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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70 어디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
코리안위클리  2017/02/01, 07:47:44   
▲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속감을 어디에 비중을 두고 사는가는 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너무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만 집착해서는 안될 것 같다.

영어로는 sense of belonging이란 말을 한글로 올려 본 제목이다. 심도있게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우린 인간의 아이덴티티를 형성시키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중의 하나가 ‘소속감’이라는 것은 쉽게 공감할 것이다.
baby는 태어나서 어머니에게 속해 있다. 물론 어머니가 자신에게 소속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이 모든 세상이 자신에게 소속되어 있어서 ‘자신이 주인’이라는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시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스로의 전지전능함을 포기하면서 자신이 혼자서 살아가는 독불장군이 아니고 그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존재임을 인지하면서 이 소속감이라는 것이 가지는 비중이 점점 커지게 된다.
“넌 누구에게 속해있니?”라는 질문을 하면 인간에게 얼마나 이 주제가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아빠’ , ‘엄마’, ‘가족’, ‘아들’, ‘딸’. 이 모든 대답들이 그 누구의 아빠, 엄마, 가족. 그리고 자식이라는 것을 미리 가정한 단어라고 본다면 우리 모두에게 이 주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만들어 주고 결정지워 주는 것이 우리가 어디에 속해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곁들여서 ‘이것은 내것이고 저건 네것’ 이런 소유자를 구분짓는 것 또한 이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형성시켜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아동들이 태어나서 자신의 부모와(아니면 부모 대리자) 자기집(아니면 자신이 속해있다고 믿고 있는 집)에서 양육되는 것이 얼마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결정짓는데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인생에서 이러한 소속감이 심각한 도전을 받는 시기는 청소년기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속해 있다고 믿는 우리집과 우리 엄마 아빠에서 이제는 우리 학교, 우리 친구들로서 소속감을 가지는 그룹으로 이동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 그룹에서의 소속감을 유지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할 수도(우등생 그룹)있고 일탈행동을 할 수(불량 써클)도 있다. 이 과정에서 실족해서 집에만 있다든지 게임만 한다든지 하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우리 주위에 많은가.
이런 소속감에 대한 주제는 위탁혹은 입양된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특히나 심각한 주제가 된다. 자신의 생모나 생부에게서 버려졌다는 거절감이 이들의 소속감에 심각한 장애를 주며 그것에 대한 방어defence의 일환으로 원래대로라면 크면서 버려져야할 ‘전지전능감omnipotence’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되게 된다. 학교선생님이나 보호자의 눈으로 보면 아주 자신밖에 모르는 욕심장이나 현실의 한계를 받아들일 줄 모르는 고집장이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어렸을 때 이 집, 저 집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얼마나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돌아다녀야 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자신의 소속감을 유지 하기 위해서 얼마나 나름 필사적이 되었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성장과정에서 이렇게 어려운 일이 없었던 사람이라 할 지라도 인생을 살면서 이런 소속감에 엄청난 변화와 도전을 줄 사건들은 수 없이 있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읽고 있을 교민들 또한 어쩌면 자신이 속했던 ‘한국’이란 사회에서 벗어나서 ‘영국’이라는 새로운 가정(?)에서 위탁 내지는 입양(?)되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시민권이나 영주권 없이 일시적인 비자로 있는 분들은 어쩌면 마치 임시로 위탁 가정에 머물고 있는 아동 청소년처럼 언제라도 자신이 여기를 떠나야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을 수도 있고 영국에 정착한 사람들은 이제 새롭게 소속할 곳을 찾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자신이 지금까지 속했던 사회나 문화를 떠나야 하는 상실에 우울해 할 수도 있다. 이런 경험들이 모이고 모이면 인생에서 원래 겪게되는 소속의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될 수도 있지 아닐까 생각한다.
입양이나 위탁 가정에서 자란 아동들이 청소년기에 들어서게 되면 자신의 소속감이 흔들리는 정도가 그렇지 않은 아동들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초반기나 아니면 중반기(노년기도 마찬가지리라)에 큰 이동을 경험한 사람들은 청소년기나 갱년기, 노년기를 경험하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좀 더 심한 홍역을 치루지 않나 생각이 된다. 물론 과학적인 리서치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중년 여성들이 남성들보다는 갱년기 우울증이 많다는 사실은 어쩌면 여성분들이 인생에서 소속감의 큰 변화(시집?)를 이미 경험했다는 것이 이런 충격을 좀 더 민감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변화들을 잘 이겨내고 버텨왔던 경험들은 인생의 후반기에 좀 더 소속감을 잘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을 주기도 하는 등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점에서라도 교포 사회가 뭔가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역할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속감을 어디에 비중을 두고 사는가는 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너무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만 집착해서는 안될 것 같다.
영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모든 한국 교포 부모들은 자녀들의 문화적 소속감에 대해서 한번씩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한국말을 가르쳐야 될지 말아야 될지도 대표적으로 여기에 속한 질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정답을 미리 이야기하면 자녀들의 소속감은 부모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으로서 자신들이 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자신’들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정립될 수 있도록 성인이 되기까지는 자신들이 자라는 가정에서의 소속감이 충실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난 누구의 딸, 누구의 아들 , 누구의 동생, 우리 가족 막내 등등 이렇게 자신의 대한 소속감이 확실해 질 때 그 ‘자신’ 아니면 ‘자아’라는 것이 단단하게 만들어지고 그 위에 여러가지 사회 소속감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이 어느정도 충실히 잘 닦여진다면 나머지 소속감에 대한 숙제는 스스로 잘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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