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대국 중국 노동력 부족 [영국대표 한인신문]

광둥·푸젠성 200만명 모자라…기업들 구인난 허덕

“세계 최대의 13억 인구를 지닌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노동력 부족이라는 뜻밖의 상황에 직면했다.” 3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무궁무진한 저임 노동력으로 세계의 상품가격을 낮춰온 중국이 노동력 부족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수출산업 중심지인 광둥성과 푸젠성의 경우 대략 200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곳에서부터 자동차로 10시간 거리인 후난성 닝샹의 직업훈련학교에는 요즘 기업들의 구인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후난 톱 소프트웨어라는 직업훈련학교의 교사 우둥샹은 “3년전만 하더라도 훈련생들을 취직시키기 위해 10시간씩 해안가 공장지대로 차를 타고가서 고용주들에게 애걸해야 했었는데 이제 사정이 완전히 역전됐다”고 말했다.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이 같은 노동력 부족이 발생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과거 가난한 내륙의 농촌지역에서 해안가의 산업지대로 몰려 온 젊은 이농인구들은 이제 임금 협상력을 가지기 시작했다.
3월은 중국 공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고용시점이다. 수출산업지대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런 현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세계 최저임금을 바탕으로 최저가 상품을 대량생산하던 중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UBS증권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앤더슨은 “중국의 풍부한 저임노동력이 가지는 경쟁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제 저임노동 때문에 중국이 세계의 모든 투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중국보다 임금이 더 싼 베트남·캄보디아·인디아 등이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중국의 노동력 부족은 기본적으로 지난 20여년 동안의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의 산물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은 벌써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속도로 고령화사회에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