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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한국학교 초등4 조민경
나는 여기 북아일랜드에서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방학때면 다른 나라들을 가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프랑스, 스코틀랜드, 영국, 이태리, 스위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올 여름에 간 남아일랜드의 케리였다.
2002년 1월 14일 금요일 아침에 우리 가족은 새벽부터 일어나 바삐 준비를 하였다. 가방은 미리 싸 놓았기 때문에,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옷만 입으면 되었다. 준비를 다한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새벽이라서 그런지 아주 추웠다. 그래서 나는 떨면서 빨리 아빠의 차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차속이 더 추운 것이었다.!
“에이, 잠도 못 자겠네.” 하며 내가 투덜거리는 사이에 아빠, 엄마와 내동생 연경이도 집에서 나와 차에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눈이 스르르 감겼는데….
눈을 뜨니까 케리였다. 우리는 제일 먼저 아침을 먹었다. 배가 고팠던지 아주 맛있었다. 그 다음에는 중세시대의 박물관을 갔는데 대단히 재미있었다. 움직이는 차를 타고 인형나라를 돌러보는 것도 있었다. 인형들은 모두 진짜 중세시대 사람들 같았다. 키, 옷 등이 진짜 사람들과 꼭 닮았다. 또 냄새도 지독했다. 거름 냄새, 술 냄새 등등. 아주 신기하였다. 그런데 모서리를 돌고나니 우리 앞차에 탄 사람들이 없어졌고, 그 차만 어떤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어떻해? 우리도 저 속에 들어가? 어떻해, 아빠?” 하면서 내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박물관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느닷없이 나타나서는 “이제 내리세요”라고 했다.
그 다음날은 내 생일이었다. 또 한 밤을 더 자고 집에 가야 하기 때문에 내 생일은 대충 케리에서 치룰 수 밖에 없었다. 차속에서 가족이 모두 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언니 이제 열살이야?”
“어, 연경아. 언니 열살이야.” 그날 아주 아름다운 절벽(The Cliffs of Moher)에 가서 사진도 찍고, 수족관도 갔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보낸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 경치도 내가 피터팬의 네버랜드 바닷가에 왔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나와 연경이는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물속으로 첨벙 들어갔다. 처음엔 무척 추웠지만 나중엔 작은 파도도 타며 연경이와 신나게 놀았다. 아주 즐거운 생일이었다.
마지막 날에 우리는 케리 밖에 있는 어떤 도시에 갔다. 거기서 배를 타고 돌고래를 보러 바다로 나갔다. 나는 아주 흥분했었다. 아빠는 사진을 많이 찍고 엄마는 한두 장을 찍었지만, 나중에 보니 엄마가 찍은 것에만 돌고래가 찍혀 있었다.
하여튼 아주 재미있는 휴가였다. 나는 내년 여름방학 때는 휴가로 플로리다와 프랑스에 가고 싶다. 디즈니월드와 디즈니랜드(파리)에서만 오래 놀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내년이 되어봐야 알 수 있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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