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기고 글짜크기  | 
특별기고 - 영국 최초의 한인 목회자 김북경 목사를 보내며
코리안위클리  2003/02/06, 02:19:35   
“무면허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된 어느 한국분이 다급한 나머지 ‘look at me’하며 날 좀 봐주라는 뜻으로 애원을 했답니다. 한인여러분! 여기서 한국분이 엉터리 영어를 했다고 웃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지키라는 서양의 격언이 있습니다. 우리는 남의 나라에서 국의선양 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외교관인 것입니다. 그런데 외교관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우리는 반드시 운전면허를 얻고서 운전해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7∼8년전쯤 젊은 신학도 한 분이 한인사회의 모임에 나가 이와 같이 당시 무면허 운전을 견제하라는 계몽을 했다. 바로 그가 오늘의 한인사회 최초의 목회자 김북경 목사이며 이때 필자가 처음 본 그의 모습이다.
오늘 어느 주간지의 광고에서 김북경 목사의 고별예배(9일) 소식을 보고 그가 목회를 하는 담임교회에 나가보지도 않은 필자가 그 날 만은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마음먹으며 그의 지난날을 더듬어 보며 이 글을 쓴다. 혹 그에게 한 점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지만 그래도 그가 한인사회에 남긴 혁혁한 공과 발자취가 있으므로 아쉬움 많은 지금의 목회자들에게도 귀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잇는다.


▲ 1970년 런던에서 결혼한 영국인 부인 신시아와 김북경 목사.

김북경 목사…. 그의 선친이 독립운동하던 중 그를 중국 북경에서 낳았다고 그의 이름을 김북경이라 지었고 차남은 중국 장춘에서 낳아 김장춘이라 작명하였다 한다.
그는 일찌기 고교시절부터 영어지도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영어실력이 뛰어났다. 그로부터 영어교습을 받았다는 이곳 교민 원로 한 분의 증언을 통해 그의 영어실력을 가히 짐작케 할 수 있다. 그리고 공군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이곳으로 유학, 목사가 되기 위하여 다른 많은 학문을 마다하고 신학을 택한 것은 아마도 그의 모친으로부터 영향을 받게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 이유는 당시 김목사의 대학졸업식에 직접 참여한 그의 모친이 한인회지에 투고한 ‘아들의 졸업식에 참여하고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하나님! 제 자식이 목회자를 선택하는 길로 인도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라는 구절을 보았기 때문이다.
학업을 마치기전부터 목사가 된 이후에도 한인사회에 대한 그의 봉사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이민정착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언어소통의 애로는 물론 교육과정 및 생활의 토대 마련에 있어서도 용기를 갖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공석중인 한인학교 교장직도 맡아 손수 차를 몰며 학생들의 통학도 도와주었고 수업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전도를 위해서 많은 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동분서주했다. 한번은 전도를 위해 한인회의 소풍에 참석했는데 어는 기관장이 “목사가 이런 곳에 왜 왔어?”라고 농담을 청하니 “기도하러 왔네. 목사가 기도밖에 할 것이 무엇 있겠나”라고 응수한 일도 있었다.
이처럼 그는 항상 흐트러짐 없이 목사라는 직업의식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 후에 필자가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으나 수십년간 그가 한인사회에 끼친 혁혁한 공, 목회자로서의 금욕과 기강은 가히 짐작해 볼 수가 있다.
그는 사제를 털어 킹스톤한인교회를 마련, 목회하는 동안 예배뿐 만 아니라 한인사회 소규모 행사를 늘 그곳에서 치를 수 있도록 아량을 베풀어 주었고 결혼식의 주례나 장례식의 집례도 서슴지 않았으며 늘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목회하는 동안 두 남매를 입양, 훌륭하게 키운 사실은 한인사회에서 익히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가 목회자로서 흐트러짐 없이 생활하는 데는 유학시절에 교제하여 결혼한 그의 부인의 내조의 힘도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녀 또한 언어소통의 불편을 눈치로 알차 채고 동분서주하며 한국인 목사 사모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장기간 김목사의 모친이 중환자로 있을 때도 시어머니 시중을 홀로 도맡아 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렀다. 필자는 그가 담당한 교회는 별로 나가보지 않았지만 지난 날의 발자취와 간접적으로 들리는 풍문을 통해 솔선수범하는 그의 행동이 살아있는 설교나 다름없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의 극구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회 신도들이 마련한 그의 회갑잔치에 어느 집사의 초청으로 나는 그와 함께 자리한 적이 있었다. 한복차림의 부부가 반갑게 맞아 주었지만 어느새 그의 모습에도 흰머리와 얼굴의 반점이 생겨 장기간 목회자의 피로를 증명이라도 하듯 많이 늙어 보였다. 그리고  모친 별세소식을 접하고 문상 갔을 때 그는 “어머님은 하나님의 곁으로 가셨다”고 목회자답게 흐트러짐 없이 대하였으나 눈시울이 때때로 붉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모친의 사별에 슬픔을 참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리고 그렇게도 아끼고 다듬어 사랑하던 킹스톤한인교회를 신도들에게 미련 없이 인도하고 학생들의 권유로 먼 시골에 가서 말년에 또다시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뉴몰든의 뒷골목에서 성경을 들고 가는 그의 초라한 뒷모습을 보고 주의 사람에게 문의한 즉 ‘성경공부와 전도차 이곳에 가끔 찾아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정년이 따로 없다던 평소 그의 말대로 소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그는 이곳의 목회를 청산하고 목회자를 배출하는 진리의 전당으로 금의환양한다. 이곳 영국 최초의 한인 목회자 김북경 목사. 무엇보다 말년에 건강과 더욱 많은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빌며 앞날의 영광을 축복한다.

채 우 병/민주평통자문위원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지금 런던에서는… 2003.04.03
(The Daily Mail 주관 Ideal Home Show) 글쓴이 / 써니투어(Sunny Tours) 김선희 해마다 봄이 되면 겨울에 움츠렸던..
라종일 주영 대사 귀국인사 2003.02.27
존경하는 재영 동포 여러분 이렇게 갑작스럽게 신문지면을 통해 귀국인사를 드리게 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일일이..
특별기고 - 영국 최초의 한인 목회자 김북경 목사를 보내며 2003.02.06
“무면허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된 어느 한국분이 다급한 나머지 ‘look at me’하며 날 좀 봐주라는 뜻으로 애원을 했답니다. 한인여러분! 여기서 한국분이 엉터..
한인 교민의 영국 정착과 발자취 - 채우병 2003.01.31
한국인의 미주 이민 역사가 올 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에 정착한 많은 한국인들은 온갖 역경을 딛고 수적 증가뿐만 아니라 많은 유명..
특별기고 - 역동적인 한국 <리처드 하이필드> 2003.01.31
먼저 나는 일종의 편견을 갖고 있었음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 편견은 이제 나의 연구들로 인해 완전히 사라졌다. 한 민족의 역사는 대개 그들의 전쟁사라..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