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기고 글짜크기  | 
김창룡의 미디어창 - 언론은 사법부를 제대로 감시·견제하고 있는가
코리안위클리  2005/10/20, 22:52:04   
참여정부에서도 이어지는 ‘정치인 법적 특혜’  

시대가 바뀌어도 정치인에 대한 법의 특혜는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원칙과 정의를 부르짖으며 ‘참여정부’를 내세운 노무현 정권에서도 반칙과 편법, 정치인 봐주기 행태의 의혹은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서 단편적인 기사로 보도는 하지만 그 심각성과 파행성에 대한 심층적 보도는 찾기 힘들다.
(한겨레)는 최근 김대중정부 시절 권력 실세로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권노갑 전 의원이 지난 15일 추석연휴 직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음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권전의원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되고, 수감 생활로 인한 우울증까지 겹쳐 지난 15일 형 집행정지로 풀어줬다”고 전했다. 권씨의 주거는 삼성제일병원과 집으로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2003년 8월 구속된 권씨는 지난해 10월8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 추징금 150억원·채권 50억원의 확정판결을 받아 2008년 석방이 예정돼 있었지만 형기의 반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풀려난 것이다.
권씨에게 형집행정지 조치를 한 이유에 대해 검찰은 “당뇨가 악화되고, 우울증이 겹쳤다”며 자상하게 당위성을 내세웠다. 아마 여기에는 병원측의 진단서가 첨부됐을 것이기 때문에 검찰은 당당하게 의사의 소견을 존중했을 뿐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문제는 형집행정지, 사면, 병보석 등 이런 법적 특혜가 어떻게 이들 부패 정치인들, 고위 공직자들에게는 빠짐없이 반복하여 적용되는가에 대한 국민적 의문이다. 법적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형집행정지가 내려지는 대상은 휠체어를 타고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며 마치 곧 숨이 넘어갈 것처럼 보이지만 풀려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만면의 미소와 함께 일부는 심지어 곧바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출마하겠다는 식이다.
1993년 슬롯머신업자 정덕일씨한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된 이건개 당시 자민련 의원은 이듬해 바로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병보석 이유는 “심한 우울증과 배뇨장애, 하반신 마비증세까지 보여 석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었다. 의사진단서만 보면 중증환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의원은 석방된 뒤 바로 정치를 시작해서 15대 총선때 자민련 전국구 의원이 됐다. 그런 중환자의 몸으로 다시 국민의 대표직에 올랐으니 인간승리라고 해야 할 것인가.
국민회의 부총재를 지낸 엄삼탁씨의 병보석은 또 어떤가. 슬롯머신 비리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역시 병보석으로 풀려났는데 당시 이유가 절박했다. “오른쪽 눈의 실명을 피하기 위해 망막주름을 펴는 수술 및 망막박리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서의 진위는 알 길이 없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에 공헌한 대가로 집권당 부총재직을 역임한 그도 따지고 보면 병보석이라는 이름으로 옥고를 면할 수 있었다.
한국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가져온 한보비리 사건에 연루됐던 황병태, 정재철 전 의원, 김우석 전 내무장관은 모두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두했고 이를 언론에서는 ‘한보법정은 환자병동’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이런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금융계의 황제로 불리며 온갖 비리에 이름이 오르내리다 결국 구속수감됐던 이원조 전 의원과 슬롯머신 사건의 박철언 자민련 부총재 등도 ‘건강악화’란 이유로 형집행정지, 가석방, 집행유예로 모두 풀려났다. 이런 행태가 과거 정권에서 이뤄진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 하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데 국민은 절망하고 있는 것이다.
권노갑 전 의원은 90년대초 한보특혜대출 비리로 구속수감됐다가 ‘건강악화’라는 이유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전적이 있다. 이 당시도 병원에서 ‘건강’ 운운하며 풀려나기 직전 기자들이 달려가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건강악화의 심각성’에 대한 질문은 없고 ‘당내의 역할‘ ‘향후 정치행보’ 등에 대한 인터뷰가 주를 이뤘다.
‘21세기로 앞서간다’는 노무현 대통령 체제하에서도 권전의원에 대한 ‘건강악화’ 형집행정지 레퍼토리는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도 그는 ‘건강악화’란 이유로 형집행이 정지됐다. 비리에 연루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모두 하나같이 형집행정지, 병보석, 사면 등의 수혜자가 됐다. 설혹 정당한 법집행 절차를 거쳤다하더라도 이미 국민들 사이에 팽배한 ‘법은 강자의 약자 지배도구 수단’이라는 의심을 더욱 강화했다.
80년대 법집행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교도소를 탈출하여 인질극을 벌였던 지강헌은 경찰과 대치하다 마지막으로 비지스의 노래 (할러데이)를 듣고 싶다고 했다. 경찰이 급히 구한 테이프의 노래를 다듣는 순간 그는 하루의 짧은 자유와 자신의 목숨을 맞바꿨다. 그가 자신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으면서 남겼던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그후 급속히 세간에 펴져나갔다.
법치사회에서 법이 존중받지 못하고 법집행기관이 의심을 받는다는 것은 불행이다. 극히 일부의 정치적 사건 때문에 검찰, 법원 조직 전체가 매도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비록 일부에 한정된 일이라 하더라도 법집행과정의 부당성과 형평성 등에 대한 언론의 재조명과 문제제기는 계속 돼야 한다.


김창룡 교수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cykim2002@yaho.co.kr

김창룡교수는 영국 런던 시티 대학교(석사)와 카디프 대학교 언론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통신 서울특파원과 국민일보 기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겸 국제인력자원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1991년 걸프전쟁 등 전쟁 취재경험이 있으며 <매스컴과 미디어 비평>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김창룡의 미디어창 - 검찰의 개혁행보 언론의 역할 크다 2005.11.03
최근 언론을 통해 일부 법관과 검찰총장 등의 자기성찰과 반성의 글들이 소개되고 있다. 과거에 보기 드문 권력기관의 자기비판의 목소리를 언론은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김창룡의 미디어창 - “여대생 절반 성관계 경험…” 부실조사에 무책임한 보도 2005.10.27
“여대생 48.4%, 성관계 경험 있어” 최근 와 신문 등 주요 일간지 인터넷판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데 따른..
김창룡의 미디어창 - 언론은 사법부를 제대로 감시·견제하고 있는가 2005.10.20
참여정부에서도 이어지는 ‘정치인 법적 특혜’   시대가 바뀌어도 정치인에 대한 법의 특혜는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원칙과 정의를 부르짖으..
김창룡의 미디어창 - 주성영 의원의 잘못 사과부터 먼저하는 것이 도리다 2005.10.13
지난달 22일 밤 국정감사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검사들과 술자리를 벌이다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대구 동갑)은 3일후 기자회견을 열어 “폭탄..
김창룡의 미디어창 - 지방신문사 사주들 스스로 결단하라 2005.10.06
지방 일간지 ‘앵벌이 기자’ 논란을 보며   전북지역의 한 지방 신문 기자와 사측의 상반된 공개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형 중앙일간지..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