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기고 글짜크기  | 
김창룡의 미디어 창 - 편집권독립이 필요한 이유
코리안위클리  2005/08/11, 02:21:58   
X파일로 본 족벌신문사의 비극  
편집권독립이 필요한 이유  


‘이상호 X파일’ 보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족벌신문사의 비극을 실감한다.
족벌신문사의 편집권은 사장 1인에게 집중돼 있으며 이는 인사권을 통해 행사된다. 평상시에는 마치 편집권이 독립된 듯 보이지만 선거나 특정사안이 벌어지면 편집권은 사주 일가족의 이해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춤을 춘다. 물론 사장이 전면에 나서진 않으며 항상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다니며 직접적으로 나서는 사람은 편집국장 등 언론사 임원진이다. 따라서 족벌신문사에서 편집국장이 되는 사람은 다수 기자들의 여망이나 편집국장감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하게 사주에게 얼마나 잘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시간이 제법 지났지만 한 족벌신문사에서 편집국장이 된 사연이 은밀하게 회자된 적이 있다. 내용은 ‘편집국장이 몹시 되고 싶었던 한 인사는 족벌신문사 회장을 찾아가 무릎 꿇고 애걸하면서 “한번만 편집국장 시켜주면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끝내 편집국장이 됐다. 사주 한사람에게만 잘 보이면 편집국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증명했다. 함량미달인 그 개인에게는 영광이었겠지만 다수 기자들에게는 불행이었고 독자들에게는 비극이었다.
족벌언론사 사주들은 ‘족벌’이라는 용어보다 ‘가족경영’이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족벌이 주는 부정적 인식 때문이란다. 족벌이 뭐가 나쁘냐며 미국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같은 일류 신문사도 가족경영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언론학자란 사람들도 방송에 나와서 미국의 권위지 중 ‘족벌신문’이 있지만 별 문제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과연 그런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족벌신문?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신문이 족벌경영 된다는 지적은 옳다. 그러나 한국의 족벌신문사와는 아주 큰 차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바로 편집권 독립 부분이다. 한국의 족벌이 편집권을 일인사주의 손아귀에 넣고 마음껏 휘두르는 것과는 판이하다. 이들은 편집규약을 통해 편집권과 경영권을 분리, 독립시켜놓고 있다. 이들 스스로 경영권과 편집권 사이에는 ‘큰 벽(great wall)’이 있다고 말한다. 족벌경영을 하더라도 편집권을 독립시키고 사적이익보다 공적이익에 보다 충실한 기능을 하도록 언론사 고유기능을 존중한다면 일류언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현실은 너무나 다르다는데 독자들의 불행이 있다.
X파일에서 정치권력과 재벌사이를 오가며 거간꾼 행세를 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99년 보광그룹 탈루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될 때 기자들은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소리쳤다. 보광그룹 탈루소득 348억원, 홍석현 일가 탈루 소득 337억원. 그 내용은 증여세 포탈, 양도소득세 포탈, 배임행위 등. 1000여개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불법을 자행한 자사 사주의 검찰수사기록은 기자들에게 ‘사장님 힘내서 뭘 하라고 소리치느냐’고 되묻고 있다.
그러나 한국 신문사 사주들은 힘이 세다. 구속되고 어떤 불법을 자행하더라도 잠깐이면 된다. 2000년 홍전회장은 대법원 판결을 받은 지 3개월도 채 안돼 사면·복권됐다. 어찌 족벌신문사가 <중앙일보> 하나뿐이겠는가.
한때 한국의 ‘4대신문’에 속했던 ‘특종의 신문’ <한국일보> 역시 족벌경영의 희생물이 됐다. <한국일보>가 경영위기로 치닫던 90년대 말 당시 장재국 전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가스 카지노에서 거액의 달러를 도박으로 탕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명 ‘장존’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장전회장은 ‘자신이 아니다’고 거짓말했다. 장전회장과 <한국일보>사는 오히려 ‘명예훼손’운운하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2년 <대한매일>(현재의 서울신문)과 의 보도로 마침내 ‘장존’이 장회장이라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언론계 모두가 아는 장전회장의 불법과 비행에 대한 고발사건을 검찰은 그렇게도 수사를 하지 못하고 미적거렸다. 역시 신문사 사주는 힘이 세다. 수사가 시작되자 금방 장전회장의 불법 원정도박 사실이 확인됐고 ‘장존’도 본인이었음이 확인됐다. 신문사 사주의 파렴치한 원정도박은 사실로 확인됐지만 그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였다. 법원의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었고, 다시 한번 신문사 사주는 한국에서 성역임을 확인했다.
어떤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은 수사를 잘 하지 않으려 할 뿐 아니라, 죄가 확인되더라도 집행유예나 사면 등으로 모두 나온다는 것이다. 장전회장에게도 징역 2년이 선고됐지만 집행유예 3년으로 간단히 풀려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렇게 토를 달았다.
“장회장에게는 실형선고가 마땅하지만,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 신문사 사주 중에서 이런 파렴치한 행위를 한 사람이 또 있다는 말인지 누구와의 형평성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이유로 관대한 판결을 내려줬다.

한국 언론사주는 힘이 세다

2002년 세무조사 결과 족벌신문사 사주들에게 내려진 형벌은 가볍지 않았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징역 3년에 벌금 56억원, <국민일보> 조희준 회장은 징역3년에 벌금 30억원, <동아일보> 김병관 전 회장도 징역 3년6월에 벌금 45억원 등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이처럼 중형을 선고하는 척 하면서도 특혜와 예외를 인정했다. 모두 구속 집행정지와 보석으로 풀어줬다. ‘죄질이 매우 무거운’ 방사장이 집행유예없이 실형 3년을 선고받고도 구속을 피한 것은 법조계 내부에서조차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 언론사의 족벌사주들은 편집권도 경영권의 일부로 간주하며, 언론자유도 언론영업의 무한자유로 해석하는 듯 하다. 더욱 나쁜 것은 이런 일인지배체제의 황제식 경영이 세습된다는 것이며, 여론을 독점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족벌신문사 사주는 기자들의 편집권 독립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데 반해 한국은 기자들이 족벌신문사 사주의 로비스트로 전락하는데 사회적 비극이 있다.
따라서 신문법에서 임의조항으로 된 편집규약은 한국적 상황에서는 강제조항으로 바뀌어야 하며 족벌언론사의 불법경영에 대해서 사법부의 납득할 수 없는 관대한 수사와 솜방망이처벌, 행정부의 무리한 사면 특혜 등은 시정돼야 한다.
미디어오늘


김창룡 교수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cykim2002@yaho.co.kr

김창룡교수는 영국 런던 시티 대학교(석사)와 카디프 대학교 언론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통신 서울특파원과 국민일보 기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겸 국제인력자원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1991년 걸프전쟁 등 전쟁 취재경험이 있으며 <매스컴과 미디어 비평>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김창룡의 미디어창 - 이상호 기자 소환, 언론자유 위축시켜 2005.08.18
이상호 기자 개인 아닌 전체 언론의 문제로 봐야 한국 사회의 정치권력, 재벌, 언론권력 등의 구조화된 검은 거래를 고발한 이른바 ‘X파일’보도의 주인공 이상..
유학생 다이어리 - 인터넷 이야기 2005.08.18
영국은 고속, 한국은 초고속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좀 더 빠른 건 없나?” 한국 인터넷 제공회사ISP (Internet Service Provi..
김창룡의 미디어 창 - 편집권독립이 필요한 이유 2005.08.11
X파일로 본 족벌신문사의 비극   편집권독립이 필요한 이유   ‘이상호 X파일’ 보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족벌신문사의..
김창룡의 미디어 창 - 중앙 사설은 반성인가, 변명인가 2005.08.04
중앙 기자들에게 묻는다   중앙 사설은 반성인가, 변명인가 정치권력과 언론권력, 재벌이 얽힌 ‘검은 삼각커넥션’의 핵심고리 역할을 한 전..
김창룡의 미디어창 - MBC와 중앙일보, 그리고 X파일 2005.07.28
권력과 재벌, 족벌언론의 불법거래 “과거의 일이라 치부하지 말라. 반드시 풀고 대비책을 만들어야 할 현재와 미래의 한국사회 중대사안이다” 97년 대선직전, 족..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