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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5 스포츠가 처음 태어난 나라
코리안위클리  2008/12/04, 00:02:59   
▲ 1871년 사립학교들을 주축으로 시작된 축구협회컵 대회는 노동계급 클럽들로 그 대상이 확대되었고 1914년에 이르러 축구는 압도적인 노동계급의 스포츠가 되었다.
스포츠, 갈등의 원인인가? 화합의 매개인가?
규칙·코드 만든 우월함에 믿음과 확신 갖는 영국


영국인들이 프랑스인이나 독일인들보다 우월한 것은 두뇌가 좋다거나 산업·과학·전쟁장비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영국인의 우월성은 운동 경기가 주입한 건강과 성격에 있다. 영국인들이 발휘하는 스포츠 정신, 용기, 결단, 그리고 힘은 위대한 사립학교의 크리켓 경기장과 축구 경기장에서 획득되었다. 
- 웰던 E. C. Weldon

영국은 근대 스포츠를 탄생시킨 나라다. 축구, 럭비, 크리켓, 골프, 테니스, 경마 등 민족과 국가를 초월하여 현재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인기 스포츠들은 거의 다 영국인들에 의해 발명되거나 체계를 갖추었다.
최초의 산업국인 영국이 최초로 법규화·제도화·상업화한 스포츠 문화를 도입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근대적 스포츠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발전이 전제되어야 했다. 충분한 여가시간과 수입 증대, 그리고 교통수단의 개선 같은 기술적 발전이 바로 그것이다. 영국은 그 모든 면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앞서 갔고, 그 결과 가장 먼저 스포츠 경기의 제도화와 프로화가 진척되었다. 프로축구의 화려한 대두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스포츠의 프로화는 참여보다 승리를 강조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승리해야 한다는 목표 때문에 부패와 비리를 자극하는 부정적 결과를 낳기도 했다.

잉글랜드성 구현한 스포츠
크리켓은 영국이라는 나라, 특히 잉글랜드와 동일시되는 스포츠다. 영국 전체를 통해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잉글랜드에서 크리켓은 게임 이상의 것이었다. 크리켓은 본질적으로 잉글랜드의 모든 사회계층에 걸쳐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남부와 북부에서 모두 선호되었다는 점에서 진정한 국민적 스포츠였다.
축구가 노동계급의 스포츠이고 럭비가 중간계급의 스포츠라면 크리켓은 보편적 스포츠였다. 축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동계급의 스포츠로 ‘신분하락’한 것에 반해, 크리켓은 존경받을 만한 이미지를 유지했다.
1945년 이후 크리켓 경기자와 관람자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크리켓 인기의 쇠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과정이었다. 크리켓은 대중을 상대로 한 관람경기로 발전하는 데 실패했다. 1990년대에 크리켓이 상업적으로 부흥했을 때 잉글랜드 크리켓 팀은 이미 2등으로 밀려나 있었고 최고 자리는 오히려 이전 식민지 팀들이 차지했다.
1870년대 초까지 축구 경기는 주로 중간계급과 명문 사립학교 학생들에게 국한되었지만 몇 년 뒤 숙련공들 사이에서 상당한 추종자들을 얻었으며 1914년에 이르러서는 압도적인 노동계급의 스포츠로 정착했다. 그에 따라 축구는 사립학교 분위기를 급격히 상실하고 주료 육체노동자들 가운데 상층부와 하층 사무직 노동자들의 특권이 되었다.
중간계급의 여흥이던 럭비는 1870년대 이후 노동계급을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1900년에 이르러 특히 웨일스 공업 지역과 광신 지역에서 노동계급의 게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웨일스적인 것’을 구현하는 스포츠로 인식되었다. 웨일스 노동자들이 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노동자들과 달리 축구가 아니라 럭비에 열광했는지는 흥미로운 주제지만 구체적인 해답은 제시된 바 없다.

프로스포츠 ‘심각한 투쟁’
스포츠의 프로화는 영국의 오랜 전통인 아마추어리즘과의 갈등을 겪고 난 후에야 정착할 수 있었다. 프로화의 문제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더욱 심각한 도덕적 이슈를 포함하고 있었다. 아마추어리즘에 의하면 스포츠의 목적은 단지 즐거움이며 그 이상으로 넘어가서는 안 되었다. 여가시간 이외의 스포츠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이었다. 이기기 위한 훈련은 스포츠를 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스포츠의 본질을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되었다. 게다가 스포츠가 상업화하면 승리가 참여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경기는 더 이상 ‘사이좋은 만남’이 아니라 ‘심각한 투쟁’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또한 프로 스포츠는 과격하고 폭력적이며 스포츠 경기를 돈 잔치로 만든다는 비난도 있었다.
19세기 말까지도 축구는 아직 완전히 노동계급만의 스포츠가 아니었다. 그러다가 프로팀이 출현하자 중간계급은 축구를 포기하고 보다 폐쇄적인 럭비의 세계로 물러났다.
스포츠가 추종자들에게 주입하는 가치는 때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 가치들은 개별 스포츠의 미시적 수준에서는 수용할 만하고 바람직할지 모르지만 사회 차원의 거시적 수준에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축구가 노동자계급의 스포츠이고 럭비가 중간계급의 스포츠라면,
크리켓은 보편적이고 진정한 국민적 스포츠로서 잉글랜드와 동일시되었다.

예를 들어, 스포츠는 남성성의 대표적 구현이고 남성다움은 좋은 것이지만 통제되지 않을 때에는 야만적 행동과 공격성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축구의 훌리건이 그 좋은 예다. 훌리건주의라는 현상은 1960년대에 등장하여 1970~80년대에 절정에 달했다. 급기야 1985년 브뤼셀에서 4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잉글랜드 팀은 유럽 경쟁에서 제외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스포츠가 수반하는 충성심이다. ‘옳거나 그르거나 나의 조국’은 파국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스포츠는 이미 현대인의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스포츠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그것이 야기하는 부정적 측면을 억제해 나가는 지혜일 것이다. 영국 스포츠의 발달사는 그 가능성과 어려움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가 된다.
영국은 다민족 국가이자 뚜렷한 계급사회다. 스포츠가 그러한 다민족 사회를 통합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는지, 계급구조를 완화시켰는지 아니면 강화시켰는지는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흔히 스포츠는 ‘함께하는 즐거움과 공통의 흥분’을 통해 계급 간의 차이를 없애고 사회적 안정을 도모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스포츠의 사회 통합적 기능은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 19세기의 관찰자들은 스포츠가 계급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했으며 음주와 범죄 등 반사회적 행위를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필자 박지향(朴枝香) 교수는
1953년 서울 출생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1978),
미국 뉴욕주립대 박사(유럽사학 1985), 영국사학회 연구이사
현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저서: ‘영국사’‘제국주의’‘슬픈 아일랜드’‘일그러진 근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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