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민주정부 수립을 주도하게 될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이라크 총선이 60% 안팎으로 추정되는 투표율 속에 지난달 30일 실시됐다. 투표는 오전 7시 바그다드에서 9건의 자폭 테러가 발생하는 등 곳곳의 유혈 테러 속에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테러는 수그러들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오후 5시 투표 종료 시각을 넘기고도 많은 투표소에서 투표 대기 줄이 늘어서, 이라크 선관위측은 계속 투표를 허용키로 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선관위는 1420만명 등록 유권자의 투표율이 72%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으나, 선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는 단순히 추정치일 뿐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CNN>은 이라크 관리들을 인용, 약 800만명의 유권자가 투표를 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인구 중 60%를 차지하면서도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억압을 받았던 이슬람 시아파 밀집지역인 나자프 등의 남부 주요 도시와 인구 15%를 차지하는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는 오전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설 정도로 투표 열기가 높았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반면에 반미 성향이 강한 수니파 거점 도시들인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라마디와, 북쪽의 사마라 등지에선 오전에는 투표자가 드물었고, 일부 투표소는 문이 닫혀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도 오후 들어 수백명 단위로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향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선거는 미군 15만명과 이라크 보안군이 전국 5300여개 투표소를 겹겹이 둘러싼 가운데 진행돼 대형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정부 차량 외에 일체의 차량 통행이 금지됐고, 공항과 국경이 모두 폐쇄됐다. 그러나 바그다드의 연쇄 자폭 테러 외에도, 북부 모술에서 남부 바스라에 이르는 지역의 곳곳에서는 유권자들과 이라크 경찰을 겨냥한 수십 발의 박격포 공격과 총격이 이뤄져 이날 하루에만 최소 36명이 숨졌다. 선거 전날인 29일에는 테러조직이 미 대사관에 로켓포 공격을 퍼부어 미국인 2명이 숨지는 등 모두 20여명이 테러 공격으로 숨졌다. 전국 단위의 비례대표제 형식으로 새 헌법을 제정하게 될 275명의 의원들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결과는 투표함 수송과 개표작업에 시간이 걸려 열흘 뒤쯤 공식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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