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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97 인터넷 중독?
코리안위클리  2018/03/21, 08:34:21   
▲ 사회적으로 취약하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아동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왕따를 당할까봐 두렵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하게 되고 자신을 칭찬해 주는 어른들에게 유혹을 당해서 성학대를 당하거나 범죄에 이용당하기도 한다.

얼마전 신문을 보니 드디어 영국에서도 페이스북이나 구글같은 SNS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에게 이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때문에 생기는 폐해를 치료하고 예방시킬 수 있는 돈을 내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얼마나 빨리 제도화되어 실행될지 모르겠지만 최근 설탕세금(sugar tax)까지도 매긴다는 보도가 있을 만큼 이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일반 대중들에게서 인터넷 과용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학령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경우 늘 자녀가 핸드폰 만지는 시간과 또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일상화되다시피 한 일이 되었다.
한국은 인터넷을 일찍 시작하고 발전시킨 나라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미 게임회사들이 상당한 비중의 이익을 다시 사회로 돌려서 ‘게임 중독증’에 걸린 청소년의 재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영국에서는 아직 이런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하지만 영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점점 인터넷 때문에 현실 생활을 하는 시간을 뺏기는 아동 청소년들이 늘어 나고 학교에서도 핸드폰 사용에 대해서 규제가 심해지는 등 점점 이러한 온라인 상의 문제가 나이 어린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폐해는 단순히 직접 온라인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거나 그 결과로 학교에 가지 않는 일차적인 레벨을 넘어서 최근의 SNS상에서 넘쳐나는 자기 과시, 왕따, 사이버 테러 등 일상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가지 정서적 피해상황을 넘어서는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례들이 넘쳐나고 있다.
쉬운 예로서 중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에 시험기간이 다가 오면 ‘죽고 싶다’, ‘오늘 손목을 그었고 밤에 옥상에 가서 뛰어 내리겠다’라는 등등의 메시지를 학교 친구들의 SNS로 보내면 그 메시지를 본 학생들은 걱정과 두려움에 쌓이게 되고 자신이 당장 무엇을 해주지 않으면 그 친구가 오늘밤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휩싸여서 다음날의 시험 준비를 하기는커녕 밤새 그 친구를 달랜다거나 그 반 전체의 채팅방에 올려서 또 다른 학생들에게 걱정을 안기는 사태가 생긴다.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는 자녀가 시험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안심하고 있을 수 있으나 사실 방 안에서 자녀들은 밖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쇼핑몰에 가 있을 때 보다도 어쩌면 더욱 더 격렬한 대화와 온라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영국은 다른 나라보다 식이 장애가 많았다. 이 식이 장애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는 불안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어려서부터 자신감이 떨어지고 성격이 내성적이면서 친구가 많이 없는 여학생에게 자주 발생하는 무서운 병이다. 최근 들어서 이런 식이 장애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를 학생들이 온라인 상에서 자신들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들을 깍아내리고 자신을 좋게 보이려 하는 동시에 부러움을 일으키려고 하는 사회현상과 연결시키는 학자들도 있다. 즉 옛날에는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귀가를 하면 다른 친구들과 사회관계를 더 이상 맺지 않고 부모들이나 다른 형제들 또는 대가족들과 관계를 가졌었는데 이제는 부모들도 둘 다 바쁘고 핵가족이 되었는데다가 자녀들도 집에 오면 자기 방에서 스마트 폰으로 활발한 온라인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에 조절되지 않는 폭력과 왕따 등이 발생하기가 너무나 용이하게 되어있다.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렇게 사회적으로 취약하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아동 청소년들은 온라인을 멀리할 것 같지만 자신들이 왕따를 당할까봐 두렵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자신을 칭찬해 주는 어른들에게 유혹을 당해서 성학대를 당하거나 범죄에 이용당하기도 한다.
어떤 부모님들은 스마트 폰의 사용에 아주 자신감을 보여서 무조건 못하게 하면 된다고 하시는데 이게 사실 생각하는 것처럼 쉽지 않다. 이미 자존감이 떨어져 있거나 친구들에게서 따돌림 당한다고 느끼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신만 스마트 폰을 못쓴다고 생각하면 열등감 때문에 너무 힘들어 지고 다른 방법을 써서 온라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냥 폰이나 컴퓨터를 못쓰게만 한다고 해서 해결된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서 식이 장애가 있는 자녀에게 무조건 음식을 앞에 두고 먹어라고 종용하거나 아니면 비만증이 있는 자녀에게 무조건 식사를 아주 적게 주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인터넷 중독도 일종의 관계의 연속 선상에서 본다. 자신이 인터넷 연결만 하면 다른 사람들과 채팅할 수 있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또한 같이 게임을 할 친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나게 유혹적인 일이다. 특히 부모들이나 다른 가족들과의 관계 맺기가 힘든 아동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마치 사막에서 물을 만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항상 사람들의 관심에 목말라 하는 아동들이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고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주 자연 스러운 일이다. 그럴 때 인터넷을 그냥 끊어 버리는 것은 마치 갑작스런 단수 조치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을 갑자기 못하게 하는 부모들에게 아주 폭력적이 되거나 가출을 하는 청소년을 보고 ‘게임 중독’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다. 차라리 그들은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고 보는게 좀 더 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부모들은 “이렇게 따뜻한 집에서 배불리 먹고 등록금 걱정없이 학교 다니게 해주는데 뭐가 불만이냐?”라고 볼멘 목소리로 불평하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이 간과하는 것은 요즘의 청소년들은 춥고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와이파이가 없는 것은 참기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회전체가 인터넷에 엄청나게 많이 의존하는 시대가 왔다. 젊은 세대들은 이제 이전 세대들 보다 훨씬 더 일찍 훨씬 더 많은 양의 정보에 노출되어 있고 그것들을 거르고 받아들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부모들은 자신들이 길러진 방식으로 자녀들을 양육하기 보다는 어쩌면 미지의 새로운 세계를 이해한다는 기분으로 자녀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놓쳐 버렸던 부모 자녀 관계가 다시 형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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