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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모녀 이야기
코리안위클리  2005/06/16, 02:16:40   
“불가능은 없다 당신도 할 수 있다.”

기쁨의 싹 태어나다
“희아는 저희 부부에게 하느님이 주신 특별한 선물입니다”

결혼 7년, 천신만고 끝에 들려온 임신 소식. 의사의 유산권고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우갑선(50)씨의 강력한 출산 의지로 태어난 아기가 ‘희아’씨다.
네 개의 손가락과 가느다란 발에 발가락도 하나밖에 없는 아기. 가족들은 외면했고 아버지도 캐나다로 입양을 보내자는 말을 입에 담았다. 그러나 모정은 달랐다.
손가락이 두 개인 조그마한 손은 갓 피어난 튤립 꽃 봉우리처럼 예쁘고 귀여웠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10살에 세상을 떠난 성녀 희아신타의 세례명을 따 ‘희아’란 이름을 주었고 ‘세상의 기쁨의 싹’이 되라는 의미도 함께 주었다.
대간첩작전에서 척수장애를 입은 환자와 국군원호병원의 간호사로 만나 어렵게 결혼한 두사람. 통증을 이기기 위해 몰핀을 맞은 아버지, 임신사실을 모른채 감기약을 복용한 어머니 사이에서 그는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두 가지 보물
‘나는 손가락을 두 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내 손을 생각해 보면 아주 귀한 보물의 손이다’

10살 그의 일기장에 쓰여 있던 글이다. 피아노를 칠 수 있게 해주는 네 손가락에 감사를 표현한 글이다.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라고 말하는 희아씨는 걸어 다니고 피아노 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해주는 무릎을 또 다른 보물로 여긴다.
그는 피아노 치는데 방해되고 쉽게 넘어지는 의족 사용을 거부했다. 어색하게 의족을 사용하는 삶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무릎으로 걷는 삶이 시작된 것이다.


희아 피아노를 만나다
“희아는 재능이 없으니 포기하세요”

네 개의 손가락과 낮은 지능, 악보를 읽지 못하는 6살의 그를 보고 모두들 불가능이라며 포기하라고 말했다. 그런 말에 대한 반발심에서였을까?
어머니와 그때부터 하루 10시간 이상 배운 것을 반복하는 맹훈련에 돌입했다. 밥이나 빨래 같은 일상사는 잊고 자신의 삶을 딸에게 걸었다. 피아노를 칠 수 없다면 다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피땀어린 노력 끝에 희아씨는 장애인에겐 바라보는 희망으로, 비장애인에게는 감동을 주는 세계최초이자 유일의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었다.




▲ 사진은 템즈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 유병윤 지휘자와 함께 무대인사를 하는 모습.

포기와 재기 그리고 ‘즉흥환상곡’
“피아노 치기 싫어” 그가 피아노 치기를 거부했다.

정상인도 재능이 없인 배우기 힘든 피아노를 네 개의 손가락이라는 장애를 가진 그가 하루 10시간씩 반복 연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 그렇게 고된 훈련에 작은 몸은 서서히 지쳐갔다. 어느 날부턴가 피아노를 보기만 해도 경기를 하고, 피아노 선생님을 보면 숨어버리는 등 ‘피아노거부반응’을 일으켰다. 그는 피아노를 그만두겠다고 했고 어머니도 자신의 욕심을 접으려고 했다.
기적은 병상에서 일어났다. 1979년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가락이 마비되는 치명적인 사고를 당한 피아니스트, 장애를 뛰어넘는 열정으로 지휘와 작곡을 비롯해 왼손만을 위한 작품을 작곡한 것뿐만 아니라 한손만으로 연주하는 놀라운 기교를 개발해 청중을 압도하는 감동을 보여준 ‘기적의 왼손 피아니스트’ 라울소사를 만난 희아씨.
자신과 비슷한 장애를 가진, 어쩌면 자신보다 피아니스트로서 더 큰 장애를 가지고 있는 그와의 짧은 만남이 그를 다시 피아노 앞으로 이끌었다.
피아노 앞에서 거부감 없이 행복한 표정, 그런 표정으로 그는 5년 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즉흥환상곡’을 자신의 대표곡으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터질듯 한 감동과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또 다른 도전
“작곡을 공부해서 네손가락인 저를 위한 곡을 만들고 싶어요”

올해 국립한국재활복지대학 멀티미디어 음악과에 입학해 기숙사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희아씨. 자신에게 맞는 곡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다부지다.
하지만 어머니는 20년을 자신과 같이 지냈던 딸이 홀로서기를 잘해낼까 걱정이다. 기숙사라 연습할 시간이 없는 것도 걱정이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주말이 되면 항상 기숙사까지 데리러 간다. 어머니 눈에 자식은 어리건 백발의 노인이건 다 똑같나 보다.
작곡 외에도 희아씨의 도전 종목이 하나 더 생겼다. ‘팝페라 가수’.
그는 2달 전부터 팝페라 가수가 되기 위한 특훈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 11일 영국 런던에서 팝페라 가수로서 첫 번째 리허설이자 비공식 데뷔무대를 가졌다. 그의 도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런던에서의 콘서트
“부라보! 앙코르!!”  연신 터지는 외침 속에 한 소녀가 우뚝 서 있었다.

지난 한달 간 일본과 중국, 독일에서의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희아씨의 재영한인회관건립기금을 위한 자선콘서트가 한인회 주최로 지난 11일 런던 리젠트홀에서 열렸다. 네 개의 손가락으로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그녀에게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그 박수에 응답하기 위해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치던 희아씨는 이내 밝은 표정으로 자랑스러운 자신의 두 개의 손가락을 활짝 펼쳐 ‘브이’ 모양을 그려내며 관객들의 호응에 답하는 무대매너를 보여줬다.
이날 그는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와 마이 웨이My Way, 섬웨어Somewhere를 직접 부르며 팝페라 가수로서의 시험무대를 가졌으며 아리랑 홍보대사 위촉기념으로 14일부터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잘츠부르크 오페라 페스티벌’의 특별게스트로 초청돼 개막 및 폐막 공연에서 팝페라 가수로서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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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의 힘을 기르기 위해 시작한 피아노는 어느덧 나의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답니다. 피아노는 제게 많은 위로와 기쁨, 용기, 감사의 마음과
하느님의 은총을 또 세계 여러 나라의 수많은 사랑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었답니다. 삶의 아픔 속에서 제게 꿈과 희망과 용기 그리고 사랑을
가르쳐 주었던 피아노, 그 선율을 다시 삶의 아픔을 겪는 분들께 들려드립니다”  
- 이희아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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