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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47 Bull Durham
코리안위클리  2015/10/14, 06:30:08   
▲ 백만 달러 값어치의 어깨를 가졌으나 5센트짜리 머리를 가진 에비(팀 로빈슨 분·왼쪽)를 위해 크래쉬(케빈 코스트너 분)는 많은 조언을 해준다.
A good friend of mine used to say, “This is a very simple game. You throw the ball, you catch the ball, you hit the ball.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ose, sometimes it rains.” Think about that for a while.   - 에비(팀 로빈슨 분) -

벌써 10월이다. 독자 여러분들은 10월이면 어느 스포츠가 가장 많이 생각나는가? 여러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여러분이 야구를 좋아한다면 가을의 전설을 꿈꾸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생각날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국내나 미국의 프로야구를 영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으나 90년대에는 영국에서 야구를 TV로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97년에 개국한 채널 5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필자 주: 채널 5는 일주일에 2번, 수요일과 일요일에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화면을 받아 영국에 메이저리그 야구를 생중계했다).

당시 야구 중계는 ESPN의 현지 중계진과 채널 5의 스튜디오 해설로 이루어졌는데 채널 5는 미국인 야구 전문가를 초빙해 야구에 무지한 영국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러나 영국인 캐스터 조차도 야구에 대해 너무 몰라 미국인 해설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상황이 종종 나왔는데, 예를 들면, 돔구장에서 플라이볼이 뜨면 돔구장 천장의 하얀색과 야구공의 하얀색이 겹쳐 보여 수비수들이 곤란을 겪기도 한다는 말에 영국인 캐스터가 그렇다면 야구공을 오랜지 색으로 하자는 제안을 하는 식이었다. 그렇다면 채널 5가 야구 중계를 하기 전에 영국에서 야구를 TV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당시에는 야구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오늘은 필자가 본 많은 스포츠 영화 중에서 최고라고 느낀 Bull Durham을 영국에서 야구를 그리워하는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1988년에 개봉된 영화 불 더럼은 마이너리그에서 실제 야구선수 생활을 한 작가 겸 감독인 론 쉘턴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미국 마이너리그 야구팀인 더럼 불즈는 전도 양양한 신인 투수이나 기복이 심한 에비(Ebby; 팀 로빈슨 분)의 메이저리그 승격을 돕기 위해 마이너에서만 12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 포수 크래쉬(Crash; 케빈 코스트너 분)를 영입한다. 한편 더럼 불즈팀의 팬 중에는 카톨릭의 묵주와 야구공의 실밥이 108개로 같아서 야구를 종교에 비유하는 애니(Annie; 수잔 서랜든 분)라는 괴짜가 있었다. 근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애니는 매 시즌마다 불즈팀에서 한 명의 선수를 정해 자신의 애인이자 학생으로 만드는데 그녀가 크래쉬와 에비 사이에서 마음을 못 정하는 가운데 크래쉬가 애니를 거절해 결국 애니와 에비는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애니는 천방지축 같은 에비에게 시를 읽어주기도 하면서 성공하려면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며 Nuke라는 애칭을 지어준다.

시즌이 시작하고 크래쉬와 에비는 처음에는 베테랑 포수와 신인 투수로서 신경전을 벌이며 갈등을 유발한다. 그러나 크래쉬는 에비에게 자신의 사인대로 공을 던지라며 생각을 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빅리그에서 이겨낼 정신적인 압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크래쉬는 자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메이저리그에서의 21일간의 경험을 나이 어린 선수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등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나간다. 아울러 크래쉬와 애니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을 조금씩 확인한다.

크래쉬의 조련을 통해 초반의 부진을 이겨내고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로 성장한 에비는 결국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승격하게 되고 크래쉬는 그런 에비에게 마지막 조언을 한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노장 포수가 필요 없게 된 팀은 크래쉬를 방출하고, 새로운 팀을 찾아 내쉬빌로 떠난 그는 그곳에서 마이너리그 홈런 기록을 세우는 등 활약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보도조차 하지 않았고 애니는 그런 크래쉬의 기록을 확인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 그러던 어느 날 더럼에 돌아온 크래쉬는 애니에게 자신은 은퇴했으며 앞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것이라 말한다. 애니 또한 크래쉬에게 자신은 이제 더 이상 선수들하고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전한다. 그렇게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채 같이 춤을 추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 영화 불 더럼을 통해 처음 만나 2009년 결별하기 전까지 23년을 함께한 로빈슨과 서랜든. 이 커플은 평소에도 활발하게 자신들의 정치 성향을 드러냈으며 2003년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난했는데 이로 인해 야구 명예의 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불 더럼의 개봉 15주년 기념식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에 케빈 코스트너는 로빈슨과 서랜든의 용기야 말로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의 원천이라며 그들의 행동을 옹호했다.

▲ 영화 불 더럼을 통해 처음 만나 2009년 결별하기 전까지 23년을 함께한 로빈슨과 서랜든. 이 커플은 평소에도 활발하게 자신들의 정치 성향을 드러냈으며 2003년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난했는데 이로 인해 야구 명예의 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불 더럼의 개봉 15주년 기념식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에 케빈 코스트너는 로빈슨과 서랜든의 용기야 말로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의 원천이라며 그들의 행동을 옹호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야구팀 더럼 불즈는 실제 존재하는 탬파베이 산하의 트리플 A 팀으로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더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영화제목 불 더럼은 더럼의 오래된 애칭으로 이는 담배 제품이었던 ‘불 더럼 토바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영화가 처음 기획될 당시 대부분의 영화사는 야구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제작을 거부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오리온 영화사에서 제작을 하게 되었고, 당시 영화에 참여한 많은 배우들은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이 보통 받는 개런티보다 낮은 액수로 기꺼이 영화에 참여했다고 한다. 아울러 여러 편의 야구 영화에 출연했으며 한때는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기도 했던 케빈 코스트너는 영화 제작 당시 실제로 2개의 홈런을 때려내 녹슬지 않은 야구 실력을 뽐냈다고 전해진다. 또한 영화 불 더럼은 미국의 유명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드’에 의해 가장 훌륭한 스포츠영화로 뽑히기도 했다.

영화 불 더럼은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크래쉬는 어느 정도의 재능은 있으나 결국은 성공하지 못한 인물로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그러한 크래쉬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진 에비를 보며 한편으로는 질투를 느끼지만 그의 성공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제공한다. 크래쉬는 에비에게 이렇게 말한다. 빠른 공만 던져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변화구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인생도 과연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세상이 기억해주지 않는 무수히 많은 보통 사람들의 열정, 땀 그리고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 투수들이 연습 투구하는 곳을 불펜(bull pen)이라 부르는데 예전에는 구원투수들이 몸을 푸는 외야에 불 더럼 담배 회사의 광고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이러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담배 홍보를 위해 광고판을 타구로 맞추면 상금을 주었다고 한다. 사진은 더럼 불즈의 구장 모습이며 타구가 외야에 있는 소 모양을 맞추면 스테이크를 밑의 잔디를 맞추면 샐러드를 공짜로 준다고 한다.

▲ 투수들이 연습 투구하는 곳을 불펜(bull pen)이라 부르는데 예전에는 구원투수들이 몸을 푸는 외야에 불 더럼 담배 회사의 광고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이러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담배 홍보를 위해 광고판을 타구로 맞추면 상금을 주었다고 한다. 사진은 더럼 불즈의 구장 모습이며 타구가 외야에 있는 소 모양을 맞추면 스테이크를 밑의 잔디를 맞추면 샐러드를 공짜로 준다고 한다.


글쓴이 이 정 우
gimmeacall@msn.com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외래교수
런던대학교 (Birkbeck) 경영학 박사
셰필드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런던대학교 (SOAS) 정치학 학사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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