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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역을 따라하는 영국 극장가
코리안위클리  2020/08/29, 02:21:35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공연을 본다는 것, 어떤 경험일까?

2020년 7월 23일 저녁, 영국 관객들에겐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의 공연이 런던 웨스트엔드 극장가에서 벌어졌습니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이자 극장주 앤드류 로이드 웨버라는 단 한 사람의 실험이 아니라 전세계 실내 극장 공연을 염두하고 과연 지금 한국에서 보여지는 방식으로 공연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였습니다. . 
영국, 지난3월 16일부터 밀어닥친 극장 폐쇄 조치 후, 다시 복귀하는 무대는 기대 만큼 긍정적이지 못했고 배우들에겐 상당히 우울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약 4개월이나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 예술계의 상황은 여전히 숨 넘어가기 직전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데, 최근 영국 재무장관의 2조 3천 7백억(15억 7천만 파운드)을 추가로 편성해 지원한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듯 합니다. 고통스러운 여름이 지나면서 전통적으로 온 가족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매년 가을 겨울에 제작되는 판토(Panto) 공연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고 정말 관객들이 안심하고 돌아올 수 있을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의미 있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쇼 비니지스 무대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런던 팔라디움(The London Palladium-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이자 극장주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가장 아끼는 공연장)에서 영국 언론에선 “실험용 쥐”로 표현한 사전에 연락 받은 일부 관객들과 정부 관계자, 과학자, 그리고 이번 실험을 위해 특별히 고용된 옥스포드 대학 약리학과장이 함께 동원되어 코로나 시기에도 실내 공연이 가능한 지 알아보기 위한 파일럿 공연(마치 비행기의 첫 이륙 테스트를 통해 앞으로 잘 순항 할 수 있을지를 검증해 본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쇼비지니스 용어)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번 공연은 로이드 웨버라는 단 한 사람의 실험이 아니라 전세계 실내 극장 공연을 염두하고 과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공연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였는데요, 
관객들은 입장 전부터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2,286석을 채운 것이 아니라 정부의 지침대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용했을 때 나오는 약 500석을 마련했으나 침으로는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듯 극장안은 반가움 보다 다소 축 처진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배우를 향해 환호하는 장면에선 관객과 배우들이 하나가 아닌 둘이 되어 있었고 흔히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질서 없이 어지럽게 흩어진 모습에 실험을 중재했던 로이드 웨버도 채워질 수 없는 극장에서 깊은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극장은 밀폐된 공간이라 바이러스가 공기중 전파될 수 있기에 마치 중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 듯 지붕에 필터를 마련하고 외부의 공기를 안으로 끌어들이고 내부 공기를 끊임없이 밖으로 빼내면서 런던의 여느 거리보다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특별히 제작된 연막 소독기(Fogging Machine)로 극장 내부를 살균하고 관객들은 입장 할 때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체온을 측정, 연막 소독은 한 번 실시할 경우 약 4주간 살균작용이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관객을 안심시킬 수만 있다면 공연 전 매일 밤 살균을 반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접촉을 피하기위해 종이 티켓은 발권 자체를 하지 않았고, QR코드로 관객의 좌석을 기록했으며, 관객이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한 방향으로만 동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바닥에도 이동 사인을 붙였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안내원이 통로마다 배치되었고, 바에서의 식음료 줄을 피하기 위해 관객들은 약 7.5파운드를 지급하면 음료와 간단한 스낵류를 주문 배달해 앉은 자리에서 바로 먹고 마실 수 있도록 배려했구요.

 
이 같은 방식은 영국 언론에서도 여러차례 보도된 바 있는 지난 3월부터 거리 두기도 없이 한국 공연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모방 적용해본 것입니다. 영국 극장가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방역 체계가 우수하고 무엇보다 효과적인 감염자 추적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죠. 다만 한국의 대극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소독에 효과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살균 소독제(초미립자 공간 살포 방식)를 분사한 기계는 영국 다른 극장에서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번 실험 공연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2000석 대극장에 500명만 채워 그런 것인지 아니면 관객들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 불안해서 인지 모르겠으나 놀랍게도 평소 영국 공연장에서 목격되는 화장실 앞 병목 현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 같네요. 로이드 웨버 뿐 아니라 그의 동료이고, 공연 프로듀서이자 극장주 카메론 매킨토시는 이번 파일럿 공연의 결과를 두고 “참사(disaster)”로 표현하면서 아래와 같은 입장을 다시 한번 견지합니다. 이것은 경제적 관점이나 예술적으로도 성취할 수 없는 과제란 것인데요, 

“이런 방식의 공연에 전적으로 반대하며
웨스트엔드 극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가면서
공연을 운영할 수 없다는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
-카메론 메킨토시 

카메론 매킨토시는 자신이 지휘하는 대극장의 모든 공연을 2021년 초까지 중단한다는 발표를 했죠. 
영국의 코로나와 공연 산업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고 이번 파일럿 공연은 영국 정보의 공연장 재개 로드맵의 3단계(관객을 포함한 실외 공연 허가 및 관객수를 제한하고 거리 두기를 실시한 실내 공연 파일럿 테스트 가능)에 따라 진행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공연장에서의 거리 두기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나 극장으로 찾아온 관객 양측 모두에게 ‘사기저하’의 방식으로 인식되는 문제점을 드러내며 공연이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위치를 점검하는 중요한 실험이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단, 필요하다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는 조건)8월 15일을 기준으로 잉글랜드 전역에 있는 실내 극장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공연장 재개 로드맵 4단계(실내외 공연 허가, 하지만 실내 공연일 경우 관객수를 제한하고 거리 두기를 실시)까지 허용한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 프라임은 유럽의 예술가들에게 6백만 달러를, 영국내 민간 재단은 공연 예술 단체에 기부가 이어지고 있으며 런던 시장은 영국 총리에게 런던의 공연 산업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국립극장은 10월 신작 연극으로, 여러 소극장들도 정부 발표에 맞게 오픈 소식을 보태며 커튼을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공연 프로듀서들은 안전하게 공연을 만들면서 동시에 관객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고서도 실내 공연을 볼 수 있는 방법(로드맵 5단계)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든, 얼마나 멀리 있든 찾아내지 않는다면 영국의 극장 공연은 소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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