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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의 미디어 창 - 중앙 사설은 반성인가, 변명인가
코리안위클리  2005/08/04, 02:57:26   
중앙 기자들에게 묻는다  
중앙 사설은 반성인가, 변명인가

정치권력과 언론권력, 재벌이 얽힌 ‘검은 삼각커넥션’의 핵심고리 역할을 한 전 중앙일보 회장 홍석현씨의 불법과 탈법, 반칙행위에 대해 중앙일보가 마침내 7월25일자 1면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무늬만 사과의 빛깔을 보일 뿐 실제 내용은 변명과 자기정당화, 나아가 피해자로 둔갑시키기 등으로 일관해서 또 다른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중앙일보가 진정 제대로 된 언론으로 거듭나기보다는 여전히 홍 전 회장의 홍보지와 삼성의 대변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는 지적과 함께 시민단체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의 반성문은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평가가 타당한지 여부를 이제 중앙일보 기자들에게 되묻고자 한다. 편집권이 독립된 신문사라면 기자들의 목소리가 나와야 하지만 침묵과 축소보도, 여론호도를 일삼다 처음으로 나온 사설이 이 정도라는 데 대해 기자들의 고민과 표현을 요구한다.
사설 전체에 홍석현 전 회장을 두둔하는 듯한 표현들이 넘쳐나고 있다.
사설 제목은 <다시 한번 뼈를 깎는 자기반성 하겠습니다>라고 하지만,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

“…문제의 문건에 홍석현 전 사장이 지난 한 시대의 정치적인 악습에 관련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문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없고 ‘한 시대 정치적인 악습에 관련된 것’으로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라는 국가적 중대사로 엄정중립과 공정보도가 가장 중요시되는 시기에 신문사 사장이 불법대선자금 심부름꾼을 한 행위에 대해 통렬한 반성의 내용이 없다.
다음의 내용은 중앙일보와 홍 전 회장을 사건의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있다.

“…1997년 대선 때의 문제로 중앙일보가 겪어야 했던 고초는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정권은 중앙일보를 압박해 왔고, 그 결과 홍 전 회장은 1999년 탈세 혐의로 구속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말이 ‘보광 탈세’ 사건이지 사실은 선거에서 상대 진영을 도왔다는 괘씸죄였습니다”

재벌과 정치권력 사이의 거간꾼을 한 신문사 사주와 그로 인해 불공정 보도 논란에 휘말렸던 업보에 대한 반성없이 거꾸로 피해자로 ‘괘씸죄’에 걸렸다며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조차 부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성문인가 자기합리화인가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다음 내용에 와서는 아예 홍 전 회장 ‘구명운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홍 전 회장 본인도 그때 공개적인 사과와 반성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감옥까지 갔습니다. 그렇다면 일사부재리 원칙이 있듯이 대가는 이미 치렀다고 보아줄 수도 있습니다”


중앙일보 7월 25일자 1면 사설

홍석현 전 회장이 이미 대가를 치렀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들먹이며 ‘이미 대가를 치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지금 사과문을 작성하자는 것인지 홍 전 회장 구명에 나서겠다는 것인지 중앙일보 기자들이 판단해주기를 바란다. 분명한 것은 홍 전 회장이 감옥에 갈 때 보광그룹 탈세, 탈루 사건 때문이었지 대선불법자금 제공 혐의 때문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사부재리’라는 표현 자체가 합당하지 않다. 무리한 용어선택은 홍 전 회장 홍보지를 자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어법이다.
다음의 내용은 반성을 하는 듯 하다가 갑자기 ‘전투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중앙일보를 의도적으로 매도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기도에 대해서는 결연히 맞서 싸울 것입니다”

중앙일보를 의도적으로 매도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기도에 대해서는 결연히 싸우겠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개인이나 조직이 중앙일보와 같은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자랑하는 신문사를 의도적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 반성이 아니라 협박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 반성문이면 반성문답게 사과와 반성이 우선해야 하지만 대조직의 오만함이 먼저 감지되는 것은 반성의 진정성에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해야 할 말은 다음과 같은 말이다.

“…아울러 정·경·언 유착이나 도청과 같은 잘못된 관행이 다시는 재연되지 않도록 한 시대를 청산하는 시대적 과업이라는 차원에서 진상 파악에 주력할 것입니다”

중앙일보가 한국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과 정의를 망치는 ‘정경언 유착’과 ‘불법도청’에 대해서 진상파악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홍 전 회장이 주미대사직에서 물러나든 물러나지 않든 중앙일보가 시대적 과업차원에서 말 그대로 진상파악에 주력할 것인지 여부는 지켜보면 된다. 진상파악에 주력하기 전에 사과문부터 제대로 작성하여 중앙일보 독자들에게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독자들의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기자들 목소리가 죽은 신문사의 미래는 암담하다. 한국일보 사주 장전 회장이 IMF구제금융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외환관리법까지 위반하며 ‘장존’이라는 가명으로 미국 도박판을 전전했지만 기자들은 침묵했다.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한 시민단체, 타언론사에서 고발까지 했지만 정작 자사기자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사주의 비행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기자들이 입을 다물 때 독주와 독단, 파행은 필연이다. 오늘날 족벌신문사의 신뢰도 추락과 독자이탈을 미디어 환경탓만 해서는 안된다.
한국 같은 가부장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언론사 사주는 기자들을 압도하고 편집권을 사유물화하고 있다. 언론사 사주들에 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하고 기자들에게 편집권을 찾아줘야 한다. 그러나 자구노력을 하지 않은 기자들에게 편집권 독립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중앙일보 기자들에게 이 시대 한국 언론이 가야 할 길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기를 당부한다.
미디어오늘


김창룡 교수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cykim2002@yaho.co.kr

김창룡교수는 영국 런던 시티 대학교(석사)와 카디프 대학교 언론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통신 서울특파원과 국민일보 기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겸 국제인력자원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1991년 걸프전쟁 등 전쟁 취재경험이 있으며 <매스컴과 미디어 비평>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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