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하면 떠오른 것은 수선스럽지 않다는 것과 수더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진행스타일은 소탈하면서도 그가 구사하는 멘트에는 시청자에게 한번쯤 의미의 되새김질을 할 말이 곧잘 포함돼 있다. 즉 김제동은 몸보다는 상황과 출연자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기막힌 상황 묘사나 인물 표현을 하는 풍부한 언어 구사력과 표현력을 무기로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제동은 출연자에게는 자신을 철저히 낮추는 겸손한 진행 스타일을 견지한다. 그래서 나이 든 어른 시청자나 장애인, 그리고 불우이웃 등 소외계층 출연자도 김제동의 진행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방송을 한다.
이 때문에 김제동은 공익과 오락을 버무린 공익적 오락 프로그램의 진행에 제격인지 모른다. 그는 대표적 공익적 오락프그램 <MBC 느낌표>의 한코너‘눈을 떠요’와 <KBS의 해피선데이>의 한 코너‘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진행자로 나서며 많은 시청자의 가슴과 눈에서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먼저 가정 형편 때문에 세상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들의 눈수술을 통해 빛을 찾아주는 ‘눈을 떠요’에서는 김제동은 어른 출연자에게는 자신의 부모를 대하듯, 그리고 어린 청소년들은 자신의 동생을 대하듯 살갑게 멘트와 행동을 한다. 그래서 일반 출연자들은 방송의 거부감 없이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드러낸다.
또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해외에 입양된 입양아와 부모를 비롯한 입양아 가족의 상봉 프로그램이다. 김제동은 미안함과 감동이 교차하는 가족 상봉의 순간에 출연자와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프로그램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이 두개의 공익적 오락프로그램에서 김제동의 존재가 빛나는 것은 무엇보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동정이나 불쌍함으로 치부하는 멘트나 행동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방송의 잘못중 하나가 가난한 이에 대한 너무 무례한 진행이다. 하지만 김제동에게선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공익과 오락 프로그램의 만남은 실로 어렵다. 두개의 지향점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익과 오락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의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되는 데에는 김제동이라는 소박하지만 걸출한 진행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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