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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
코리안위클리  2019/07/24, 23:32:05   

2009년 10월 9일 오후 6시 50분에 MBC에서 방영한 한글날 특집 ‘실험 다큐’에서 말의 힘을 검증하는 실험을 공개적으로 한 적이 있다. 사람의 말이란 이상한 힘과 능력이 있어서 그 말 한대로 된다는 것을 여러가지 방면에서 실험하고 검증하려고 한 것이다. 밥솥에서 따끈하게 갓 지은 밥을 한 병에는 ‘고맙습니다’가 쓰인 종이를 붙이고 고운 말로 매일 말을 걸었고, 다른 한 병에는 ‘짜증나’를 적어놓고 욕설을 퍼부었더니 4주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고맙습니다’ 병에서 하얀 곰팡이가 구수한 냄새를 피우는 반면, ‘짜증나’ 병에선 거무스름한 곰팡이가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를 인문학의 시대라고 한다.
각 회사에서 이공 계열의 기술자들을 뽑고 회사에 입사한 후에는 인문학 학자들을 초청해서 교육시키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 광장에서 이런 것들을 실험하기 위해 같은 종류의 사과를 이곳 저곳 자판대를 세워 놓고 팔게 했다고 한다. 사과를 팔되 한 곳에서는 유명한 산지에서 생산한 꿀 사과라는 것을 선전하며 팔았고 한 자판에서는 ‘이 사과는 사랑의 사과인데 연인들이 이 사과를 사가면 사랑이 익어가게 되는 사과’라고 하며 팔았더니 사랑의 사과는 얼마 안 있어서 다 팔렸지만 다른 사과는 잘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현대에 와서 어떤 제품을 생산하든지 생산한 후에 그 제품을 팔 때는 그 제품에 대한 품질을 소개하며 파는 것보다는 스토리를 담아 파는 것이 훨씬 잘 팔린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익에 약삭 빠른 상인들이 이제는 이야기의 힘을 빌려 상품을 팔려고 이야기를 발굴하려고 애쓰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어찌보면 이야기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인문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삶과 이야기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 가정은 삶의 이야기로 가득한가?

우리 가정은 살아있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어야 한다. 함께 공감하고 함께 살아가며 삶을 이어가는 장소가 가정이기 때문이다. 각 가정에는 자식들에게 들려줄 살아있는 삶의 이야기가 가득 채워져야 한다. 삶의 이야기의 보고(寶庫)가 되어야 한다. 이야기가 풍성하고 가득한 가정은 사랑이 가득하고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만들어 가지만 이야기가 메말라 버린 가정은 점점 비폐해져 가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가정은 바쁘다는 핑계로 말을 잃어가고 대화가 끊어져 삭막한 가정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점점 삶의 스토리를 잃어가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려 주라

성경의 출애굽기를 보면 하나님과 인류 사이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것을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직접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당신의 이름을 가르쳐 주셨고 인간이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도리인 율법을 주시면서 당신이 행하신 일들을 신앙의 대를 물려 이어갈 후손들에게 이야기로 들려 주라고 하셨다.
지금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절기 때가 되면 유월절의 이야기를 밥상 머리에서 들려 주고 있다. 하나님의 명령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이야기를 들려 주기 위해 먼저 유월절 음식을 준비하였다. 불에 구은 양고기를 준비하고 하로셋이라는 쓴나물과 소금물을 준비하고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구어서 찍어 먹으면서 그 날에 있었던 이야기를 실감나게 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그 저녁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질문을 준비하게 하고 이야기의 단계가 흘러 가면서 각 단계마다 한 잔씩 축복의 잔을 마셔가며 총 4잔의 엘리야의 축복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유대인은 유대인이 되어 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도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이 제사장이 되고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은 평범한 말 같지만 엄청난 축복의 비밀과 흐름이 우리의 이야기를 타고 흘러갈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그런지 유대인들은 말을 잘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미국에서 말하는 직업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가정에서부터 그렇게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교육에 성공한 민족으로도 유명한데 이들이 가지는 교육의 모토는 바로 이스라엘이여 들으라!하는 신명기의 말씀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것이 유대인이 유대인이 되게 한 비결이었으며 이 시대에 우리에게 진정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비결이기도 한 것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 후손들에게 네 눈으로 보고 경험한 것을 전하라고 명하셨는데 특히 너희가 본 것이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나를 당신의 소유로 삼으셨는지에 대한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신앙의 조상들은 당신들이 경험한 살아있는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들려 주어서 그 신앙의 맥이 이어져 가게 한 것과 같이 우리도 신앙의 다음 세대를 위해 주안에서 경험되어진 살아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준비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안병기 목사 (런던 영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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