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YMCA야구단>의 김혜수가 KBS 사극 <장희빈> 주인공에 낙점되면서 ‘역대 최고 개런티’를 약속받았다는 소식이다. 정확한 액수는 철저한 비밀에 붙여지고 있지만, 편당 5백만원대였던 강수연, 7백만원대의 전도연을 뛰어넘는 수준이란 후문이다.
하지만 연예인 중 제일 많은 방송 출연료 수입을 올리는 스타는 개그맨 겸 MC 신동엽이다. 요즘 편당 7백만원선을 받는 그는 몇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방송사마다 그를 잡으려고 혈안이고, 한 방송사는 1년치 개런티 10억원을 선불로 주었다고 해서 화제다. 방송·연예계에선 이런 스타 몸값 폭등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는 지경이다.
그런데 스타들의 몸값은 도대체 왜 이렇게 치솟는 걸까? 신동엽 이휘재 남희석 강호동 유재석 등 오락 프로그램 간판인 개그맨 출신 MC들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대형 기획사의 횡포 때문이다. 거액의 계약금을 들여 스타들을 붙잡은 기획사들은 신속한 ‘본전 회수’를 위해 프로 개편 때마다 방송사에 무리한 개런티를 요구한다. 이런 요구를 거절하면 아예 그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소속 연예인들을 빼겠다는 식으로 엄포를 놓는 ‘조폭식 횡포’까지 벌인다.
둘째는 경쟁심리 때문이다. 요즘은 흥행 보증용 스타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같은 방송국 내 PD들 사이에도 PD 생명을 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스타들의 몸값이 어부지리로 뛰는 것은 당연한 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들의 출연료 또한 ‘1급 비밀’이다. 한 오락 프로그램은 이 비밀이 새 나가는 바람에 적게 받은 스타가 도중하차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스타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것. 한 방송사는 코미디가 인기 없다고 10년째 신인 개그맨들을 뽑지않았다. 기획사들은 신인에 대한 신규 투자의 위험 부담 때문에 기존 스타 우려먹기에만 열을 올려왔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스타가 만들어지지도 공급되지도 못할 수 밖에 없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 방송을 보면 늘 그 얼굴이 그 얼굴이어서 이젠 지겹기까지 하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방송연예계도 깨달아야 할 때가 아닐까?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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