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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14 - Brick Lane
코리안위클리  2008/11/12, 23:31:30   
▲ 런던 동쪽의 낙후된 이스트엔드 지역은 90년대 중반부터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들면서 런던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브릭 래인의 방치된 공장 및 사무실 등은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최적의 장소가 됐다.
새롭게 떠오른 예술의 거리, 수많은 세계적 예술가 탄생시킨 영국 창조 산업의 메카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중 하나는 이스트엔더스(EastEnders)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이스트엔드로 불리는 런던 동쪽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 생황을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 잠시 혼란스러워진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경이나 생활모습 등이 도무지 우리가 상상하는 런던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트엔더스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있는 그대로 런던 동쪽 지역의 일상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런던의 동쪽 지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개발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었고 이로 인하여 급속하게 낙후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 세계로부터 온 이민자 및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다민족 지역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방글라데시 이민자들이 핵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런던에 있으면서 런던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던 이스트엔드 지역이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새로운 런던의 명소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이 지역이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장, 전시장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장소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브릭 래인(Brick Lane)’이 자리한다. 이름이 의미하듯 과거에 이 지역은 벽돌과 타일 등을 생산하는 공장지대였다. 그런가하면 18세기에는 런던에서 가장 큰 맥주 양조장인 트루먼 브루어리(Truman Brewery)가 설립되어 200년이 넘게 운영되었다.
브릭 래인의 변화는 이곳으로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시작되었다.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방치된 공장 및 사무실 등을 저렴하게 임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상의 조건이었던 셈이다. 특히 1988년에 문을 닫은 트루먼 브루어리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공간으로 여겨졌다. 하나 둘씩 모여든 예술가들은 활발한 교류가 가능했고, 이를 통해서 전시와 공연 활동 등이 이루어졌다. 삼삼오오 모여서 작업을 하던 예술가들의 수는 90년대 후반을 넘어서 이미 만 명을 넘어섰다. 아마도 단일 지역에 모여서 활동하는 예술가의 수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아닐까 싶다. 이는 단순히 숫자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이곳을 통하여 등장한 세계적인 작가들 역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예를 들어서 상상을 넘나드는 작업을 통하여 영국, 나아가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 작가로 평가받는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보금자리가 이곳이었고, 고백의 여왕으로 불리는 젊은 표현주의 작가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이 또한 이곳 출신이다. 탁월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이들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던 배경이 브릭 래인만의 독특한 환경때문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화이트채플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브릭 래인을 따라 걸어가 보자. 길게 뻗은 브릭 래인에 들어서자마자 느낄 수 있는 것은 언제, 어디서라도 동네 건달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음침한 뒷골목의 풍경이다. 문을 닫은 채 방치된 창고 및 건물들 그리고 빈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어수선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는 소품과 벽화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축된 느낌은 이내 사라진다. 브릭 래인을 가득 채운 각양각색의 상점과 식당 그리고 그 사이로 미로처럼 자리잡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전시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트루먼 브루어리에는 200여 개에 달하는 화가, 음악가, 조각가, 사진가,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등의 작업실이 모여있다. 명실공히 영국 창조산업의 메카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음이다.
트루먼 브루어리를 중심으로 브릭 래인에서는 매년 세계적인 전시 및 공연이 진행된다. 뮤지컬을 감상하기 위해서 런던의 웨스트엔드를 가야한다면, 진정한 거리 및 전위예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스트엔드를 가야한다. 브릭 래인을 걸으면 세계 현대예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 건축학 및 런던정경대학 도시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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