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연재 글짜크기  | 
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13 - Burlington Arcade
코리안위클리  2008/10/30, 02:00:54   
▲ 런던을 대표하는 쇼핑몰인 피카딜리 거리를 걷다보면 말끔한 고전 정장을 차려 입은 신사가 상가 입구에 서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세계 최초의 쇼핑 아케이드인 ‘벌링톤 아케이드’다.
화려했던 빅토리안 시대부터 사랑받던 세계 최초 쇼핑 아케이드
혼잡한 백화점과 다른 편안한 거리


영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특정 장소에 ‘아케이드’라는 단어가 붙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중의 대부분은 쇼핑거리라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아케이드는 쇼핑거리 양쪽 편에 지붕을 덮어서 날씨에 상관없이 보다 편안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본래 아케이드의 근원은 이와는 무관하다. 아케이드란 기둥으로 지지하는 아치에 의해서 만들어진 회랑 혹은 넓은 공간을 뜻한다. 콜로세움과 같은 로마 유적들에서 다양한 형태의 아케이드를 발견할 수 있으며, 중세시대에는 사원, 대성당 등의 종교건축물에도 흔하게 사용되곤 했다. 고전 건축에서 사용된 아케이드가 근·현대 시기에 들어오면서부터 전형적인 상업공간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의미까지 변한 것이다.
런던을 대표하는 쇼핑몰인 피카딜리 거리를 걷다보면 말끔한 고전 정장을 차려 입은 신사가 상가가 시작되는 입구에 서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세계 최초의 쇼핑 아케이드인 ‘벌링톤 아케이드’다. 벌링톤 아케이드는 조지 카벤디쉬 경(Lord George Cavendish)의 주도하에 건축가 사무엘 웨어(Samuel Ware)가 1819년에 완공했다. 2층 규모로 전체 72개의 상가로 계획되었고, 전체 길이는 100여 미터 가량 된다. 아케이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지붕은 우아한 아치와 유리로 덮여 있다. 일반적인 상가와 비교해서 하나의 상가가 차지하는 면적이 매우 좁기에 두세 개를 합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벌링톤 아케이드는 처음부터 고가의 보석, 의류, 신발, 그리고 각종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쇼핑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물론 현재까지도 당시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한 채, 런던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제품들을 파는 가게들로 채워져 있다. 미루어 짐작컨대, 빅토리안(1837-1901) 시대에 귀족들로부터 벌링톤 아케이드가 큰 사랑을 받았음은 당연하다.

벌링톤 아케이드는 혼잡한 백화점과 달리 편안하게 거리를 걸으며,
짧은 시간에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잠시 쇼핑의 역사를 살펴보자. 유럽의 주요 수도에는 나라를 대표하는 쇼핑 거리가 있다. 대부분이 큰 가로를 중심으로 양쪽 편에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서민적인 모습의 거리가 있는가 하면 특정 계층만을 위한 거리도 있다. 그런데 교통의 비약적인 발달로 인하여 도시가 팽창했고, 대량생산 체제도 갖춰지기 시작했다. 또한 금융업의 발달은 거대상업 자본을 탄생시켰고, 주식회사 제도도 생겨났다. 이것이 백화점의 탄생을 가져온 계기라 할 수 있다. 최초의 백화점은 1850년대에 파리에 문을 연 봉마르셰다. 거리에 길게 늘어섰던 수많은 상가들을 한 건물에 옮겨놓음으로써 쇼핑문화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벌링톤 아케이드의 장점은 바로 백화점과의 비교에서 찾을 수 있다. 벌링톤 아케이드에서는 백화점이 탄생하기 30년 전부터 여러 가게들이 모여서 영업을 시작했다. 이미 백화점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벌링톤 아케이드는 단일 건물이 아닌 거리에 만들어진 장소라는 점이다. 백화점이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혼잡하여 즐거운 쇼핑이라고 할 수는 없다. 거리에 만들어진 벌링톤 아케이드는 다르다. 편안하게 거리를 걸으며,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기존의 거리쇼핑과 백화점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셈이다.
벌링톤 아케이드는 19세기 런던의 화려했던 쇼핑거리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후 전 세계에 아케이드 형식의 쇼핑거리를 탄생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쇼핑을 하던 그렇지 않던 간에 벌링톤 아케이드를 걸으며 다양한 가게들을 구경하고, 화려했던 런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역시 런던을 감상하는 묘미임에 틀림없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 건축학 및 런던정경대학 도시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하고 있다.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김정후 건축가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14 - Brick Lane 2008.11.12
새롭게 떠오른 예술의 거리, 수많은 세계적 예술가 탄생시킨 영국 창조 산업의 메카
연재-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3 ‘전원적 잉글랜드’ 2008.11.06
“잉글랜드는 시골이고 시골이야말로 잉글랜드” … 영국인들의 시골을 향한 끈질긴 동경
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13 - Burlington Arcade 2008.10.30
화려했던 빅토리안 시대부터 사랑받던 세계 최초 쇼핑 아케이드 … 혼잡한 백화점과 다른 편안한 거리
연재-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2 존 불의 왕국, 브리타니아의 제국 2008.10.22
존 불 - ‘자유 누리는 풍요로운 영국인상’, 브리타니아 - ‘대영 제국의 영광 구현’
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12 - Millfield Lane 2008.10.15
영국 랜드스케이프의 아름다움 체험할 수 있는 야생 그대로의 산책로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안정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한국 연극의 글로벌 진출 : 교..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