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8일 런던 Cadogan Hall에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동민과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홍의연의 로열필과의 협연을 보았다.
세계 최고의 피아노 경연인 쇼팽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2등 없는 공동 3등으로 입상하면서 거장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임동민씨는 이번 로열필과의 첫 협연에서 클라식의 절정인 베토벤의 음악을 결정함으로 그의 고전음악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피아니스트 임동민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6개 중 세상에 제일 먼저 빛을 보게 된 1번을 연주하였다. 그의 연주 매력은 피아노에서 나오는 다양한 소리의 변화다. 정제되어지고 절제된 그의 테크닉을 통해 그가 연주하는 모든 프레이징은 단 하나도 그냥 그렇게 지나치는 것이 없다. 하나 하나 또 생각하고 연습한 흔적이 배어 나온다.
2악장에서는 피아노에서 이렇게 많은 색깔을 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오케스트라와 호흡하는 것을 보면 서로 주고 받는 소리와 음악의 대화가 마치 사랑하는 두 연인의 연애와도 같았다. 너무도 달콤하여 깨어나고 싶지 않은 사랑의 꿈을 꾸게 해 준 연주였다.
그는 천재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천재가 아니기에 감당해야 하는 노력과 연습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을 쏟아 부어서 무대에 선다. 그렇기에 그가 하는 연주에는 많은 노력의 땀을 느낄 수 있다. 거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피아니스트 임동민. 그의 올 가을 Wigmore Hall 데뷔를 가슴 설레이며 기다려 본다.
바이올니스트 홍의연의 연주는 20대 초반의 발랄함과 무대에서의 자유로움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 준다. 챠이코프스키가 협주곡을 완성한 후 초연을 준비하면서 난이도로 인해 연주 불가 판정을 받은 고난이도의 이 작품이 한국을 빛낼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쉬워 보이는 듯 했다.
자신감 넘치는 음악적 표현들, 깊은 내면의 세계와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한 작곡자의 인간적 고뇌를 악장마다 음악적으로 더 바랄 것 없게 연주해 주었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그런 느낌의 당찬 연주를 통해 홍의연은 곡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기립박수와 다섯 번의 커튼 콜을 받은 홍의연이 앵콜로 연주한 바하는 과히 이 연주자가 평범한 음악도가 아니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로열필의 단원들이 숨을 죽이고 그녀의 연주를 감상한 후 열광한 것을 보면서 영국 무대에서 두 젊은 연주자의 협연이 대단한 성공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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