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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비엔날레의 위촉을 받아 대형 금속조각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Opertus Lunula Umbra)’를 제작한 최우람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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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로봇 조각으로 유명한 한국 조각가 최우람(38)씨가 영국 리버풀 비엔날레에 공식 초대받았다.
20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열리는 리버풀 비엔날레에서 최씨는 비엔날레의 위촉을 받아 제작한 대형 금속 조각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Opertus Lunula Umbra)’를 선보이고 있다.
리버풀 비엔날레는 올해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는 현대미술가 32명에게 작품을 위촉했으며,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아내 오노 요코도 초청받아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최씨의 작품은 영국 최고의 미디어아트 미술관으로 알려진 팩트에서 전시 중이다.
차가운 금속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는 최 씨는 이번에도 공상과학영화에 나올 것 같은 대형 기계 생물체를 만들었다. 라틴어 작품 제목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는 ‘숨겨진 달 그림자’라는 뜻이다.
작년에 작품을 위촉받은 후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리버풀을 두 번이나 방문했다는 최 씨는 “달빛이 환한 밤에 항구도시 리버풀의 부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수면 위로 한 생명체가 떠오르는 것 같다”며 “옛날 리버풀 바다 속에 가라앉은 배와 기계들이 이 작품으로 재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구상한 후 설계와 제작에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는 이 작품은 전체 길이가 5.70m나 되고, 중량은 750㎏이나 된다. 작품을 그냥 천장에 달면 미술관 건물이 무너질 정도여서 기술자들이 달라붙어 천장에 구멍을 뚫고 지지대를 달아 어렵게 매달았다.
리버풀 비엔날레를 구경하기 위해 온 프랑스 파리 ‘갤러리 딕스9’의 엘렌 라샤무아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정교한 작품”이라며 “작가의 꿈과 환상이 작품 속에 들어 있는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중앙대 조소과를 졸업한 최 씨는 미국 비트폼 화랑 소속으로 활동 중이며, 이번 신작은 비트폼 화랑을 통해 이미 폴란드의 유명 소장가에게 3억2천만원에 팔렸다. 이 소장가는 바르샤바에서 곧 개관할 미술관에 이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올해 5회째를 맞는 리버풀 비엔날레는 ‘메이드 업(Made Up)’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으며, 리버풀이 올해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됨에 따라 예년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