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연재 글짜크기  |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21 - 헤이 온 와이
코리안위클리  2007/03/27, 22:50:37   
헌책방 마을, 헤이 온 와이(Hay-on-Wye) -  매년 전세계 수십만 관광객 몰려드는 웨일즈의 자랑거리  

웨일즈(Wales)에는 인구가 불과 1,300여명에 지나지 않은 헤이 온 와이라는 매우 조그만 도시가 있다. 탄광촌이었던 이 도시가 책마을로 탈바꿈하면서 이제는 웨일즈의 커다란 자랑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책 마을의 원조인 헤이 온 와이는 일반인의 상상과는 다르게 새책은 취급하지 않고 오로지 헌책만을 취급한다. 아울러서 그럴듯하게 잘 갖추어진 대형서점이나 최신 편의시설들을 상상한다면 큰 오산이다. 걸어서 마을 전체를 돌아보는데 1시간 여 남짓 걸릴 정도의 이 작은 마을에는 40여 개의 헌책방이 마을 주민들에 의하여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헌책방의 유명세를 타고 주변 상권도 이전과는 다르게 활성화되는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그렇다면 헤이 온 와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961년 이 고장 출신의 청년 리처드 부스(Richard Booth)는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주변에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고성, 주택, 창고 등을 매입하여 헌책방으로 개조했다. 개조라고 해봐야 책을 진열하고 판매하기 좋도록 몇몇 시설들을 보완하는 정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직접 전세계로부터 헌책들을 수집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부스의 피나는 노력은 예상 밖으로 빠르게 명성과 신뢰를 쌓아갔고 호기심 반, 관심 반이었던 마을 사람들과 부스와 거래하던 도매상들도 헌책방을 열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하여 최초의 헌책방 마을 헤이 온 와이는 탄생된 것이다.
헤이 온 와이에서는 아무리 희귀한 책일지라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는 확신과 신뢰 때문에 전세계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식당, 식품점, 호텔 및 숙소(주로 B&B), 골동품 가게 등등이 생겨났고 주변 상권도 이전과는 다르게 활성화되는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결국 마을 전체가 책을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 셈이다.
이후 기존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초기와는 다르게 헤이 온 와이의 모든 서점들은 매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연한 것이 현재 이곳에서 거래되는 연간 책의 양이 100만권이 넘는다. 따라서 모든 서점들이 나름의 도서분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나아가서 온라인 주문 판매까지 한다.
예를 들어서 부스가 운영하는 서점은 40만권이 넘는 장서를 자랑하니 그 규모가 어지간한 대학도서관 수준으로 헌책방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그런가 하면 전세계로부터 온 희귀도서들은 물론이고 시대별, 작가별, 주제별, 연령별로 특화된 독특한 서점들이 운영되고 있어 각 분야별 매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헤이성 주변을 비롯하여 몇 군데에는 무인서점(Honesty Bookshop)도 운영되고 있다. 즉, 책을 선택한 후 요금은 자율적으로 요금함에 넣는 것이다.
헤이 온 와이에는 매년 수십만의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몇 해 전부터 독자적인 테마관광코스까지 만들어 운영할 정도이니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헤이 온 와이는 더 이상 책을 구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1988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봄에 열흘 간 개최되는 ‘헤이 축제(Hay Festival)’를 포함하여 수많은 책과 관련된 문화, 예술 행사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곳을 찾게 만들고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참석하여 시낭송과 강연을 하며,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지식인들이 또한 대거 참석함으로써 그 권위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세계에 많은 독특한 축제들이 있지만 이처럼 책과 연관된 행사들은 아마도 헤이 온 와이가 아니고서는 찾아볼 수 없을 것임에 틀림없다.
지극히 전원적이며 중세시대 마을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헌책방으로 변신한 헤이 온 와이의 서점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소설과도 다름없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소중한 연구자료를 찾기 위한 학자들에서 동화책을 고르기 위한 어린이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적어도 헤이 온 와이에서 만큼은 헌책의 퀴퀴한 냄새가 여느 구수한 빵 냄새보다 향기로우며, 남녀노소 너나 할 것 없이 마음도 풍요로워진다.  
  

------------------------------------------------------------------------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University of Bath) 건축학 박사과정 수료
         현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도시계획학과(Cities Programme) 튜터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작성자
김정후 건축가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23 - 토버모리 2007.04.26
동심의 항구 마을로 탈바꿈한 토버모리(Tobermory) 쇠퇴하던 마을 활성화위해 건물마다 독특한 캐릭터 부여 BBC 어린이 프로그램 배경 선풍적 인기 몰이..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22 - 스톤헨지 2007.04.13
인류의 신비를 간직한 거석 유적 스톤헨지(Stonehenge) 세계 7대 불가사의 영국 렌드스케이프의 정수… 여전히 베일 가려진 건축 목적 스톤헨지..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21 - 헤이 온 와이 2007.03.27
헌책방 마을, 헤이 온 와이(Hay-on-Wye) -  매년 전세계 수십만 관광객 몰려드는 웨일즈의 자랑거리   웨일즈(..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20 - 코벤트 가든 2007.03.15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을 통하여 런던을 읽는다 전세계 대중 문화와 예술이 한데 어우러져 거주자가 아닌 관광객의 입장에서 한 도시를 이해하는..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19 - 런던아이 2007.03.01
런던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는 계기 만들어 앞선 5회와 18회에 각각 소개한 , 과 더불어서 런던의 가장 큰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오늘 소개할 다. 로도 널리..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