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와 급속한 고령화. 유럽은 한국에서도 이제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는 이 문제로 오래 전부터 씨름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공통의 고민과는 달리, 프랑스는 저출산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오는 2050년이면 프랑스는 유럽연합(EU) 25개국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기 많이 태어나 신나는 프랑스=프랑스 정부가 12일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인구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 현재 6020만명에서 오는 2050년이면 75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2004년 인구센서스에 기반해 당초 프랑스 국립통계청은 프랑스 인구가 2040년쯤 64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인구 증가 속도가 이를 훨씬 웃돌면서 프랑스 인구학자들이 전망치를 대폭 상향조정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EU 15개 회원국의 인구 증가치는 21만6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프랑스 인구가 21만1000명 늘어나 EU 인구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프랑스통계청은 여성 1인당 자녀수가 1.9명에 달하고 이민 인구도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질 드 로비앙 프랑스 교통개발장관은 “세금 감면, 가족 및 주택수당 지원 등 정부가 다각적인 측면에서 아기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적극 조성해 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구 증가는 프랑스의 활력을 유지하고 미래의 성장 잠재율을 높이는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구가 곧 자산=현 추세대로 프랑스 인구가 계속 늘어난다면 2050년에 유럽 국가들의 인구 판도도 바뀌게 된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유엔 전망치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인구 1위 국가인 독일이 현재의 8200만명에서 2050년에는 7080만명으로 확 줄어든다. 독일을 누르고 프랑스가 유럽의 인구 1위 국가가 되는 것.
인구 3위 국가인 영국은 5940만명에서 5890만명으로 비슷한 추세를 유지한다. 저출산이 심각한 이탈리아도 현재는 인구 5720만명으로 유럽 4위를 유지하지만, 2050년에는 4300만명으로 25%나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유럽 전체에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노령 인구는 계속 늘어나면서 신생아는 줄어들 경우, 사회 전체의 연금 지출은 늘어나고 연금 수입은 줄어드는 ‘연금 및 재정 대란’이 예상되기 때문. 반면 저출산을 극복한 프랑스는 정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다. 인구가 계속 늘면서 주택·교육 등 사회 인프라 확충이 심각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현재 프랑스는 불법 이민을 적극 규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