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 2010년 총선 승부 장담 못해
내년 경제상황 변수 세계 각국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금융위기 속에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사진)만은 주가가 오르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지지율 하락으로 집권 노동당 내에서 사임설에 시달렸던 브라운 총리는 최근 런던 증시의 FTSE 지수의 하락세와는 달리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금융 위기가 터진 후 그는 두 가지 중요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경제 위기 시대의 지도자’로서 위상을 굳혔다.
브라운 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의 오랜 정적인 피터 만델슨 전 유럽연합(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을 파격적으로 사업부 장관으로 기용하고, 범부처적으로 경제 위기를 다루는 각료급 경제위원회를 신설하는 ‘경제 살리기’ 개각을 단행했다. 위기 상황에서 개인의 적개심을 버리고 국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총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어 영국의 금융주가 폭락한 블랙 먼데이 후 지난 8일 ▲ 500억파운드 공적 자금을 투입한 주요 은행의 부분 국유화 조치 ▲ 은행간 자금 거래 활성화를 위한 2천500억파운드 규모 대출신용보증기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인 금융시장 안정책을 내놓았다.
영국의 금융시장 안정책은 미국과 유럽의 호응을 받으면서 브라운 총리를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리더로 부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아직은 브라운 총리가 이 금융 위기를 극복하고 2010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승리를 이끌지 장담할 수 없다. 내년 영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가 총리의 지지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운 총리의 인기 상승에 대해 한 전직 각료는 “고든은 지금 아주 잘 하고 있지만 재무장관으로 행동하고 있는 셈이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그는 한 두 달 내에 다시 총리 역할로 돌아와야 할 것”이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