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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0일자 김남교 컬럼 ‘청와대 일당자축 혈세만찬과 결식아동’을 읽고
코리안위클리  2004/06/24, 01:10:32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아무리 싫다해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즐거움, 그러나 지나친 주관적 결론 아닐지

얼마전 한국최고의 신문이라 스스로 자찬하는 조선일보의 사장이 자사 기자들과의 면담에서 ‘조선일보는 할말을 하는 신문이 되겠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판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언론이 해야하는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가 그 말을 하면 왠지 마음에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태여 멀리 유신시대의 정치적 암흑기를 기억하지 않더라도 80년대 민주화시대를 거처간 세대라면 누구나 경험했던 최루 연기와 군부독재정권에 의한 처절한 정치적 탄압을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진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믿는 육군사관학교출신의 군인들에 의해 수많은 지식인과 학생들은 고문당하고 피를 흘렸으며 의사표시는 철저하게 유린당했었다.
보도지침으로 인해 땡전뉴스를 경험한 세대들이 언론자유를 실천하다 해직된 기자들의 아픔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이때 수많은 사람들이 군부독재에 저항하다 피를 흘리고 있을 때 잠잠했던 그들이, 정치군인들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장군인들의 총칼에 의해 철저하게 짖눌려지고 있을 때 그들을 폭도라 몰아세우고 오히려 정치군인들을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추켜세우던 그들이, 그래서 그 군사정권시대에 최고의 신문으로 사세를 확장한 신문. 이 때문에 혹자들이 민주화 시대에 무임승차했다고 그들을 비난하고 있을 때 태연하게 ‘할말을 하는 신문’이 되겠다고 한다.
체제비판이 허용되지 않았던 암울했던 지난시대를 돌아보면서, 수많은 지식인들이 육군사관학교출신의 대통령들에 반대한다고, 감히 그들에게 대든다고 남산 지하실에서 얻어터지고 물고문당하다 심지어 죽어나가던 시대를 회상하면서, 요즈음 거대 여당에서 졸지에 야당으로 전락한 국회의원들이 또는 초선의원들이 노대통령을 ‘노무현’이라 부르며, 어떤 여자국회의원은 ‘아저씨’라고 부르며, 심지어 방송 토론에 참석한 의원이 대담도중 노대통령을 ‘노무현이가’ 라고 부르자 사회자가 ‘국민들이 듣고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정말 세상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더구나 우리나라 메이져신문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그냥 한자로 ‘노’라고 표현하자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나 노대통령으로 써달라고 부탁해도 기자들은 이미 관용어가 되어버렸다고 하며 무시하는 시대가 되었다.
언제부터 신문에서 대통령을 성씨만 부르면서 기사화시켰는가, 정말 그런 말을 하는 기자들의 머리에는 어떤 생각이 들어있는지 궁금하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주 김남교칼럼 ‘청와대의 일당자축 혈세만찬과 결식아동’은 나에게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 표현의 한 양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무런 두려움 없이 마음껏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는 풍요로운 민주주의 시대의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이 분위기가 너무 좋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반론을 써도 그리고 조선일보를 마음껏 비판해도 ‘설마 조선일보 특파원이 내 뒷조사를 해서 손보지나 않을까’ ‘혹시 조선일보의 마녀사냥에 내가 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언론권력의 무서움을 떨쳐버릴 수 있어서 좋다.
칼럼 ‘청와대~’은 춘향전의 글로부터 시작한다. 내용인 즉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과의 청와대 만찬을 백성의 피와 기름(국민의 혈세)으로 착취한 향연을 빗대며 백성들의 눈물과 원망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최대 117만 결식아동가능성을 이야기하며, 한국사회를 ‘미증유의 불경기’라고 표현하면서 춘향전 당시 시대상의 ‘금준미주’와 ‘옥반가효’의 표현정도는 차라리 애교로 보아야할 정도로 현재 살인적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꼭 혈세로 마련한 크리스털식잔에 넘치는 와인도 곁들인 코스만찬을 해야할까” 스스로 질문하면서 이렇게 상상한다.
“코스의 접시마다 메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제비집, 상어지느러미 아니 설마 곰발바닥요리는 아니었겠지. 아마 금값의 향기로운 송이버섯과 전복과 해삼탕은 빠지지 않았을 테지”
절묘한 이 칼럼의 이런 상상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정말 춘향전 시대의 탐욕스런 부패관리들의 모습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과의 청와대만찬과 오버랩시키게 만든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생각하기를 “이 컬럼을 쓴 사람 무척이나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싫어하는구나”하면서 그래도 이렇게까지 탐관오리와 청와대만찬을 덧입힌 것은 지나치지 않았나 하면서 넘어가려 했었다.
그러나 컬럼이 청와대 만찬을 “지금이 마치 태평성세라고 내외에 과시  하여 대부분 국민을 또 약올리려고 하는가” 할때 그만 내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태평성세과시’라는 이 말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팩트가 없는 상황에서 너무 지나친 주관적 결론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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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정부 칼국수만 먹어 이렇게 잘살게됐나?”  
정책결정 비판은 이해할 수 있으나 먹는 것으로 대통령 트집잡는 것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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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이 열린우리당을 싸잡아 비난하기에 상대당인 한나라당에 대해서 한마디 하겠다.
한나라당의 공동대변인중 한사람인 전여옥 대변인이 청와대 샥스핀 요리(정확하게는 샥스핀수프라 해야하겠다)에 대해 비난하면서 하는 말로 자기는 한나라당 일 하면서 김밥을 너무 많이 먹었다고 하소연 하였다.
그러나 어느 네티즌이 열심히 조사하여 인터넷에 올린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전여옥씨는 “여행을 해도 잠자리와 먹거리는 반드시 최고로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했으며 “저희집은 대대로 먹는 것에 목숨을 걸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버지께서 미식가였기 때문에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서울시내 좋은 음식점은 다 다녀봤어요. 어디든지 찾아가서 미식체험을 한 경험은 저에게 큰 자산 중에 하나에요”라고 말하였다.
나는 이것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를 생각해보았다. 정말 한나라당이 돈이 없어서, 결식어린아이들을 생각하면 차마 좋은 빌딩에 있을 수가 없어서 천막에 들어갔는가 묻고싶다. 언론에 보인 사진을 보면 한나라당 천막당사 앞에는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최고급 대형차들이 즐비하게 들어서있어 그것의 아이러니컬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정말 전여옥 대변인이 돈이 없어서, 나라경제가 피폐하여 살인적인 상태에 있기에 차마 목이 메어 김밥만 먹고 돌아다녔는가 생각해본다.
작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시절 소탈하게 사우나도 하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할 때는 이미지정치한다고, 쇼한다고 비난하고 플러스펜을 쓰고 발가락 양말을 신으면 권위가 없다고 비난하던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나라경제가 망가졌으니 대통령도 기름값 비싼 대형차 타지말고 소형 티코를 타라는 말은 왜 하지않는가? 해도해도 너무 한다. 정책결정에 대해 반론을 제시하고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그래도 이해한다해도 어떻게 식단까지, 먹는 것까지 트집 잡고 자기 나라의 대통령을 까내리려 하는가. 김영삼정부때에 청와대에서 칼국수만 먹어서 우리 대한민국이 이렇게 잘 살게 되었는가? 이거 너무 심하지 않는가 어떻게 식단을 가지고 ‘태평성대를 내외에 과시하고 국민을 약올리려고 한다’고 면박을 주는가.
거기에 또 3월초 탄핵소추에 대해 해석하길 국민을 약올렸기 때문에 탄핵정국이 초래되었다고 할 때 적반하장격의 주장에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칼럼에서 말하는 국민은 누구인가? 이미 과반석 이상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이 탄핵후폭퐁으로 말미암아 과반의석을 상실하였다는 견해가 있지 않은가? 당시 여론조사에서도 심지어 조선일보조차에서도 탄핵반대의견이 많았었는데 어떻게 국민을 약올려서 탄핵소추되었다고 할까? 그리고 청와대 만찬을 비트는 것도 부족하여 열린우리당 신구 지도부 만찬을 비꼬면서 “이다음에 메뉴는 무엇일까 한식일까 일식일까 궁금하기도 하다”며 은근한 상상을 통해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열린우리당까지 싸잡아 부정적인 이미지를 뒤집어 쓰게 하는 데서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아마도 이 칼럼을 읽었던 독자들은 샥스핀요리를 먹을 때마다 청와대의 일당자축 혈세만찬을 생각하며 청와대 탐관오리들을 욕하며 열(?) 받을 것이며 우리 어린이 열명 중 하나가 끼니를 굶는 빈곤한 우리나라의 처지에 목이 메이며 백성눈물, 백성원성이 하늘을 찌를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글이란 참 무서운 것 같다. 똑같은 이야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으니.
그건 그렇고 이미 청와대와 민주노동당과의 만찬은 일정이 잡혔고 앞으로 한나라당과 협의하여 청와대와 한나라당과의 청와대만찬이 열릴 예정이던데, 그러면 지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과의 만찬도 청와대의 일당자축만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한나라당의원과의 청와대만찬때 한나라당의원들을 위한 메뉴는 무엇으로 해야할까?
살인적 상태의 국가경제와 결식아동들을 생각하여 김밥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아니다. 그렇게 준비했다가 행여나 손님 초대해놓고 김밥준비했다고 비난할지 모르니 앞으로의 상생정치를 보여주기위해 정성을 다하여 곰발바닥요리를 준비할까? 아니다. 한나라당에서 이미 열린우리당 만찬때 샥스핀수프 먹었다고 비난했으니 자기네가 한 말이 있고해 만찬을 거부할 것이고… . 아이고 골치아프다. 청와대와 한나라당과의 청와대 만찬메뉴까지 내가 신경쓸 필요는 없지 않는가. 그냥 청와대 주방장이 알아서 하겠지.

김 건 상
미들섹스 거주 석사과정 유학생
kunsang@talk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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