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한인여성회 주최 인문학 연례행사, 온·오프라인으로 100여 명 참여
재영한인여성회(코윈 UK, 회장 이미선)가 매년 연례행사로 마련해 온 인문학 강의가 올해는 특별한 문학적 만남으로 이어졌다.
2024년 톨스토이 문학상 해외문학상 수상작 『작은 땅의 야수들』의 저자 김주혜 작가를 초청한 북토크가 지난 6월 7일, 재영한인종합회관과 온라인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런던 현지의 재영한인 50여 명과 세계 각국 코윈 및 코위너 회원 50여 명이 줌으로 참여해 총 100여 명이 함께했다.
최은정 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이미선 회장의 환영 인사에 이어, 런던 코리안 허밍버드 합창단(단장 허남승)의 합창으로 문을 열었다.
본 행사인 북토크는 김정현 부회장의 진행 아래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문학과 역사, 디아스포라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로 이어졌다.
김 작가는 『작은 땅의 야수들』이라는 제목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작품 속 일본 장교가 ‘이렇게 작은 땅덩어리에서 어떻게 이 많은 큰 짐승들이 번성할 수 있는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는 그 말에서, 꺾이지 않는 기개로 피와 생명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야수들’입니다.”
또한 그는 문학이 역사의 진실을 바로잡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했다.
“굳이 일본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그 진실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땅의 야수들』은 현재 14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전 세계 독자들과의 감정적 교감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에서 작가 본인도 놀라움을 전했다.
“각국의 독자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 독자들은 역사적 맥락과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받아들이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김 작가의 신작 발표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발표된 『City of Night Birds』가 오는 6월 13일 한국어로 출간된다는 소식을 전하며, 직접 책을 소개하고 일부를 낭독하는 시간도 가져 청중들의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
Q&A 시간에는 유튜버로 활동 중인 박정준 씨가 “작가로서 글을 쓸 때 음악에서 영감을 받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작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특히 감정이나 감동을 표현할 때 음악에서 큰 영감을 받습니다. 『작은 땅의 야수들』을 집필할 때는 브루크너의 교향곡에서 많은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이날 북토크는 행사 후 이어진 다과회에서도 참석자들과 작가 간의 깊은 교류로 이어졌다.
한국이 낳은 이민자 2세로서,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껴안고 세계문단에 우뚝 선 김 작가는 그 존재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인물이었다.
재영한인여성회(코윈UK)의 회원이기도한 김 작가의 앞으로의 건승과 건필을 기원한다.
사진 및 기사 제공 : 재영한인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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