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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책자만 화려했던 한인축제에 다녀와서
코리안위클리  2003/08/28, 05:04:46   
이연옥 / Reading 거주



우와, 작년보다 더 괜찮겠다. 토요일에 운전 강습 받지 말고 일찍 출발하는 것이 어떻겠냐? 친구들한테 메일 보내서 알려줘야 겠네. 몇 년 후에는 얼마나 주목 받는 축제로 자리잡을까?” 외국 문화에 많은 호기심을 가진, 더구나 부인의 나라, 한국에는 특별한 관심이 있는 우리 신랑이 한인축제 안내 소책자를 읽고 흥분하며 한 말이었다. 내가 봐도 작년에는 없던 그 안내서까지 뭔가 기대감을 한층 높여 주었다.
작년에 결혼해 영국으로 와서 한인축제 한복경연대회에 참가했던 우리는 올해는 전통혼례 모델을 하면 어떨까 생각도 했었지만 한복이 드라이클리닝 받으러 고국에 가 있는 상태라 그냥 관중으로 즐기기로 했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치고 실기 강습은 취소한 채 Reading에서 출발해서 Fairfield Park에 도착하니 12시30분이었다. 무대에서는 막 부채춤 독무가 끝나고 30분간 점심 식사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뭔가 구미를 당기는 음식이 있나 이리저리 둘러 봐도 다양한 우리네 먹거리 라기 보다는 육류에 한정 된 듯 했다. 몇 가지 사서 얼른 먹고 행사가 다시 시작되길 기다렸지만 30분이라고 했던 점심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로 길어졌다.
오후 2시경, 중국 팀과 인도 팀의 공연이 끝나고 사물놀이가 무대 위에 올랐다. 상모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며 신랑이 좀 아쉬워 했다. 그 즈음에 초대했던 친구들 중 한 커플이 왔기에 음식 사서 주고 먹고 나서 다시 무대로 오니 장기자랑이 진행되고 있었다. 즉석에서 아무나 나와서 아무거나 하고 상품을 받아가는 식이었다.
가요톱텐 녹화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던 ‘썰렁한’ 행사로 오후 일정이 마감되었다. 신랑과 나는 아주 부끄러워서 작년에는 이것보다 나았었는데 올해는 아주 실망스럽다고 친구들한테 미안해 하며 둘러댔다. 괜히 친구를 초대한 것이 아닌가, 그나마 두 사람만 온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랐다.
나는 신랑한테 한국의 좋은 점은 물론 그렇지 못한 면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그럴 때마다 “Miracle people, miracle country!!”라고 오히려 자부심을 갖는 사람이 얼마나 이번 행사에 실망을 했는지 내년에는 가지 말자고 했다. 나도 이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기대가 너무 컸기에 실망이 배신감으로 다가왔을까? “영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인종, 나라, 종교와 민족을 떠나 한자리에 모여, 훌륭한 한국의 전통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종합 축제 마당” 이라고 그 안내 책자에 묘사되어 있던 것에 비하면, 행사 그 자체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듯한 인상이었고, 무대 뒷면은 온통 기업들의 광고들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시는 몇 분이 이런 생각을 공유했는데, 하지도 않았던 ‘ 전통혼례’와 ‘한복경연대회’까지 거행한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를 한 8월14일자 <코리안 위클리>가 도착한 것이 아닌가? 한인회 사이트 게시판에 정말 그 두 행사가 거행되었는지 질문을 올려놓고 오후에 확인해 보니 답변은커녕 그 질문 자체가 삭제되어진 상태였다. 영국의 한인들은 한국의 1980년대로 되돌아가서 살고 있는 것 같아 서글퍼졌다.
이런 큰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하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리라 이해된다. 그렇다면 솔직히 어려웠던 점을 인정하고 우리 한인들의 참여가 부족했다면 협조를 구하는 쪽의 기사가 앞으로의 행사를 더 바람직하게 발전시키지 않을까 해서 <코리안 위클리>에 문의했더니 확인 없이 기사가 나간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작년보다 축제를 참관한 외국인들이 훨씬 더 많아 보인 건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국제커플 가족들이 아주 많이 눈에 띄었다. 축제에 가서 배우자의 나라에 대해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가족이 아니라도 작년 월드컵 이후 더욱 알려진 대한민국에 대한 호기심에서 왔을 텐데 주최측의 준비 부족이든, 나를 비롯한 우리 한인들의 협조 부족이든 그들에게 한국에 대한 강한 이미지는 심어 주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행사였던가 하는 의구심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이번 주말에 시댁에 가면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을 존경하는 우리 시부모님이 며느리 나라 문화축제가 어땠느냐고 물으실 텐데, 씁쓸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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