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말 참 많이 합니다.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사진을 봤는데 느낌이 아니었다고 하고 프로필을 읽어보니 끌리지 않았다고도 하고요.
‘스타일’이라는 말 안에는 참 많은 게 들어 있죠. 외모, 분위기, 직업, 조건… 어쩌면 기대 같은 것도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말하는 ‘내 스타일’이라는 게, 정말 경험에서 나온 걸까 하고요.
결정사에 오는 분들 중에는 본인이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막연히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그림만 있는 거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래 가는 인연을 만난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작이 조금 달라요.
“처음엔 제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이 말이 따라옵니다.
대화가 편했다거나 같이 있으니 긴장이 풀렸다거나 시간이 금방 갔다거나 그렇게 한 번 두 번 더 만나면서 마음이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머리로 정해둔 기준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먼저 알아본 느낌에 가까워요.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혹시 우리는 ‘좋은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정해 둔 사람’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사진 한 장으로, 조건 몇 줄로 사람을 다 안 것처럼 판단하지만 사실 사람은 만나봐야 드러나는 부분이 훨씬 많잖아요. 말투, 눈빛, 배려하는 방식, 같이 있을 때의 공기 같은 것들요.
연애를 여러 번 해본 사람들이 자기와 맞는 사람을 알아보는 이유도 그 경험 때문일 겁니다. 만나보고, 느껴보고, 아니면 아닌 걸 알고, 그러다 “아, 이런 사람이 나랑 잘 맞는구나” 하고 알게 되는 거죠.
중요한 부분이 어느 정도 괜찮다면 나머지는 만나서 느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잖아요. 그 ‘남은 부분’ 안에, 마음이 움직일 이유가 들어 있을지도요.
어쩌면 ‘내 스타일’이라는 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만나면서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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