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나는 우리 엄마의 디딤돌이 되고 싶다.
런던한국학교 중등3 김아름
얼마전, 빨래를 정리한 적이 있다. 주말마다 빨래를 모아서 하는 우리 엄마는 하루종일 다림질, 세탁기, 건조기 앞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셨다. 그날은 엄마가 몸이 불편하셔서 내가 다 마른 옷들을 개어서 가족들의 옷장에 넣게 되었다.
세탁기 안에서 가지각색의 옷가지가 토사물을 뱉어내듯 쏟아져나왔다. 그 많은 옷을 보니 함숨이 나왔다. ‘이걸 언제 다 치우냐…’
아빠의 바지를 다리고, 내 티셔츠를 개고, 동생의 양말도 접고, 아빠의 런닝도 개었다. 옷이 얼마나 많던지, 이 많은 옷이 빨래바구니에 잠자코 있던게 신기했다.
그 옷들을 자기 주인의 서랍에 넣고, 또 넣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엄마옷이 대여섯 벌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집안에서나 입는 평범한 티셔츠 몇 벌과 반바지가 전부였다.
속상했다. 항상 공부하라고 소리치시고, 돈 아껴쓰라고 잡지도 맘대로 못보게 하신 엄마였지만, 자신을 헌신해 우리 세남매 좋은 옷 입혀주시고, 맛난 것 먹여주신 엄마. 항상 그 많은 빨래를 혼자 하신 엄마. 자신의 옷이 없어도 정성스레 빠짐없이 다려주신 엄마가 너무 고마웠고, 내가 미웠다. 엄마가 아플 정도로 고생하게 놔둔 내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엄마는 침대에서 아침의 고요처럼 잠들어 계셨다. 깨어 있으셨다면 괜찮으시냐고, 사랑한다고 했겠지만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다.
내가 클수록 약해져가시는 우리 엄마. 항상 사랑하고, 힘들때마다 기댈 곳이 되어주신 엄마에게, 이젠 내가 디딤돌이 되어주겠다.
오늘도 토요일이다. 집에 가면 엄마가 여전히 빨래를 하고 계실 것이다. 그러면 난 달려가서 같이 옷을 개며 엄마한테 오늘 학교에서 있던 일을 재밌게 들려드릴 것이다.
“엄마 사랑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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