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기고 글짜크기  | 
김창룡의 미디어창 - 미국 앵커와 한국 앵커
코리안위클리  2005/08/25, 02:24:21   
“자존심이 없으면 앵커로 나서지 마라”  

지난 7일 미국 TV 방송 앵커 피터 제닝스가 폐암으로 사망하자 국내 언론은 그의 30여년 앵커시절을 그리며 기사로 애도를 표했다. 의 톰 브로코, 의 댄 래더와 함께 미국 공중파 방송의 3대 스타 앵커 시대를 구가했던 피터가 67세를 일기로 방송계를 떠나자 ‘미국 공중파 방송의 트로이카 시대를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피터의 앵커 시절 무용담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어느 언론도 한국 방송의 뉴스 앵커에 대해서는 문제시하지도 않았다. 미국의 유명앵커들을 조망하면서 한국 앵커에 대해 그 후 후속기사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언론의 문제의식에 문제가 없는지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먼저 뉴스 앵커(anchor)란 ‘배의 닻’에서 차용해온 단어다. 배에서 닻의 역할이란 배가 정박해있을 때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고 고정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방송에서 뉴스 앵커는 취재기자들의 리포트를 받아서 시청자들에게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바가 없으며 따라서 뉴스앵커의 최고 덕목은 바로 신뢰감이다.
이 신뢰감은 어느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취재경력이 없는 방송인이 눈에 힘을 준다고해서 혹은 입만 잘 놀리며 얼굴에 잔뜩 분칠하고 나와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유혹이 많은 한국의 뉴스 앵커들이 내외의 흔들림없이 방송의 공정성과 보도의 신뢰성을 위해 부단히 자기 노력을 할 때 뉴스에 대한 신뢰감과 앵커에 대한 믿음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뉴스 앵커는 미국의 뉴스 앵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이는 단순히 앵커 개인의 문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의 인사정책, 정치권의 상호존중 등의 질서가 확립될 때 가능하다.


▲미국 방송의 간판 앵커 피터 제닝스가 생전에 뉴스를 진행하던 모습. 폐암으로 투병하던 제닝스는 7일 뉴욕 자택에서 향년 6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피터 앵커의 죽음을 계기로 보는 한국앵커의 개선점을 세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한국 뉴스 앵커는 수명이 너무 짧고 어리다.
미국의 3대 공중파 방송의 뉴스 앵커들이었던 피터와 댄, 톰은 대부분 20년 이상 브라운관을 지키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피터의 경우 65년 앵커로 잠깐 데뷔했지만 너무 어려 주방송은 맡지 못했고 그나마 중도하차해서 현장 취재기자로 돌아갔다. 13년의 국내외 취재경험을 한 후 78년 공동앵커로 복귀했고 83년부터 단독앵커로 <월드뉴스 투나잇>을 진행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공중파 방송 앵커중 50대는 엄기영 앵커밖에 없다. 30, 40대가 대부분이며 더구나 여성앵커의 경우 더욱 어려지고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앵커가 자주 바뀌고 수명이 짧을 때 앵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뉴스를 전달하는 것은 머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기계를 통해 전달하는 뉴스에는 제작진의 혼과 정열, 앵커의 경륜에서 나오는 화룡점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의 뉴스 앵커는 정치판에 너무 많이 가서 권언유착의 상징이 되고 있다.
취재기자들은 흔들려도 앵커만은 중심을 잡고 공정하게 보도하기 위해 최후의 노력을 해야하는 위치에 있다. 그런데 한국의 뉴스 앵커들은 얼굴이 잘 알려져 있는 장점 때문에 정치권의 러브콜을 수시로 받았고 함께 어울려 폭탄주도 마시고 학교 선후배로 뭉쳐져 버렸다. 뭉쳐서 좋은 것은 많지만 뭉쳐서는 안되는 외로운 직업군이 있다. 판사, 검사, 기자, 뉴스 앵커 등.
방송 앵커뿐만 아니라 신문기자 출신들도 국회로 진출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직업군 중에서 변호사 출신을 제외하고는 2순위가 언론사 출신이라니, 언론계가 국회나 정계 진출의 징검다리 정도로 전락한 모습이다. , , 뉴스 앵커 출신, 아나운서, 기자 출신들이 지금도 국회에서 낯익은 얼굴로 ‘폭탄주 전문 정치인들’과 어울려 웃고 있는 모습을 보는 시청자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현재의 뉴스 앵커들 중에서도 누가 언제 여의도에 가서 정치꾼들과 폭탄주를 마실지 알 수 없다.

셋째 뉴스 앵커 선발 기준에 문제가 있다.
한국의 TV 앵커시대는 70년대 미국의 방식을 도입한 이래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앵커 경쟁시대는 80년대 컬러TV 보급과 함께 열린 셈이다. 컬러TV 시대는 보다 화려하게 보다 요란하게, 뉴스도 일종의 쇼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흥미와 외모지상주의, 상업주의를 최우선에 뒀다. 뉴스 앵커는 ‘이래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의 기준은 세워둬야 한다.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매일밤 혹은 주말에 뉴스를 전달하는 자가 방송이 끝나면 정치인들과 술파티에 참석하고 정치적 전환기에는 은근슬쩍 자리를 옮기는 행태는 곤란하다. 개인의 선택 때문에 방송 전체의 신뢰도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왜곡 방송, 왜곡 보도의 댓가로 ‘언론장학생’에 선발되기도 하고 공천도 받게 되는 것이다.
뉴스 앵커의 최소한의 기준이라면 외모와 나이보다 취재경력과 신뢰감, 정치적 중립성과 향후 정계 진출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개인의 직업선택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그 개인의 선택 때문에 한국 방송이 국민에게 지은 죄가 가볍지 않다. 현재도 정치권은 엄기영 앵커나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대중성과 신뢰를 받는 방송인 영입을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방송계는 이런 소중한 인력을 아껴야 한다.
미디어오늘


김창룡 교수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cykim2002@yaho.co.kr

김창룡교수는 영국 런던 시티 대학교(석사)와 카디프 대학교 언론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통신 서울특파원과 국민일보 기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겸 국제인력자원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1991년 걸프전쟁 등 전쟁 취재경험이 있으며 <매스컴과 미디어 비평>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8-31 14:04)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김창룡의 미디어창 - MBC ‘731부대’ 오보…예고된 방송사고 2005.09.01
한국 방송사들, 영상출처 명기 관행 개선해야 영화의 가공된 장면이 마치 생생한 다큐멘터리의 영상자료인 양 둔갑하여 시청자들에게 서비스되는 대형방송 오보사건..
사회주의 여인과의 춤 2005.08.25
87년 사회주의 국가 체코슬로바키아의 겨울을 생각한다. 밤늦게 체코 당국이 지정하는 호텔에 여장을 푼 후 아래층 나이트클럽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김창룡의 미디어창 - 미국 앵커와 한국 앵커 2005.08.25
“자존심이 없으면 앵커로 나서지 마라”   지난 7일 미국 TV 방송 앵커 피터 제닝스가 폐암으로 사망하자 국내 언론은 그의 30여년 앵커..
김창룡의 미디어창 - 이상호 기자 소환, 언론자유 위축시켜 2005.08.18
이상호 기자 개인 아닌 전체 언론의 문제로 봐야 한국 사회의 정치권력, 재벌, 언론권력 등의 구조화된 검은 거래를 고발한 이른바 ‘X파일’보도의 주인공 이상..
유학생 다이어리 - 인터넷 이야기 2005.08.18
영국은 고속, 한국은 초고속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좀 더 빠른 건 없나?” 한국 인터넷 제공회사ISP (Internet Service Provi..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