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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98 죽음 본능(Thanatos)
코리안위클리  2018/04/25, 07:24:20   
▲ 자기 파괴의 경향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어쩌면 인간의 삶이란 이런 죽음 본능을 삶의 본능이 감싸고 달래 주면서(?) 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검은 ‘힘’은 눈에 잘 뛰지 않고 뒤에서 숨어서 여러가지 형태로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신분석을 창시한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능을 ‘성욕’(Libido)이라고 정의했고 이는 인간이 태어나서 삶을 유지하고 종족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타당한 주장으로 받아들여 졌다. 물론 이 ‘성욕’은 많은 사람들이 sexual한 측면으로 보았고 사람을 아주 성적인 존재로서만 받아들인다는 비판도 많이 있었지만 사실 이 성욕이라는 것이 배고픔을 채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부가적인 욕심이라기 보다도 삶을 영위하는 아주 기본적인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물론 현대에 들어서는 모든 정신 분석가들이 인간의 기본 욕망이 성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상당수는 오히려 ‘관계’라고 생각하는 그룹도 있다. 이 관계라는 것도 여러가지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우리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기본 욕망중의 하나는 자신 말고 그 누군가와 어떤 연결을 하고 살아간다는 얘기가 되겠다.
이 ‘연결’이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통(communication)을 해야 되는데 이렇게 다른 인간존재와 소통하면서 연결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내지는 본능이라는 주장이다. 어떤 면에서 이 두 가지 면은 모두가 삶을 영위한다는 점에서는 무엇인가 연결되는 점이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죽음 본능’이라는 것이 튀어나온 것일까?
이것의 진위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런 기괴한 본능을 생각하는 것만 해도 아주 불편해 한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들이 스스로의 내면에 있을지도 모르는 파괴성을 생각해 본다는 것은 마치 어떤 이물질(foreign body)이 우리 내부에 존재해서 받아들이기조차 힘들어 하는 거부반응을 생기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처음 죽음 본능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분석가들에 대해서 아주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약탈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고 어떤 때는 자기 자신의 몸과 생명을 희생하면서까지 다른 삶을 괴롭히는 현상도 드물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메저키스트’다 ‘세디스트’다 하면서 마치 엄청난 정신병이 있는 사람만 이런 경향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어떤 이는 이런 자기 파괴의 경향이 우리 모두에게 있고 어쩌면 인간의 삶이란 이런 죽음 본능을 삶의 본능이 감싸고 달래 주면서(?) 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리적으로는 이런 죽음 본능은 기본적으로 아주 악질적이고 자신이나 남이 잘되는 것을 못보는 심정하고도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잘 발견되지 않고 교묘하게 숨어 있을 수 있다. 즉 위장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서 테러리즘을 보더라도 대부분 테러 리스트는 삶을 위해서 파괴를 한다고 믿고 있다. 즉 자신의 종족이나 나라 혹은 종교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고 주장하지 자신이 파괴를 위해서 파괴한다고 믿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서 만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남이 괴로워 하는 것을 보거나 자신을 학대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거룩한 구원자나 자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투사로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자주 보는 컴플레인도 이런 본능과 연결시켜 볼 수 있다. 우리가 컴플레인을 할 때는 부당한 사항을 시정하거나 다음 사람이 똑같은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다. 즉 ‘삶’을 위해서 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가끔씩 보는 어떤 컴플레인은 이 사람이 도대체 무엇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따지는 것인지 아니면 다 없애버리기 위해서 컴플레인을 하는 것인지가 확실치 않은 경우가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물귀신’이라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차라리 다 없애버린다는 의미에서 파괴적이고 이것은 삶보다는 좀 더 반대되는 ‘죽음 본능’의 경향과 연결된다고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왜냐하면 이 죽음 본능을 처음 시작한 것도 왜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방해하는 행동을 할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물에 빠지기 보다는 안빠지고 안전하게 생활하려 하고 나보다 안전하게 물을 잘 건너는 사람을 보면 자신도 그 사람에게 배우거나 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안전을 도모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물을 건너가는 그 사람을 뒤에서 밀쳐서 죽여 버리고 자신도 어떻게 물을 건너는지 몰라서 삶이 위협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향이 많은 사람일수록 심리 치료로 도움을 받기가 힘들다고 볼 수 있다. 환자들은 도움을 받고 자신의 인생에 봄이 오면 좋아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자신에게 따뜻한 기운이 돌아올 때 그 기운이 아주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사람도 있고 또한 봄을 느끼게 되면 지금까지 자신이 있었던 겨울이 기억되면서 지금까지의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회한이 들고 다른 사람이 원망스럽고 자신의 인생이 미워질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신을 추운 겨울에 다시 밀어 넣어 버리고 또 그런 상황에 대해서 불평하고 원망하고 다른 사람에게 복수를 하는 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살려고 하는 경향이 또한 존재한다.
이런 검은 ‘힘’은 눈에 잘 뛰지 않고 뒤에서 숨어서 여러가지 형태로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우리 인간은 이런 죽음 본능보다는 삶의 본능이 더 강해서 지금까지 역사가 유지 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우리의 운명은 얼마나 사랑의 힘으로 이런 파괴성을 감싸면서 살 수 있을까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이런 죽음 본능은 박탈이 심하거나 괴롭힘을 많이 당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에게서 특히 탄력을 받는다. 더욱더 자신의 파괴성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쉽고 자신의 파괴성을 다른 사람이나 환경탓으로 돌려서 그 뒤에 숨기가 쉽다.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많은 소아나 청소년들이 공격적 행동을 보이고 많은 사람들은 그 애들이 제대로 된 사랑을 못 받고 커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고 지극히 타당하지만 문제는 그 아동들에게 ‘삶’의 숨결이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면 그것들을 다 망가뜨려 버리는 경우에는 도대체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많은 치료사들을 보면 이러한 죽음 본능이 활성화되어서 악질적으로 자신의 삶을 망치고 있는 아동 청소년들은 참으로 도움을 주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러한 패턴은 잘 변하지 않는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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