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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8 -Shad Thames
코리안위클리  2008/08/20, 23:35:27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 샤드 템스 (Shad Thames)
다시 태어난 템스 강의 숨겨진 가장 매력적인 거리



▲ 20세기 후반부터 템스 강변의 버려진 창고시설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가 버틀러 워프다. 그리고 ‘샤드 템스’는 버틀러 워프의 창고시설 사이에 위치한 거리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배경이기도 하다.

강을 가진 도시는 그렇지 못한 도시에 비해서 많은 장점을 갖는다. 가장 큰 장점은 강을 통해서 활발한 무역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문화, 예술 교류도 쉽게 이루어진다. 반면에 단점도 있다. 강을 통한 교역이 주가 되므로 주변에는 선착장과 창고를 중심으로 한 산업시설들이 빼곡히 들어서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러한 시설들이 활발하게 운영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쇠퇴하고 나면 다른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시의 모습을 바꾸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런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영국 최고의 황금기 중 하나인 빅토리아 시대(1837-1901)를 지나면서 해상 무역은 급격히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템스 강은 더 이상 무역선이 왕래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템스 강변에 건립된 수많은 창고시설들은 버려지거나 범죄가 빈발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흔히 말하는 산업사회의 어두운 단면인 셈이다. 이는 기능뿐만이 아니라 도시경관에도 많은 악영향을 끼쳤다.
템스 강 주변의 벽돌로 지어진 창고들은 생기를 잃고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화물 운송을 위하여 설치된 철재 크레인들은 녹슨 채로 곳곳에 방치되었고, 주변의 목재들은 썩은 채로 나뒹굴었다.
이러한 템스 강변의 창고시설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부터다. 그 중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가 버틀러 워프다. 이곳은 타워브리지 동쪽에 인접한 창고시설로 한 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차(tea) 저장고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샤드 템스’는 버틀러 워프의 창고시설 사이에 위치한 거리다.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뒤로 한 채 버려졌던 버틀러 워프의 창고시설들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발되었다. 핵심은 기존 창고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적 기능에 맞는 다양한 시설들로 활용하는 것이다.
템스 강에 인접하여 최상의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급주택가로 개조되는가 하면, 사무실, 레스토랑, 카페, 소품가게 등 다양한 상업 시설들이 창고를 개조하여 들어섰다.
그런가 하면 기존의 창고 시설들이 견고하고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소규모 갤러리 및 미술관련 시설, 디자인 사무실도 이곳으로 이전해 왔다. 버틀러 워프와 그 주변이 활기를 되찾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창고 건물들 사이의 샤드 템스는 런던에서 가장 독특한 모습의 거리로 재탄생 했다.
사실 샤드 템스는 거리라기 보다는 골목길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이른 새벽에 이곳에 가보면 여전히 삭막한 느낌을 갖는다. 음침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 거친 느낌의 벽돌과 건물 곳곳에 사용된 검은 색 철골 구조물과 페인트로 덧칠한 발코니 등은 여전히 100년 전의 화물 창고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이 밝고 가게들이 문을 열면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바뀐다. 골목길에 촘촘하게 늘어선 가게들과 이곳을 끊임없이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길은 샤드 템스를 화려한 쇼핑 거리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길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기보다는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즉, 주변의 시설과 이용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성격이 규정된다는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인 빅토리아 시대에 이 거리의 모습이 어떠했을 지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건장한 청년들이 땀을 흘려가며 끊임없이 짐을 나르고, 잠시 서서 담배를 피던 곳. 그런가 하며 불량배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노름을 즐기다가 시비가 붙어서 싸움을 하던 곳. 찰스 디킨스가 그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배경으로 이곳을 선택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샤드 템스는 이러한 과거를 뒤로 한 채, 템스 강변에서 가장 매력적인 거리로 탈바꿈했다. 과거와 현재가 기막히게 공존하는 거리로서 말이다.
길은 그 자체의 의미보다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샤드 탬스는 밤에는 삭막한 느낌으로 낮에는 화려한 쇼핑거리로 되살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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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정후(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 건축학 및 런던정경대학 도시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하고 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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