀레니엄 브리지는 도보로 템즈강을 건너기 위한 순수한 보행자교로 디자인되었다는 점에서 런던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사한 경우가 별로 없다. 특히 Y자 형태 교각의 양쪽 끝에 각각 4개의 서스펜션 케이블을 걸어서 폭 4m, 전체 325m에 이르는 알루미늄 보행 데크를 지탱해 주는 최첨단의 구조기술과 노먼 포스터의 하이테크 건축과의 만남은 밀레니엄 브리지의 백미이다.
이러한 밀레니엄 브리지는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첫째로, 역사적으로 수 차례에 걸친 화재와 폭격 등을 거치면서 명실상부한 런던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세인트 폴 대성당과 새로운 세기에 문화 도시 런던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테이트 모던 갤러리를 도보로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런던 대통합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둘째로, 앞서 2회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지만 극단적으로 불균형에 놓여 있던 템즈강의 남북 지역을 연결시킴으로써 두 지역간의 균형발전을 위한 직접적인 토대를 제공했다. 셋째로, 비록 밀레니엄 브리지가 건축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첨단 기술을 사용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기존의 런던은 물론 템즈강을 한껏 더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현재, 영국이 세계적으로도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하이테크 건축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 세기까지 여전히 영국인들로부터는 큰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것은 기계미학에 대하여 보수적인 영국인들의 거부감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밀레니엄 브리지의 등장과 성공은 하이테크로 대변되는 영국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넓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겨우 6년여 남짓 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세기에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한 밀레니엄 브리지가 지난 세기를 추억으로 물들인 워터루, 퐁네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능가하는 21세기의 새로운 낭만을 만들어 낼 수 있을는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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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University of Bath) 건축학 박사과정 수료
         현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도시계획학과(Cities Programme) 튜터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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