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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19- 테이트모던 터빈홀
코리안위클리  2009/01/21, 07:32:33   
▲ 터빈 홀은 서쪽에서 템스 강을 따라서 걸어온 보행자들이 박물관 내부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도록 별도의 주출입구를 만들어 강변 산책로와 연결하고 있다. 넓은 공간을 이용해 매년 대규모 설치조각 전시를 한다(사진 왼쪽 위·도리스 살체도의 지진을 형상화한 작품).
강변로를 박물관으로 끌어들인, 테이트 모던 터빈 홀
넓고 편안한 휴식공간·대규모 설치조각 전시공간 역할


본 연재는 20회로 기획되었다. 마지막회에서는 런던 거리의 매력을 전체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니 거리를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인 셈이다. 아마도 독자들께서는 지금까지 소개한 거리 중에서 가장 익숙하면서 동시에 생소한 거리일 듯싶다. 이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할 터인데,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바로 테이트 모던의 ‘터빈 홀’이다.
테이트 모던의 설계자인 스위스 건축가 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 뮤론은 화력발전소였던 기존의 건물을 활용하면서 일반인 혹은 전문가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이디어를 한 가지 제안했다. 건물의 전면인 강변 방향으로 입구를 마련하는 것과는 별개로 건물의 서쪽에 박물관의 주출입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는 상식적인 제안이 아니었으므로 많은 논쟁과 토론이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 헤르조그와 드 뮤론의 확고한 생각이 받아들여졌다.
그렇다면 헤르조그와 드 뮤론이 이처럼 서쪽에 테이트 모던의 주출입구를 만들려고 한 의도는 무엇일까? 핵심은 서쪽에서 템스 강을 따라서 걸어온 보행자들이 박물관 내부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강변로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화력발전소의 터빈 홀로 사용되었던 거대한 공간이 템스 강과 연결된 길로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이곳에 있었던 엄청난 규모와 양의 고철을 제거하는 작업이 테이트 모던 공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언급하곤 한다. 말끔하게 비워지고 경사로가 만들어진 터빈 홀은 관람객들이 화력발전소의 변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테이트 모던의 한 가운데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천창을 통해서 밝은 빛이 스며들어오기에 낮에는 인공조명도 필요치 않다.

버려진 화력발전소 건물이 현대 미술관으로 변신에 성공한 이유는
템스 강을 거니는 시민들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이는 터빈 홀 때문이다.


강변로의 일부이자 내부 산책로가 된 테이트 모던의 터빈 홀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휴식공간이다. 내부공간이면서 외부공간처럼 느껴지는 터빈 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 중의 하나는 관람객이나 견학 온 어린이들이 도시락을 먹고 휴식을 취하거나, 산책 나온 시민들이 담소를 나누고 책을 보는 것이다. 앉아있기도 하고, 때론 누워있기도 하고 참으로 편안한 모습이다. 대부분이 빼곡한 전시공간으로 채워진 기존의 박물관과 비교해 보면 이 공간의 가치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둘째, 대규모 설치조각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테이트 모던은 1년 단위로 이 공간에 대규모 설치 조각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박물관에도 내부에 이 정도 규모의 전시공간이 없다는 점에서 테이트 모던만이 가진 독특한 장소라 자랑할만하다. 지난 2006년에는 이곳에 독일의 카르스텐 휼러가 제작한 5층 규모의 대형 미끄럼틀이 설치되었는데, 마치 놀이동산에서처럼 이를 타기 위해서 긴 줄을 서있는 것처럼 인기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작년에는 콜롬비아의 조각가 도리스 살체도가 터빈 홀 바닥을 실제로 파서 지진을 형상화하는 전위적인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지진이 발생할 때 볼 수 있는 땅의 균열을 통하여 다양한 의미를 함축한 이 작업은 전 세계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불과 8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테이트 모던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박물관으로 부상했다. 테이트 모던의 대성공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회자되곤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버려진 화력발전소 건물이 현대 미술관으로 변신했다는 점이다. 너무나 타당한 지적이다. 그러나 테이트 모던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템스 강을 거니는 시민들과 관람객들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이는 터빈 홀 때문이다. 이보다 더 매력적인 거리가 있을까.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 건축학 및 런던정경대학 도시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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