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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74 생김새로 알 수 있는 것?
코리안위클리  2017/03/29, 05:02:56   
▲정신과는 마음의 생김새를 유추하는 관찰력이 중요하다. 환자의 얘기를 듣고서 이 환자의 마음의 생김새가 어떠하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 생김새는 생각이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다든지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어 안들려야 될 소리를 듣는다든지 그래서 환자가 망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등을 알아내어야만 한다.

생김새(appearance)를 보면서 우리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손을 보면 저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 줄 알 수 있고 피부를 보면 저사람이 주로 야외활동을 하는지 실내 활동을 하는지 나이가 몇살인지 등등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사람들과 환경을 관찰함으로서 정보를 취합하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가 없이는 주변상황에 대한 자각이 불가능하고 자신의 생존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기가 불가능해 질 것이다. 이러한 생김새는 그 단어 때문에 시각자극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생김새가 눈으로만 파악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손으로 만져지는 촉감으로 파악하기도 하고 귀로 들어서 겉에서는 안보이는 내부의 구조물에 대해 알아보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물건을 흔들어서 생기는 청각 자료로 내부 생김새를 유추해 본다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등 지적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직업적 혹은 습관적으로 이런 관찰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어쩌면 경찰관이나 형사가 아닐까 한다. 이 직종 종사자들은 사람들의 행색과 표정 등등을 시시각각으로 살피면서 범인을 찾기도 하고 여러 정보를 모으는데 사용한다. 떄
때로는 직업적으로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경험을 통해서 특별한 생김새에 많이 노출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서 구두 미화원 같은 경우는 고객이 맡긴 구두를 보고 그 고객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알 수 있다. 걸음은 어떻게 걷는지 오른쪽에 힘을 많이 주는지 발 앞쪽에 힘을 많이 주는지 등등. 어쩌면 이 사람이 다리가 불편한지 많이 뛰어다니는지 등등도 감별해 낼 수 있다. 또 치과 의사 같은 경우에도 환자들의 치아를 보면서 그들의 인생에 대해서 적지않게 알아낼 수 있다. 젊은 나이임에도 치아가 많이 닳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야구선수나 유도선수 같이 힘을 많이 쓰는 운동 선수들이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이갈이가 심해서 치아가 심하게 마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관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은 딱딱한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등의 식습관을 알 수도 있고 그 사람이 금니를 했는지 아니면 산뿌라(편집자주:치아에 직접 제작하여 넣는 보철물)를 씌웠는지를 보고 돈이 많은 사람인지 적은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어떨까? 의사의 큰 임무중의 하나는 진단이다. 의학체계관점에서 보면 진단이 내려져야 경과와 예후를 예측할 수 있고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 현대의학은 눈부시게 발달한 첨단 장비의 힘을 많이 빌리고 있다. 특히 영상장비를 대표하는 MRI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화학검사나 핵의학 등을 이용한 검사 등등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현상들을 짐작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과는 다르다. 아직도 이러한 전자 장비나 화학반응을 이용한 검사와는 거리가 멀고 많은 정신과 질병들은 피검사나 뇌영상 자료에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저사람 성격이 어떤지를 알려주는 피검사(blood test)는 없지 않는가?
그래서 정신과는 마음의 생김새를 유추하는 관찰력이 중요하다. 구두 미화원은 구두 굽을 보고 그 사람 걸음걸이를 예측하고 치과 의사는 치아의 마모 상태를 보고 그 사람의 저작 습관을 알아내듯이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얘기를 듣고서 이 환자의 마음의 생김새가 어떠하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 생김새는 생각이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다든지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어 안들려야 될 소리를 듣는다든지 그래서 환자가 망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등을 알아내어야만 한다.
이러한 병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환자의 평소 생각의 습관이나 패턴들을 읽어내는 것도 때론 유용하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고 아무것도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고한 자신을 다른 사람이 이기적이고 야비해서 자기를 학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되풀이 한다면 이 사람은 마음의 지형에 모가 많이 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환자가 정말로 학대를 당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생겼다는 것은 그 다음에 비슷한 경험이 있을 때도 비슷한 경향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많다.
참고로 정신의학적으로는 이런 병명을 편집적 인격장애라고 부르는데 물론 이런 환자에게 당신이 환자라고 하면 멱살 잡힐 위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반대로 자신이 너무나 잘나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조증 환자같은 경우에도 이렇게 보이지만 자기애적 성격장애인 경우에는 표가 안나게 이런 생각을 은근히 가지면서 잘되는 것은 모두 자기탓 안되는 것은 모두 남탓으로 돌리는 마음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심리 구조가 일종의 마음의 생김새로서 일단 자리가 잡히면 잘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까 치과의 예를 들었었는데 오른쪽으로 과하게 음식물을 씹어서 오른쪽 어금니가 심하게 닳아져 있는 환자를 보자. 이 분이 치과에서 왼쪽으로 씹으라는 조언을 듣고 집에 와서 식사를 할 때라도 며칠 후에는 오른쪽으로 씹고 있을 확율이 무척 높다. 즉 치아의 구조가 이미 변형되어 있고 혀의 움직임이라든지 저작(mastication)을 할 때 움직이는 근육들이 이미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다.
마음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어떤 불쾌한 자극이 들어 왔을 때 그 자극을 어떻게 소화하고 다루고 적응하는지는 여러가지 기전을 통해서 이미 반자동으로 입력이 되어 있다. 이러한 학습된 심리 작용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병적일 때 그 대상자를 환자라고 한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어디서 선을 그어야 하는지 너무나 애매할 때도 많다. 특히 성격장애인 경우에는 더 그러하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더 어려운 것은 치아나 구두축 생김새는 당사자들에게 보여줄 수가 있는데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마음 생김새가 병적으로 생긴 사람일수록 자신의 마음 모양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바로 정신과에서 아주 어려운 점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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