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소행인 듯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미국 영사관을 습격한 무장괴한 5명은 알-카에다 계열의 다국적 테러리스트들로, 자신들이 ‘알-팔루자 여단’이라는 조직의 일원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우디 왕세제의 외무담당 보좌관인 아델 알-주베이르는 6일 “무장괴한들이 영사관 습격 직후 ‘우리는 알-팔루자 여단이다. 미국 대사관 안에 있다’는 내용의 전화를 보안당국에 걸어왔다”고 말했다.
괴한들은 이어 “우리는 15∼17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 보안군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이 주도하는 알-카에다 방계 조직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알-카에다의 사우디 조직을 자처하는 한 단체는 6일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 영사관 습격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아리바아 반도의 알-카에다 조직’ 명의로 된 이 성명은 “아부 아나스 알-샤미 순교자여단이 아라비아반도의 십자군 보루 중 한 곳을 습격해 신성한 ‘팔루자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제다의 미 영사관을 파고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성명의 진위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은 6일 오전 미국영사관 정문에 수류탄을 던진 뒤 난입, 영사관 직원을 각각 4명과 8명으로 나눠 1시간30분 가량 인질로 잡았다고 영사관 현지 직원들이 밝혔다.
결국 사우디 보안군의 진입으로 무장괴한 3명이 숨지고 2명은 각각 부상하거나 체포됐으며 공격 및 교전 과정에서 경비원을 포함한 영사관 현지 직원 5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애덤 어럴리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매우 신중하게 준비되고 잘 수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단체의 소행인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불타는 사우디 미 영사관 무장괴한들이 난입한 사우디 아라비아 홍해변 항구도시 지다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6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