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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4- Regent Street
코리안위클리  2008/06/25, 23:40:48   
세계 최고의 거리를 향한 존 나쉬의 야망 '리젠트 스트리트 (Regent Street)'


▲ 건축가 존 나쉬가 디자인한 ‘리젠트 스트리트’는 우아한 곡선을 따라 유기적으로 배치된 회색 건물들이 현재까지도 통일감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을 대표하는 쇼핑거리로도 유명하다.

유럽에서 런던과 자주 비교되는 도시는 파리, 로마, 베를린 등이다. 이는 서로가 라이벌 관계임을 뜻한다. 이 도시들은 어느 한 도시가 일방적인 우위를 점한다고 할 수는 없고 각각 장단점을 갖는다. 그런데, 파리, 로마, 베를린은 물론이고 비엔나,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 유럽의 주요 수도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반면에 런던에만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대가로(Boulevard)’다. 대가로는 가로수로 장식된 넓고 곧게 뻗은 거리로써 개선문, 궁전, 광장 등과 어우러져 도시를 상징하는 길로 여겨진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유럽 도시들이 이와 같은 대가로를 조성한 데는 목적이 있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종교적 혹은 통치자의 힘과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넓은 길에서 화려한 종교 행사나 군대 행렬 등을 거행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절대 권력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또 다른 목적은 경제적 측면이다. 유럽 도시의 특징인 중세 도시 구조는 대부분 좁고, 구불구불한 비정형의 도로로 이루어진다. 그렇다 보니 차량 및 보행자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뿐더러 환경 역시 나쁜 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18, 9세기 동안에 유럽에서는 기존의 좁은 거리를 확장하는 공사가 유행처럼 진행된 바 있다.
유럽 도시들이 경쟁적으로 대가로를 만들고, 도시 모습을 바꿀 무렵, 런던에서도 비슷한 요구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소극적 개발로 인하여 경쟁도시들에 런던이 뒤쳐진다는 비판에 기인한다. 런던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대가로가 없음에 대한 지적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1811년에 계획된 것이 바로 ‘리젠트 스트리트다’. 리젠트 스트리트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시작해서 피카딜리 서커스를 지나 리젠트 파크까지 이르는 거리로 건축가인 존 나쉬(John Nash)가 디자인했다. 나쉬는 훗날 조지 4세 왕이 되는 리젠트 왕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고, 거리 이름 역시 왕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나쉬는 파리와 로마를 능가하는 화려한 대가로의 실현을 꿈꾸었다. 이를 위해서 나쉬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와 리젠트 파크 주변에는 황실 중심의 고급 주택가를 배치했고, 가운데 거리에는 다양한 상업, 문화, 여가 시설들을 위한 공간을 계획했다. 리젠트 스트리트의 백미는 거리의 우아한 곡선을 따라서 건물들을 유기적으로 배치한 것이다. 특히, 거리 양쪽 건물들의 전면에 콜로네이드(Colonnade: 기둥을 줄지어 세우고 지붕을 얹은 회랑)를 설치하여 독특한 거리 모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아쉽게도 콜로네이드 거리는 19세기 후반에 상권이 발달하면서 넓은 공간을 필요로 했기에 전면적으로 철거되었고, 20세기 초반에는 나쉬가 디자인한 건물도 대부분 사라졌다. 다행스럽게 전체적인 거리 형태와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리젠트 스트리트는 영국에서 보기 드물게 건물의 모습, 장식, 높이, 재료 등에서 통일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리젠트 스트리트가 지닌 거리 모습을 유지하기 위하여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육중하면서 담백한 느낌의 회색 포틀랜드 돌로 이루어진 건물들이 동일한 높이와 형태로 줄지어 늘어선 거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웅대한 거리를 만들려던 나쉬의 야망은 절반의 성공만을 이룬 셈이다. 그러나 리젠트 스트리트는 20세기 중반을 지나면서 런던, 나아가서 유럽을 대표하는 쇼핑거리로 빠르게 발돋움 했다. 현재 리젠트 스트리트는 햄리스, 리버티, 애플, 오스틴 리드 등을 포함하여 각양각색의 상가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나쉬의 계획이 비록 완벽하게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나쉬의 웅대한 야망으로 인하여 200년이 지난 지금, 런던은 최고의 쇼핑거리를 갖게 됐다.


▲ 육중하면서 담백한 느낌의 회색 포들랜드 돌로 이루어진 건물들이 늘어선 리젠트 스트리트에는 각양각색의 상가들과 유명 백화점이 자리잡고 있다.


▲ 존 나쉬가 디자인한 리젠트 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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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정후(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 건축학 및 런던정경대학 도시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하고 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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